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역대 해병대 사령관들은 해병대의 해체를 모르고 있었을까?
비록 오래 전의 일이나 그 사실이 올바른 내용이었건 잘 못된 내용이었건 우리는 그 지난 일, 특히 잘못된 내용 등은 그 사실을 교훈삼아 다시는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전사나 과거사를 연구하고 있음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물론 여기에는 우리가 당시 피눈물을 흘린 해병대의 해체에 관한 사실도 제외 될 수 없다.
근래에 와서 내가 Internet를 통해서 당시의 해병대 사령관의 부관(현재 Canada에 거주)으로부터 전해들은, 새삼스레 알게 된 해병대의 해체에 관한 새로운 사실에 대해서, 당시(진해소재 해병대학 총장 1970년)에는 예상도 못했던 막연한 의문으로 그 후 곧 잊고 있었으나 그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다시 확인 되었기에 해병대의 해체 당시의 당사자(도서경비부대장, 해병 대령)로서 다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박정희 대통령은 "해병대가 너무 커졌어"라고 말했다.
그는 60년 대말 어느 석상에서 "해병대가 너무 커졌어"라고 말한 일이 있었다. 해병대가 너무 강해졌다는 뜻일 것이다. 해병대가 강해지면 당연히 국가의 통치자로서, 국군의 통수권자로서 기뻐하여야 할 일이겠지만 그에게는 해병대가 부담이 된다는 뜻이 아닌가? 자기의 오늘이 있게 해 준 해병대를 누가 키웠단 말인가? 그것은 박정희 대통령 자신이 아닌가? 어떻게 다른 속뜻이 없고서야 대통령이 그런 소리를 할 수 있었을까?
너무 커져서 인제는 자기의 말을 고분고분하게 잘 듣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 아닌가? 자신의 정치야망을 실현시키기에는 해병대가 너무 커져서 이제는 걸림돌이라는 뜻으로밖에 생각안되는 표현이다. 그러면 그는 왜 혁명동지였던 해병대를 경원시하게 되었을까?
국가경영을 올바르게 제대로 했으면 자기와의 혁명동지인 해병대가 커지는 것이 기뻐하여야 할 일이지만 그는 반대로 오히려 우려했다. 당연한 것을 우려하는 것은 그 속에 딴 꿍꿍이 속이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는 교묘히 국가예산의 절감이라는, 그것도 얼마되지 않는 허구한 구실로 해병대의 전투력 강화라는, 수적 증가라는 미명하에 해병대 사령부와 그 직활부대를 해체시키므로써 머리(수뇌부)와 다리(지원부대)를 완전히 잘라버린 것이다. 이 얼마나 교활하고 악랄한 수법인가?
해병 정신과 해병대 전통의 중단
거기에 더하여 한국전쟁 참전장교들, 중령, 대령급(해간 3, 4, 5, 6, 7, 8, 및 9기) 장교들을 대부분 전역시킴으로서 인체의 허리역활(전쟁을 통한 올바른 해병 정신과 해병대의 전통의 계승 유지)을 하고 있던 부위를 짤라버림으로서 해병대의 올바른 전통의 유지, 한국 전쟁 참전자들을 통한 올바르고, 역동하고 있는 해병 정신과 해병대 전통을 유지할 수 없도록 불구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 결과로 그는 "귀신잡는 해병대", "무적 해병대"라는 우리가 한국 전쟁을 통하여 터득하고 이룩한 해병대의 전통을 변형시켜버렸음을 나는 근래 해병대의 현지부대의 방문을 통하여 보고 또 느낄 수 있었다. 이에 대하여 오늘의 해병대는 그렇지 않다고 부정할지 알 수 없으나 확실한 것은 오늘의 해병대는 당시의 해병대와는 달라진 모습이었음을 그들 스스로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의 변화를 나는 여러모로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얼마 전 몇 번에 걸친 위관장교들과 부사관들의 해병대에서 처음 실시하는 전적지답사에 강사로 초빙되어 현장(중동부전선이었던 강원도 양구의 도솔산 및 서부전선이었던 장단 사천강지역)에서 당시의 전투상황을 강의하면서 또 현지부대를 방문을 통하여 관찰한 결과 등으로 이들의 변화된 모습을 발견하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오늘의 해병대는 우리의 시대(1950년-'70년)의 해병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 내용에 대해서 여기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으나 그들은 확실히 중간허리가 잘려진, 한국전 참전자들이 전무한 상태나 다름 없는 시간과 환경 속에서 새로운 해병 정신과 해병대 전통을 확립하여 오늘의 해병대를 이룩하고 있음을 나는 그들의 변화된 환경과 근무자세 등을 통하여 알 수 있었다.
머리가 없고 다리가 없는 생물은 죽은 생명체가 아닌가? 그는 자신의 정치적인 그릇된 야망을 위하여 해병대를 이렇게 죽인 것이다. 그는 해병대 사령부를 해체시키므로써 해병 정신과 해병대 전통과 함께 해병대의 자랑스러운 정통적인 역사를 말살시킨 거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머리와 다리를 잘라내는 방법이야 말로 얼마나 잔인한 방법인가? 이것은 그야말로 고도의 정치적 술수가 아니면 술책이 아니고는 할 수 없는 결과이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인 야망으로 인하여 눈이 멀어져서 군인으로서의 올바른 판단력을 완전히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그를 추종하던 세력들은 그것을 교묘히 이용한 것이다. 그러니 그에게는 해병대가 두려운 존재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때 주변에서 종종 돌고 있던 소문이 있었다. 그것은 "이봉출 장군이 해병대 사령관이 되면 國是를 '反共'으로 내세우고 한 바탕 하게 되면 정권도 충분이 갈아 치울 수 있을 것이다" 라는 내용이었다. 그때 이런 풍문을 박정희 정권의 핵심세력들이 그들의 정보 조직을 통해 입수 안했을 리가 없었고 또한 거기에 대한 대응책을 안 세웠을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신임해병대 사령관의 취임일은 7월 1일인데 정부에서는 이병문 사령관을 중임시킬 하등의 이유가 없는데도 그를 중임시킨 것은 그의 정치세력이나 재벌을 끼고 한 중임운동의 결과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정부에서는 5월 하순에 그의 중임을 발표하였으나 이것은 위장술에 지나지 않았다. 그것은 그의 중임이 박 정권이 해병대를 해체시키기 위한 예비단계였음이 해병대의 해체일을 기준할 때 확실해 졌기 때문이다.
그 해 7월 초 박 정권은 10월 10일부로 해병대를 국방예산의 절감을 이유로 해체시킨다고 발표하고 해병대 사령관(이병문 대장)의 퇴임과 동시에 해병대를 해체시켰다. 이때 해병대 사령관의 중임기간은 법적으로 1년(1974년 6월 30일)으로 되어 있었으나 박 정권은 그를 3개 월 10일 만에 퇴임시켰다. 이것은 애초부터 중임시킬 계획이 없었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실례이다. 이를 좀 더 심사숙고 해 보면 해병대는 그때 정부의 연막전술에 속아 넘어간 거나 다름이 없다. 그렇지 않았으면 역대 해병대 사령관들은 이를 알고도 비겁하게 입을 다믈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누구를 위한 해병대 사령관이었단 말인가? 해병대를 위한 해병대 사령관이었던가? 그렇지 않으면 자신을 위한 해병대 사령관이었던가?
파월 청룡부대의 초대부대장인 이봉출 장군의 필연적인 해병대 사령관 취임을 저지할 명분도 없고 하여 의도적으로 이병문 사령관을 임시 유임시킨 것으로 나는 생각되었다. 그리고 해병대를 전격 해체시키기로 결정하고 이를 7월 초에 공표하고 3개 월후인 1973년 10월 10일에 해병대 사령관의 톼임과 함께 해병대를 해체시켰으나 실은 해병대 해체와 동시에 해병대 사령관을 퇴임시키는 방법으로 그들은 그들의 궁색한 면을 위장하였다. 그러나 이때 해병대 사령관에게는 8개 월이라는 잔여 중임기간이 남아 있었다.
결국 그들은 해병대 사령관을 그들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이용한 것밖에 안된다. 그렇지 않았으면 당연히 박 정권은 해병대 사령관의 중임 발표와 동시에 해병대 해체도 공표했어야 했다. 그렇지 않었던 이유는 해병대의 동요를 의식해서 였는지 알 수 없으나 그 수법은 정정당당하지 못한 아주 교활한 정치적 수법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때 이병문 사령관의 임기는 6월 30일까지 였다.
박 대통령과 정 사령관의 단독면담
이보다 앞서 1970년 여름, 그날은 몹시 더운 날이었는데 정 사령관은 하정복을 입고 있었다. 박 대통령이 '진해의 대통령 별장'으로 정광호 사령관을 호출했기 때문이었다. 이때 나는 해병대학 총장직을 맡고 있었는데 사령관 부관의 전화를 받고 대통령 별장에 갔었다. 진해기지 참모장도 이미 와있었다. 이때 별장에서의 박 대통령과 해병대 사령관과의 독대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그 직후 정 사령관의 표정이 몹시 굳어져 있었다.
그때 정 사령관은 내용의 일부를 말했었는데 박 대통령이 "나밖에 이 일을 할 수 없으니.."하면서 정 사령관에게 이야기한 내용의 일부만을 말했었는데 우리는 그것이 무슨 뜻인지를 전혀 몰랐었다. 단지 무슨 중요한 내용이 있었구나하고 짐작만 했을 뿐이었고 곧 잊어버렸다.
그러나 후일에 생각해 보니 그 내용이 "해병대 해체"에 관한 내용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그때의 정 사령관의 표정이 너무나 심각했기 때문에 나는 그 후에도 얼마 동안 대화 내용보다 그의 심각했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먼 후일(2007년)에 blog.empas.com에 실린 나의 "해병대 해체"에 관한 내용을 읽은 그 당시의 사령관 부관(Canada 거주)으로부터 비공개로 나(당시 해병대학 총장)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보내왔다. 그때, 박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정 사령관은 "해병대 해체"에 대해서 반대의사를 대통령에게 표했다고 했다. 지금에 와서 새삼스러히 생각나는 것은 박 대통령이 말했다는 그 내용, 즉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그 말이다. 그래서 당시 정 사령관의 표정이 그렇게 심각했었던 것을 이해할 만하다. 그로 인하여, "해병대의 해체"라는 박 대통령의 의사에 반대 의사를 표함으로 인하여 정 사령관은 중임을 못하고 6월 말에 퇴임하고 유정회 국회의원이 됐다.
만일 그렇다면 후임사령관인 이병문 사령관 뿐만 아니라 역대 해병대 사령관들은 "해병대 해체"에 대한 박 대통령의 계획을 정 사령관으로부터 듣고 사전에 알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알고 있었을 것임에는 틀림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직 해병대 사령관 뿐만 아니라 역대 해병대 사령관들은 과연 이에 대처하여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에 와서 무슨 소용이냐? 하고 반문할 수도 있으나 그것은 그렇지 않다. 과거의 잘못 된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므로서 다시는 그와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난 일을 그대로 덮어두게 되면 다시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게 된다는 사실은 불을 보듯 빤하지 않는가?
과거는 잊되 잘못 된 부분은 잊지 말고 개선하기에 노력하여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전사를 연구하고 또한 역사공부도 하는 것이 아닌가? 지난 일이라 해서 쉬쉬 해 버리는 자는 반드시 그 과거로 인하여 후회할 날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만일 그렇지 않다는 자가 있으면 그런 자야말로 멍청한 자임에는 틀림 없을 것이다.
"해병대 전통"의 와해
"해병대의 해체"는 병력감축(지휘부 및 직활부대))을 통하여 얻은 국가예산의 절감이 아니라 그로 인하여 파생되는 부대의 약화 뿐만 아니라 더욱 중요한 것은 해병대의 전통을 중단시키는 큰 과오를 범했다는 사실이다. 해병대의 전통은 어떤 서적이나 이론을 통해서도 배울 수 없는 것이다. 해병대의 전통은 이론이 아니고 그것은 한국 전쟁을 통하여 우리가 터득하고 이룩한 피의 결정이기 때문에 오늘의 누구도 이를 복원시킬 수 없다.
"해병대의 정신과 그 전통"은 그 전통을 계승, 유지하고 있는 인물을 통해서만 정확히 전수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수 많은 시련과 역경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이지 어떠한 이론으로도 그리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모방하는데 끝일 뿐이다. 그것은 영혼이 없는 육신, 즉 살아있는 시체나 다름이 없으며 그것은 또한 해병대를 모방한 마네킹(Mannequin)에 불과하다.
결국 그는, 박 정권은 해병대의 힘의 중심 역활을 하는 허리의 중간을 짤라버린 거나 다름이 없다. 허리가 짤린 동물은 죽은 시체다. 설사 다시 그 허리를 접합시킨다 해서 과연 제대로 움직일 수 있을까? 어느 바보가 그렇게 생각할까? 이들은 결국 해병대를 다시 온전하게 회복될 수 없는 불구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 얼마나 원통한 일인가? 어떡하다 해병대가 이렇게 되었단 말인가?
이것은 정권에 의해서 마음대로, 위정자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국군 조직법도 자기 입맛대로 개정될 수 있다는 단적인 예를 우리에게 보여 준 실례이다. 어떻게 몇몇의 욕심을 채우기 위하여 이런 엄청난 무리수를 둘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엄청난 일은 미 해병대가 그랬듯이 우리에게도 다시 이런 일이 앞으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특히 해병대의 수뇌부에서는 명심하고 항상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어야한다.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하는 것은 해병대 수뇌부의 몫이다.
우리는 어떻게 하든 그런 망국적인 국가예산의 절약이라는 미명하에 해병대 사령부의 해체를 통한 병력감축은 막았어야 했고 앞으로도 막아야 한다. 이것은 해병대의 몫이며 또한 국민이 하여야 할 일이다. 그것은 해병대의 약화는 국가의 방위력의 약화를 의미하며 해병대는 국가를 위하여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전쟁 중 우리가 국가 방호에 우리 자신을 희생하며 전투하고 있을 때 "무적 해병대, 귀신잡는 해병대"하며 환호하며 성원하던 그 국민들은 이때 우리, 해병대를 방관하고 있었다. 심지어 전투에서 승전할 때마다 대서특필하던 언론조차도 묵묵 아무 소리 없었다. 우리는 과연 누구를 위한 군대이며 또한 누구를 위하여 싸웠단 말인가? 나는 그런 국민도 원망스럽기도 했다.
과연 해병대는 국민을 위한 해병대가 아니었단 말인가? 사실 해병대도 無敵海兵이라고 호언장담만 하고 있지 말았어야 했다. 더욱 겸손히 국민을 위한 해병대임을 보여 줬어야 했다. 이런 정책 수행은 지휘부의 몫이이며 또한 책임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우리는 "어디 갈 때와 돌아 올 때의 마음이 달라진다"는 속담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것이 무슨 사연이건, 또 누구이건!
인원수는 쉽게 가감할 수 있지만 두동강이 난 해병대의 전통은 다시 접목시킨다 해도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국가의 고위 군사정책 기획자들 뿐만 아니라 또한 해병대 수뇌부에서도 알고 있어야 하나 그들은 이를 모르고 있었거나 또는 관심이 없었거나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의 안위를 위햐여 박 정권이 어떤 불안감으로 인하여 해병대를 갑자기 해체시키는 것을 방광하고 있었을 것으로밖에 생각이 안된다.
"해병대의 전통"은 구전이나 어떤 문서로도 계승되거나 전수 될 수 없다.
"해병대의 전통"을 계승할 중간 허리를 국가 예산의 절감이라는 허구한 구실로 무 베듯 싹 잘라버렸으니 아무리 해병대 사령부를 재편성, 설치한들 이미 잘려나간 허리는 원 상태로 회복될 수 없고 또한 잘려진 반토막을 접합시킨들 온전한 해병대의 전통은 회복되거나 또는 계승될 수 없다는 사실을 국가 뿐만 아니라 해병대 수뇌부는 명심하고 있어야 한다.
만일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 같은 아이들의 작난 같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가짜인 위조품(Counterfeit)을 진품인양 내세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에 대해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우리 모든 해병가족들은 이에 대하여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그것은 우리의 Motto에 있는 것 같이 "한번 해병은 영원히 해병(Once a Marine, always a Marine)"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의 책임이 아닌가? 그렇지 않으면 미 해병대로부터 시작 된 현재의 Motto를 새로운, 한국 해병대 고유의 Motto로 바꿔야 한다.
그것은 국민과 정부에 신뢰받는 해병대가 돼지 못해서 일 것이다. 특히 정권에 의해서 두려운 존재로 경계의 대상이 돼 있었다면 문제는 심각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해병대는 이런 점에 대해서 전혀 무감각했고 무지했었다. 특히 무지한 정치인들의 개입을 역대 사령관들은 묵인했을뿐, 그들에게 이용만 당했을 뿐 그들을 이용할줄 몰랐었다. 그것은 그때 해병대는 독불장군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사실을 우리 老兵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과연 해병대 사령관은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그것은 그 당시 해병대내에 잠재하고 있던 우리의 자유의지에 의한 활동에 가장 장애요소가 되었던 편가르기, 즉 "내편이 아니면 적이다"라는 망군적인 유치하고 편협한 파벌의식,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해서 였다.
그럴 때 일수록 해병대는 내부적인 단결력과 국가에 대한 봉사 정신을 대내외에 과시했어야 했는데 오히려 우물 안의 개구리 같앴고 또한 내편, 네편을, 만군 출신이니, 일본군 출신이니, 또는 해간 출신이니, 해사 출신이니 등을 따지는 근시안적인 행태 속에 있음으로서 정권내부의 이상한 기류의 흐름에 전혀 무감각하였고 또한 무지하였다. 이것이 무엇보다 아쉬운 점이다. 때문에 우리는 해병대 수뇌부에 대해서 曰可曰否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의 해병대 수뇌부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오늘의 해병대 수뇌부들도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항상 경각심을 늦추지 말고 우리의 자랑스러운 해병 정신과 해병대의 전통을 유지, 전승하는데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
2010. 10. 10
이근식 해병 대령(예, 해간 3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