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인물 초대석] 강인호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장 “육영수 여사, 월남출병 때 눈물배웅 잊을 수 없다”

 

[일요서울 | 서원호 취재국장] “월남 전에 출정할 때 육영수 여사님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손을 흔들고 눈물을 훔치며 배강인호.jpg 웅해 주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나는 그때 어머니가 전장터로 향하는 아들을 배웅하듯 한 애틋한 모정을 느꼈다. 그때 우리 월남참전 군인들 모두가 육 여사님이 보여 준 국민에 대한 사랑과 인류애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강인호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장이 고(故) 육영수 여사와 고엽제전우회와의 깊은 인연을 회상하며 한 말이다. 육 여사가 평소 잔잔한 미소와 함박웃음으로 수많은 국민들을 위로했다면, 그때 육 여사는 ‘제발 살아서만 돌아오라’는 간절함의 격려였다. 군인의 아내로 셋방살이를 전전했던 젊은 날의 육영수 여사가 ‘눈물 젖은 빵’을 넘어 ‘피에 젖은 빵’을 위해 월남출병에 나서는 수십만 명의 대한민국 젊은 아들들을 향해 눈물을 흘린 것은 그의 ‘사랑의 심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강 회장의 생각이다. “찢어지게 가난하고 궁핍했던 대한민국. 가난을 벗고 부유한 나라가 되기까지 흘려야 했던 피와 땀과 눈물, ‘한강의 기적’이라는 대한민국의 신화적인 역사 뒤에는 위대한 영웅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 회장은 강조했다.

강 회장은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 까지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결단력과 추진력이 밑바탕이 되었다”며 “이를 몸소 실천하고 다져주신 분이 고(故) 육영수 여사님인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5000년의 기나긴 가난을 걷어 낸 중심에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육영수 여사가 자리하고 있으며, 산업화를 통한 한국경제 발전에 월남참전 용사들의 숨은 공로도 한몫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요서울]은 지난달 27일 월남참전 용사들을 대표해 서울 후암동에 위치한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장실에서 강회장을 만나 ‘고 육영수 여사 제38주년 추도식의 의의와 역할’에 대해 인터뷰 했다. 강 회장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육영수 여사님같은 국모를 모시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라며 “박정희 대통령의 강인함과 육영수 여사님의 인자함을 모두 가진 분이 국민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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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남전쟁으로 떠나는 파병장병들을 향해 故 박정희 前 대통령과 함께 손 흔드는 故 육영수 여사(좌), 파병 장병 환송식(우) (사진 제공=고엽제전우회)


“대한민국의 영원한 어머니, 육영수 여사. 대한민국이 가난이란 역사의 질곡을 딛고 가파른 분수령을 넘어설 때 육영수 여사는 역사의 제단 위에 던져졌다. 38년 전 그분을 잃은 것은 우리국민과 역사에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강 회장은 육영수 여사를 이렇게 회고했다. 강 회장은 “육영수 여사하면 일하는 퍼스트레이디가 먼저 떠오른다”면서 “낙도 벽지의 어린이부터 한센인마을까지 육 여사는 언제나 그늘진 곳을 직접 찾아 밝은 희망의 빛을 비추고자 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록도와 익산을 비롯한 여럿의 한센인 마을을 찾아 그들의 손을 잡아 주던 모습은 오래도록 잊을 수 없는 감동으로 남아 있다”며 “진심어린 육 여사의 국민을 한가슴에 품는 사랑에 행복해 했다”고 전제한 뒤 “월남전에 출병하는 우리를 눈물로 배웅하던 모습을 보여 결의를 더욱 다졌다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추억했다.

강 회장은 특히 “월남 전에 참전했던 우리들뿐만 아니라 그 시대를 지나온 국민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도 ‘육영수’ 이름 세 글자는 생소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대한민국의 재건을 위해 솔선수범하고 국민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생각하며 국민들이 굶주리고 있는데 내 배 불릴 수 없다며 검소함을 신조로 살아오신 분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강 회장은 “육 여사가 비통하게 우리 곁을 떠나지 않았다면 월남 참전과 그로 비롯된 고엽제환자들의 처우는 오늘과는 분명히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지난 8월 15일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수백 명의 우리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 시간당 65mm가 내리는 폭우에도 불구하고 우비나 우산을 받쳐 들지 않은 채 온몸으로 그 많은 비를 맞으며 육영수 여사를 참배한 것은 그분이 우리에게 보내 준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해 드리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고엽제 대미피해보상, 베트남과 공동대책 마련”

강 회장은 최근 베트남고엽제협회를 4박5일간의 일정으로 방문한 것과 관련해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강 회장에 따르면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가 올해 베트남을 찾은 것은 해마다 8월 10일에 베트남에서 개최되는 고엽제의 날(Orange Day)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특히 올해는 한-베수교 20주년(2012년 6월)을 맞이해 우리 측에서 베트남 쪽의 고엽제 환자를 초청한 행사를 통하여 환자 치료 및 시술 등을 지원했다.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데 민간외교로서 크게 한몫했다.

강 회장은 이에 대해 “베트남과는 지난날 적군이었지만 오늘날에는 고엽제로 아픔을 함께하는 동지로서 교류하고 있다”며 “그런데 정작 대한민국과 우방국 미국은 우리 월남 참전의 고엽제피해 보상을 모른 채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강 회장은 “앞으로도 고엽제 문제 대책방안 등을 위해 베트남과 교류를 활발히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에 따르면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는 참전국간 상호교류 협력을 위해 2002년부터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과 교류를 맺어왔다. 2002년 3월에는 베트남 사회보장부(한국의 국가보훈처) 초청으로 고엽제 피해에 대한 대미공동대책을 협의하기 위해 방문하여 재향군인회, 적십자사 등을 예방하고 지원금 및 물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2004년 10월 11일에는 베트남고엽제피해자협회(VAVA)와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적극적으로 베트남과 고엽제 문제를 위한 교류를 활발히 해왔다. 이어 2006년 3월에는 제1차 국제고엽제세미나를 베트남에서 개최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월남전 참전국 및 화학전 피해국들과 향후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으며, 올해 8월까지 3차에 걸친 국제고엽제세미나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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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사 하는 강인호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장(사진 제공=고엽제전우회)


“참전고엽제가 국가유공자면 유공자법 적용해야”

강 회장에 따르면 지난 1993년 3월 고엽제후유의증환자 지원법이 제정된 이후 2011년 6월 30일 국가유공자 예우법이 개정되어 월남참전 고엽제 후유의증 환자가 국가유공자로 승격되기까지 18년의 길고도 힘든 시간이 지났다.

강 회장은 “고엽제환자들이 그 토록 원하던 국가유공자 명칭을 부여받았으나 명칭에 걸 맞는 예우는 미흡하기 짝이 없어 아직 만족할 수 가 없다”며  “모름지기 국가유공자라 함은 국가를 위해 공헌하였거나 희생된 사람을 일컫는다. 그 희생에 보답하고자 국가유공자 예우법에 따라 지원을 하고 있지만 참전고엽제 후유의증 환자들은 아직도 고엽제후유의증환자 지원법에 의하여 보상을 받고 있다”과 말했다. 일반적으로 국민들이 생각하는 국가유공자와는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는 주장이다.

강 회장은 이와 관련 “연금 및 유족승계, 수송시설 등의 무상이용, 자립을 위한 대부 지원 등이 국가유공자와 후유의증 환자들과의 차이점”이라며 “후유의증 환자들의 경우 본인까지만 지원이 가능하게 되어 있어 본인 사망 후 유족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서 후유의증 환자 유족들은 한 집안의 가장을, 아버지를 나라에 헌신하고도 충분히 보상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강 회장은 이에 따라 “국가유공자로서의 자긍심과 명칭에 걸맞는 예우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유족승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현재는 교육지원과 취업지원 외에는 유족에 지원되는 것이 전혀 없어 2006년도부터 전우회에서 매달 일정 금액을 후유의증 미망인을 중심으로 지원하여 주고 있다. 나라에서 해야 할 일을 전우회에서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정부는 책임을 통감하고 후유의증 유족들을 위한 법률 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며 “본인에게 지원되던 수당도 사망 후 유족에게 전혀 지원이 되지 않고 있어 생계곤란에 처하는 유족들이 많은 만큼 유족승계와 더불어 안정된 생활을 위한 대부지원을 통해 국가유공자로서의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경합질환은 종합판정해야”

강 회장은 경합질환자는 종합판정하는 제도가 시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 회장에 따르면 현재 고엽제 환자들의 경우 질병의 종류에 따라 후유증과 후유의증으로 구분하고 있다. 문제는 고엽제환자들 대부분이 한가지 이상의 질병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경합질환자들이 종합질환으로 판정을 받지 못하고 있어 본인의 건강상태에 비해 충분한 등급을 받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어떤 환자들의 경우 후유의증 질병이 약 6~7개가 해당됨에도 각 질병마다 정도가 중하지 않아 등외(본인 의약품만 지원) 판정을 받은 환자도 상당수다.

강 회장은 “상이군경 등과 비교했을 때 고엽제 환자들의 경우 병명에 의해 분류되기 때문에 종합판정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전우회에서 제도를 계획하고 추진해 오고 있는 만큼 국가보훈처에서도 긍정적인 검토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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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욱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사무총장이 지난 2006년 3월 베트남에서 개최된 ‘제1차 국제고엽제세미나’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사진 제공=고엽제전우회)


“2세 환자, 유족승계 이뤄져야”

강 회장에 따르면 고엽제는 크게 후유증, 후유의증, 2세 환자 셋으로 구분된다. 그 중 2세 환자는 후유증으로 인정되고 있다. 그런데 2세 환자로 인정을 받으려면 부모 세대가 먼저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인정되는 질병이 3가지로 제한되어 있어 지금까지 약 90여명(2011.07.31현재)만 인정받은 상태이다.

강 회장은 이에 대해 “사실상 고엽제 환자의 자녀들은 법적으로 인정된 3가지 질병 외에 이유를 알 수 없는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러나 추측만 할 수 있을 뿐 법정 인정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강 회장은 이어 “더 마음이 아픈 건 본인들 때문에 아이들이 희생되고 있다며 평생을 아이들에게 마음의 짐을 갖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 바로 며칠전에도 한 회원의 딸이 말초신경병으로 2세환자로 판정받아 본회 회원으로 등록하고 6개월만에 세상을 떴났다”고 한숨 지었다.  그러면서 강 회장은 “아비된 심정으로 자식을 앞세운 심정이야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눈물을 훔쳤다.

“청소년은 우리 미래, 학교폭력 없는 사회 만들어야”

강 회장은 2세 환자들의 고통으로 괴로워하며 “노병들이 학교폭력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순찰활동과 학생들의 의식개혁을 위한 계도활동에 나선 것은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인 만큼 그들이 밝고 명랑하게 자라나길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학교폭력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는 현상을 보면 학교폭력 문제가 단순히 학교나 학생의 문제만이 아니란 입장에서다. 이제는 국가 차원의 문제로 바라보고, 때론 학부모의 심정으로 인생의 선배다운 면모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고엽제전우회가 지난 5월 초 ‘학교폭력예방실천연합’을 발족한 배경이란 설명이다.

강 회장은 이에 따라 “고엽제전우회 전국 16개 지부와 219개 지회를 중심으로 관할 지역 내 학교와 학원가 주변을 중심으로 순찰과 계도 활동을 통해 학교폭력이 발생되는 것을 원천차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주 2회 이상 조를 편성해 차량으로 순찰하고 전단지를 배포하는 등 예방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강 회장은 “교육과학기술부 및 경찰청과 협조하여 각 경찰관서 등에서도 적극 지원을 하고 있으며, 학교 및 교사들과 학부모 등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상태”라며 “학교폭력은 언제나 존재해 왔고 사건이 일어날 때만 일시적으로 예방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었으나, 고엽제 전우회와 실천연합은 한시적으로 활동하지 않고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계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담=서원호 취재국장> os@ilyoseoul.co.kr

▲ 월남전쟁으로 떠나는 파병장병들을 향해 故 박정희 前 대통령과 함께 손 흔드는 故 육영수 여사
▲ 파병 장병 환송식
◀ 대회사 하는 강인호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장
▶ 김성욱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사무총장이 지난 2006년 3월 베트남에서 개최된 ‘제1차 국제고엽제세미나’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고엽제전우회>


강인호 회장 프로필

 

출생 및 학력
△ 경남 창원 출생
△ 창원 남중학교 졸업
△ 마산 창신고 졸업
△ 창원 전문대학 졸업
△ 창원 박물대학 졸업

 

병역
△ 해병대 입대 및 월남참전(청룡부대)
△ 해병대 중사 제대

 

경력
△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장(현)
△ 창원시 장애인연합회 후원회 위원(현)
△ 창원시 새마을후원회장(현)
△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상임부회장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창원시협의회장
△ 제8대 해병대 창원시천자봉 전우회장
△ 해병대 창원시 천자봉 전우회 이사
△ 열린우리당 경남도당 사무차장
△ 제2대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경남지부장
△ 창원시 체육회 고문
△ 경상남도 시의회 의장단 부회장
△ 통합 창원시의회 의회 운영위원장
△ 창원시 공직자윤리위원회 부위원장
△ 경상남도 사격연맹 부회장
△ 제3대 창원시 의회 전후반기 의장
△ 제2대 창원시 의회 부의장
△ 제1대 창원시 의회 전반기 운영위원장
△ 창원시 새마을동협의회 회장 및 사무처장(18년 역임)
△ 한나라당 협의회장
△ 한나라당 창원을지구 부위원장
△ (주)삼진건설 대표이사

 

상훈
△ 국민훈장 석류장
△ 내무부장관상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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