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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하면 많은 사람들이 빡빡 민 특유의 머리와 빨간 명찰, 강한 군기, 상륙 작전으로 대표되는 강도 높은 훈련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해병대 역시 완벽한 임무 수행을 위해서는 원활한 군수 및 다른 분야에서의 지원이 필수적. 해병대의 화재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소방대장 김대훈 중사를 만나 보았다.

 

Q. 어떻게 하여 직업군인의 길을 걷게 되었나.

A. 가족들 중 군인이 많았다. 집안 어른 중 한 분이 현재 육군 소장으로 계시고, 사촌 형님이 해병대 부사관으로 계셨다. 휴가 나오신 사촌 형님의 해병대 군복과 특유의 군인다운 어조에 매력을 느껴 왔고, 결국 나 역시 1992년에 해병대 부사관으로 임관했다.

 

Q. 처음 임관하였을 때부터 평생 직업군인의 길을 걷겠다고 생각하였나.

A. 솔직히 그렇지는 않았고, 의무복무 기간을 마친 뒤 전역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97년 공병대대에서 근무하던 때 학교 후배 한 명이 병사로 입대하여 나의 소대원으로 왔는데, 이 후배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직업군인으로서 대원들을 이끌어 나가는 데 대한 매력, 군 생활과 훈련의 묘미를 새로이 느끼게 되어 장기 복무를 결심하였다. 때마침 닥쳐 왔던 IMF 경제난 때문에 이 길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Q. 지금까지 걸어온 군 생활의 경력은.

A. 92년 임관하여 공병 병과를 배정받아 6년 동안 공병중대에서 근무하였고, 4년 동안 백령도 근무를 한 뒤 상륙지원대대에서도 3년간 근무하다가 현재의 소방대장 임무에 이르고 있다.

 

 

Q. 소방대의 역할과 현황을 소개해 달라.

A. 사실 우리가 소방대이기는 하지만 부대 안에서 일어나는 화재를 진압할 일은 거의 없다. 군사 시설에 소방차가 출동하여 화재 진압을 하여야 할 정도의 큰 불이 일어난다면 그야말로 큰일 아니겠나(웃음). 따라서 평상시의 주된 화재 진압 활동은 민간에서 일어난 화재 진압의 지원을 나가는 것이다. 1년에 100회 정도 지원을 나가고 있으며, 공용화기사격 훈련을 할 때에도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현장 대기를 한다. 산불 예방 활동을 병행함과 함께 월 1회 부대원에 대한 화재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소방대 인원은 두 명의 간부와 열세 명의 병사로 이루어져 있으며, 네 대의 소방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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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근무 특성상 일상적인 일과 시간이나 주5일제 근무 등이 적용되지 않을 것 같은데, 근무 형태는 어떠한가.

A. 그렇다. 화재라는 것이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24시간 출동 대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비번인 간부도 늘 5분 대기와 같은 개념으로 부대 인근 지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특히 매년 10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의 기간은 화재 빈발 기간이어서 각별히 비상 대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Q. 최근에도 화재 진압 작전을 나간 적이 있나.

A. 그렇다. 며칠 전에도 인근의 한 마트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민간 소방서와 합동 진압 작전을 펼쳤다. 작년에는 인근 대보 지역에 큰 산불이 발생하여 17시에 출동해서 다음날 오전 10시에 복귀한 적도 있고(웃음), 제철소에서 일어난 화재 진압을 나가기도 하였다. 소방서와 자매결연이 맺어져 있어, 바깥에서 화재가 발생하였을 경우 명령 계통을 거쳐 소방대에 출동 지시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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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근무를 하며 느끼는 애환은.

A. 앞에서 말하였지만, 비번일 때에도 비상시에 대비하여 늘 5분 안에 부대에 도착할 수 있도록 대기 상태를 유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멀리 나가도 부대와 한 시간 이내 거리의 지역 내에서만 활동하고, 그러다 보니 일상생활에 어느 정도 제한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훈련을 하며 6개월 동안 집을 비운 적도 있는데, 이 모든 것을 가족들이 이해해 주는 것이 참 고맙다.

 

Q.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보람 있었던 진압 작전이 있었나.

A. 민간 지역에 큰 산불이 발생하여 지원 작전을 나갔는데, 민가와 축사가 위치한 곳으로 산불이 내려오고 있어 필사적으로 진압 활동을 하여 결국 이를 막아 낼 수 있었다. 단장님과 단 주임원사님, 대대장님들이 찾아와 격려를 해 주었고, 나 역시 지역 주민의 안전에 기여하였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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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야간에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출동할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얼마인가.

A. 대원들이 자고 있던 침상에서 일어나 실제 차량이 출동하는 시간까지 2분 30초 이내이다. 화재는 초기 진압이 중요하므로 소방 인력의 출동 시간 역시 최대한 단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실제 상황을 대비하여 이러한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대원들의 전문성 제고를 위하여 평일 일과의 오전과 오후에 18개 과목의 교육을 각각 2시간 30분씩 실시하고 있다. 처음 전입한 대원들의 경우 이러한 근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기도 하지만, 일단 화재 진압 현장을 한번 다녀오면 인식이 달라진다.

 

Q. 위험한 임무를 맡고 있다는 데 대한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나.

A. 위험한 작전에 투입된다고 하여 두려움을 느끼거나 이를 피하는 일은 절대 없다. 오히려 비상 대기를 할 때 언제 화재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일단 화재 현장에 도착하면 아무리 위험한 상황이어도 열심히 진압 작전을 펼치면 되지만, 화재가 일어났는데 출동이 늦어지기라도 하면 그 사이에 피해가 확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화벨 소리에 늘 민감하고, 무전기의 치이익 하는 소리에도 흠칫 놀란다. 이러한 압박감에서 조금이나마 긴장을 풀어 보고자 월 1회 정도 회식을 하는데, 이때에도 술은 마시지 않는다(웃음). 곧 다가올 소방관의 날(11월 9일)에 대원들을 위한 작은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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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간적인 뿌듯함을 느끼는 경우는.

A, 화재 진압 작전을 마친 뒤 새벽 세 시나 네 시에 복귀하였을 때 작전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는 데에 뿌듯함을 느낌과 함께, 선임병들이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후임병들을 안아 주는 모습을 보며 가슴벅찬 감동을 느낀다. 병사들이 군 생활의 경력을 살려 민간 소방서의 소방대원으로 취업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5년, 10년이라도 소장대장 임무를 계속 맡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Q. 군생활을 하며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있나.

A. 소방대장 직책을 맡기 전 소대원 한 명이 질병으로 의가사전역을 한 적이 있었다. 나의 대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는 생각에 마음이 참 아팠다.

 

Q. 앞으로의 바램이 있다면.

A. 늘 가지고 있는 생각이지만, 데리고 있는 대원(병사)들을 몸 건강히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고 것이 첫번째다. 나 자신을 더욱 발전시키고, 훌륭한 군인이자 좋은 가장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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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소방대원에게 하고 싶은 당부의 말은.

A. '당부의 말’은 다소 권위적이라는 느낌이 들어 하고 싶지 않다. 어려운 여건에서 대장과 반장을 믿어 주고, 선후임끼리 서로 아껴 주며 사랑해 주는 대원들이 고맙다. 건강한 모습으로 사회에 나가서 훌륭한 사회 구성원이 되었으면 좋겠다.

 

☞ 글/사진 : 군화신꼬 김준석 블로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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