■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전동석

어릴때부터 ‘울림통’ 남달라 성악 입문
혜성처럼 등장? 10년 넘게 땀방울 흘려
선배 류정한은 닮고 싶고 넘고 싶은 벽

배우 전동석(24)은 시쳇말로 ‘류빠’다. 한마디 한마디 선배 류정한에 대한 애정이 흘러넘친다.

뮤지컬을 업으로 선택한 것도, 작품을 고른 이유도, 앞으로 닮고 싶은 인물도 무조건 류정한이란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에e1a049c3fe0a4066be179e7a34d85e17_1.jpg 서 알버트 역으로 출연한 것도 류정한의 아들을 연기할 수 있어서다.

“정한이 형은 존경하는 선배이자 내가 그리는 미래예요. 늘 정상을 지키면서도 겸손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죠. 이번이 아니면 또 언제 형과 같이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 해서 선뜻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에드몬드와 메르세데스의 아들 알버트다. 남편을 잃고 아들을 홀로 키우는 메르세데스가 믿고 의지하는 유일한 인물이지만 경솔한 행동을 일삼으며 어머니의 속을 썩인다.

“누구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 철부지예요. 아버지의 원수들과 결탁해 아무것도 모른 채 친부에게 총구를 겨누죠. 누가 봐도 한없이 어리고 줏대 없는 모습으로 콘셉트를 잡았어요. ‘천국의 눈물’의 준과는 정반대되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죠.”

전동석은 2009년 ‘로미오 앤 줄리엣’으로 데뷔한 뒤 같은 해 ‘노트르담 드 파리’에 캐스팅되며 뮤지컬계 최고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지난해 ‘몬테크리스토’에 이어 올해는 김준수와 함께 ‘모차르트’ 무대에 서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신인들이 오르기 힘들다는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을 줄줄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억세게 운 좋은 사나이다.

 

“시대를 잘 만난 것 같아요. 지금 워낙 제 나이 또래 배우들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시작하는 단계에서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만난 건 엄청난 행운이죠. 큰 공연을 하면서 만난 대 선배님들께 배우면서 한층 성장하게 되는 것 같아요.”

태어날 때부터 울림통이 남달랐던 전동석은 또래가 대중가요를 흥얼거리던 사춘기 시절부터 클래식 음악에 심취했다. 그의 우렁찬 목소리는 음악선생님들의 귀를 매료시켰고 끊임없이 성악을 배워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받았다. 교회 성가대로 활동할 무렵 지휘자 선생님의 도움으로 성악에 입문했다.

 

뮤지컬 배우로서의 꿈을 키운 건 군 시절이다. 해병대로 군 생활을 했던 그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던 중 노래와 연기, 춤을 함께 할 수 있는 뮤지컬을 생각해냈다.  노래를 불러보라는 고참의 말에 가요가 아닌 뮤지컬 넘버를 불렀다.

“전역할 땐 어떤 힘든 일도 다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원래 긴 군 생활 끝엔 다들 자신감이 충만하잖아요. (웃음)지금도 너무 힘들 때면 이병 시절을 회상해요. 그럼 희한하게 뮤지컬도, 사회생활도 별로 힘들지 않거든요.”

사람들은 그에게 ‘혜성’‘샛별’ 등 명찰을 붙이며 한순간 만들어진 반짝 스타로 포장하지만 그는 지금 이 순간들이 지난 10년 인고의 세월이 만들어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탄탄대로를 걸은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성악을 시작한 이후 10년 동안 전 수없이 많은 벽에 부딪혀 왔습니다. 앞으로도 무수한 벽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하지만 겁내지 않으려고요. 노력과 꿈이 있다면 언젠가는 (류)정한이 형처럼 모두가 동경하는 배우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포커스신문사 | 글 이윤경 기자·사진 장세영 기자 2011-04-26 00:05:28] 

별명은 ‘충북예고 강동원’
부담되지만 그래도 좋아
  

충북 청주 출신인 전동석의 별명은 ‘충북예고 강동원’이다. 훤칠한 키, 작은 얼굴에 또렷한 이목구비가 강동원을 빼다박았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강동원 주연의 영화 ‘늑대의 유혹’이 나왔다”며 “누가 지었는지 출처는 모르지만 기분 좋으면서도 부담스러운 별명이다”고 말했다.

“지금 그런 얘길 들으면 손발이 오글거려요. 저도 나이가 많이 들었는데 말이죠. 고등학교 시절 별명이 지금까지 따라다는다는 게 참 신기하죠? 하긴 졸업앨범이 떠도는 것보다는 백배 낫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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