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농부들' 이석무 대표 "농업도 성공하려면 시류를 잘 읽어야죠"
7년간 철저한 사업계획
차별화된 블루베리 대박
"막연함은 금물입니다. 오랜 준비와 확실한 계획이 있어야만 해요."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내린'귀농귀촌 박람회 2012' 행사장. "산지 직송 블루베리와 복숭아 맛을 보세요"라고 외 치는 한 젊은이가 눈에 들어왔다. 까맣게 그을린 얼굴에 노란 밀짚모자를 눌러 쓴 게 영락없는 농사꾼이다. '젊은농부들' 대표를 맡고 있는 이석무(30)씨다.
2년전 충북 음성으로 귀농한 그는 해병대 후배 2명과 함께 '보라농원'이라는 농장을 만들고 블루베리 재배를 시작했다. 정보사회학 전공을 살려 금융권에 취업,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할 수도 있었지만 농사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 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농사를 시작한 건 아니다. 6개월간 음성에 내려와 사전조사를 했으며, 최장 7년의 사업계획서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블루베리 박사'로 불린다. 주스나 아이스크림 등으로 상품화가 비교적 쉬운 블루베리 재배를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귀농 구상을 했고, 이를 철두철미하게 실천에 옮긴 전략이 주효했다. 재배한 블루베리 전량 판매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귀농 성공 비결은 따로 없습니다. 치밀함을 갖추는 것이지요. 3단계 계획을 짰어요. 1단계는 농작물을 제대로 생산해 내는 거고, 2단계는 주변 농가의 좋은 농산물을 물색해 유통업을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 3단계는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어 디저트 카페를 여는 것이죠."
지금은 2단계 과정이라고 했다. 농장 홈페이지와 블로그는 물론 이번 박람회를 통해 주변 농가에서 생산하는 질 좋은 복숭아를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유통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농장과 캠핑을 결합한 체험장인 '팜핑'(Farm-ping) 프로그램도 그의 아이디어다. 이런 열정은 대학시절 친구와 했던 군고구마 장사가 동력(動力)이 됐다. 그때 호박고구마 치즈고구마 등 상품을 다양화하고, 배달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두 달 동안 등록금보다 많은 돈을 벌었다. 이씨는 "시행 착오를 겪었던 경험이 귀농 결정을 하는데 두려움을 없애줬다"고 말했다.
"대학문을 나서는 요즘 친구들은 직장도 대학가듯이 점수 맞춰 가는 듯해요. 꿈을 갖는 것 조차 두려워하고요. 저는 농부의 길을 선택하면서 포기해야 할 것들은 과감하게 버렸어요. 이런 과정을 극복해야 꿈을 현실화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일보 강은영기자> http://news.nate.com/view/20120808n34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