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fight | 고준일 기자  >지난 15일 열렸던 '로드FC 9-BEAT DOWN'이 열렸던 원주 치악체육관. 코너에서 경기 흐름을 정확하게 짚고 선수에게 최적의 지시를 내리기로 유명한 팀파시 이재선 감독이 갑자기 기술적인 지시를 멈추고 "해병대! 해병대 정신!"이라며 케이지에서 싸우던 소속팀 선수를 향해 목청을 높였다.


경기를 치르던 이는 라이트급 토너먼트 8강전에 나선 이용재(29, 영등포팀파시). 당시 이용재는 1라운드를 근소하게 앞서고 2라운드를 임하던 중 김원기의 펀치 연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몰린 상태였다. 이재선 감독은 위기탈출을 위한 최선책으로 순간적으로 이용재에게 "해병대 정신"을 각인시켰다.

20120924084908892.jpg

이재선 감독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용재는 해병대 출신 파이터다. 해병대 출신이 자부심이 남다르고 정신력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그 상황에서 얼마만큼의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다. 이용재는 몸이 정신을 지배할 정도로 지친 상태였고 충격 또한 크게 입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용재는 결과적으로 그 위기를 버텨내고 3라운드에 미들킥을 적중시키며 KO승을 거뒀다.


이용재는 그 순간을 떠올리며 "전역한지 꽤 지났는데도 여전히 해병대란 말만 들어도 심장이 두근거려요. 감독님께 그 말을 듣는 순간 해병대의 명성에 누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정신을 차리고 버텨냈죠. 해병대 정신 덕분에 이겼다고 할 순 없지만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고 말했다.


국내에 해병대 전역자들이 무수히 많지만 이용재는 뼛속까지 해병대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로 애착과 자부심이 남다르다. 부친이 해병대 장교로 30년 이상을 근무했고, 자신이 자란 고향 역시 해병대를 상징하는 장소인 백령도라고.


어렸을 때부터 자부심으로 중무장한 전형적인 해병대상의 아버지를 보고 자란 이용재는 자연스럽게 해병의 위상과 자부심을 가슴에 새겼고, 해병대 입대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이어졌다. 해병의 꿈을 꾸던 그는 결국 2003년 7월 953기로 입대해 2년간의 군생활을 마쳤다. 업계 내에서 이용재는 자부심이 강하고 해병대 선후임 관계를 확실히 하는 파이터로 정평이 나있다.


재미있는 것은 파이터로 데뷔한 것도 해병대 선임의 활약이 계기가 됐다는 점. 이용재의 꿈이 됐던 선수는 다름 아닌 한국인 최초의 UFC 파이터 김동현으로, 김동현은 이용재가 머물던 소대에서 전역했다. 김동현이 전역한 직후 이용재가 자대배치를 받으며 내무실에서 함께 생활하진 않았지만 둘은 선후임관계나 다름없다.


이용재는 "제가 소대에 오기 얼마 전 김동현 선수는 전역했지만 매우 유명했어요. 일본에서의 활약상이 자자했죠. 쫄병으로 근무할 때 김동현 선수께서 면회를 왔던 기억도 납니다. 그때부터 저도 해병대를 알릴 수 있는 유명한 파이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전역한 뒤에는 김동현 선수가 몸담았던 체육관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고요"라며 과거를 떠올렸다.

resize_yongjaeleeint.jpg

즉 이재선 감독이 이용재에게 "해병대 정신"을 외치는 것은 정신력을 자극하는 최후의 수단인 셈이다. 이용재에 따르면 이재선 감독은 지난해 LFC 경기 때도 이용재를 향해 "해병대 정신"을 외쳤다. 그 말을 들은 이용재는 너무 힘든 상황에서도 한 번 더 전진을 감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해병생활 덕에 정신력 하나는 강해졌다고 확신해요. 힘든 감량도 매번 군생활 생각을 하면서 버텨내죠. 제가 조금이나마 알려질 수 있었던 것도 해병대 정신으로 운동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것의 이용재의 말.


토너먼트 8강전에서 이기긴 했으나 이용재는 만족할 수 없었다. 훈련량 부족과 컨디션 난조가 겹치면서 답답한 경기를 펼친 것이다. 경기가 판정으로 이어졌으면 패했을 수도 있었다.


이에 이용재는 "다음 경기는 정말 목숨을 걸고 싸울 생각이에요. 제가 유명한 해병은 아니지만, 제 활동이 해병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사활을 것 것입니다. 선임들의 응원에 책임도 많이 느끼고요. 정말 떳떳한 해병으로 남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각오를 무장했다.


이용재는 스스로 파이터 닉네임을 해병대로 불리길 원한다. 그것은 본인에게 있어 최고의 별명이다. 하지만 선배인 김동현이 최근 스턴건에서 해병대로 바꿔 사용하기가 곤란해졌다고. 그런 혼자만의 고충을 웃으며 털어놓고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TAG •

  1. 평생 해병대에 사랑 베푼 대청도 '해병 할머니' 세상 뜨다

    평생 해병대에 사랑 베푼 대청도 '해병 할머니' 세상 뜨다 / 뉴시스 2012-11-27 10:21:47 이선비 할머니 최근 작고…장병들 직접 상여 매고 마지막길 배웅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한 평생 해병대에 사랑을 베풀며 '해병 할머니'라는 별명까지 얻은 한 할머니가 최근 세상을 떠나 해병대 장병들에게 큰 슬픔을 안겼다. ...
    Date2012.12.02 By배나온슈퍼맨 Views3755
    Read More
  2. No Image

    대청도 해병 할머니와 해병들의 사랑 이야기

    - 평생을 해병대 장병들의 어미니와 할머니로 살아온 이선비 할머니 - 해병대가 대청도에 위치하기 시작한 1951년부터 지금까지 60여 년 동안 대청도 해병들과 끊임없이 사랑을 주고받으며 ‘해병 할머니’라는 별명과 함께 한 평생을 보낸 이가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선비(향년 87세, ’12. 11. 22.(목) 별세) 할머니로, ...
    Date2012.11.30 By배나온슈퍼맨 Views2849
    Read More
  3. 故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2년간 '아들을 위한 일기'

    故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2년간 '아들을 위한 일기' [연평도 포격 2년] "사람들이 잊어도, 정치인들이 뭐라해도 포화 속 뛰어든 내 아들이 자랑스럽다" / 조선일보 2012.11.19 [1] 마르지 않는 눈물 故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2년간 '아들을 위한 일기' 설움과 눈물로 쓴 200쪽 김정일 조문 주장한 黨에 분해서 전화… "연평도...
    Date2012.11.21 By운영자 Views5894
    Read More
  4. 청룡부대 해병대전우들, 베트남 다시 찾다

    청룡부대 해병대전우들, 베트남 다시 찾다 / 월드코리안뉴스 www.worldkorean.net 양국 불행한 과거역사의 상처를 보듬기 위해 장학재단 설립 해방이후 6.25를 겪었던 우리 현대사와도 너무나도 흡사하게도 프랑스 식민지배에서 벗어나자마자 참혹한 전쟁을 겪어야만 했던 베트남. 그 전쟁의 비극을 온몸으로 체험한 주인공...
    Date2012.11.13 By김종영 Views4769
    Read More
  5. 11월 23일, 아직 전투는 끝나지 않았다!

    “조국 수호를 위한 뜨거운 염원을 가슴에 품은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젊은 영웅들이여. 그대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인하여 우리가 이곳에 편히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조국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니, 부디 저 하늘에서 평화의 수호신이 되어 우리를 굽어보며 편히 쉬소서.” - 연평도 평화공원 故서정우 하사, 故문광욱 일병 위령...
    Date2012.11.13 By운영자 Views3871
    Read More
  6. 어느 해병의 묘비에 붙여진 앵카

    지난 5월 25일 북한지역에서 발굴된 6·25전쟁 국군전사자 유해가 휴전 이후 62년 만에 조국의 품으로 돌아와 신원이 확인된 10구에 대한 김상기 육군참모총장 주관의 합동안장식이 있었습니다. 합동안장식 취재를 마치고 대전 국립현충원을 몇군데 촬영키위해 돌아보다가 어느 해병의 묘비를 보게 됐습니다. 묘비위에 고인의...
    Date2012.11.09 By운영자 Views5557
    Read More
  7. 해병대 신병 1165기에 친형제 두 쌍 문영빈·영덕, 최종윤·종근 내일 수료

    해병대 신병 1165기에 친형제 두 쌍 문영빈·영덕, 최종윤·종근 내일 수료 / 국방일보 2012.11.07 해병대 신병 1165기로 입대한 문영빈·영덕, 최종윤·종근 형제(왼쪽부터) 훈련병이 6일 위풍당당한 해병대원이 될 것을 다 짐하는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부대제공 수료식을 앞두고 막바지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해병대 신병 11...
    Date2012.11.06 By운영자 Views7655
    Read More
  8. 해병대 항공단 재창설, 해병대 1호 조종사

    해병대 항공단 재창설, 해병대 1호 조종사 나는 대한민국 해병대 조종사다! 해병 대위 박순혁 가장 먼저, 가장 깊숙하게 날아 오르겠습니다. 우리는 준비되어 있습니다. 나는 해병대 조종사입니다. 35년 만에 재탄생한 해병대 1호 조종사! 사람들은 저를 1호 조종사로 불러 주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닙니다. 과거 해병대에...
    Date2012.11.03 By배나온슈퍼맨 Views4881
    Read More
  9. 결혼식날 대통령 축하 화환 받은 해병대2사단 이선정 대위

    결혼식날 대통령 축하 화환 받은 해병대2사단 이선정 대위 / 국방일보 2012.10.29 결혼식 날 대통령으로부터 축하 화환을 받아 화제가 된 해병대2사단 이선정(왼쪽) 대위와 해병대1사단 신봉수 대위의 웨딩 촬영 모습.부대제공 모름지기 동서양을 막론하고 결혼식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아리따운 신부다. 그런데 ...
    Date2012.10.29 By운영자 Views7555
    Read More
  10. 해병대 중앙청소대를 아십니까

    김종화 중위(진) 해병대2사단 빗발치는 적의 총탄에도 불구하고 전우들의 허리띠를 밧줄 삼아 녹슨 사다리를 타고 올랐다. 그의 품에는 낡고 허름한 태극기가 있었다. 노심초사하며 엄호를 하던 해병대원들에게 사다리를 오르는 전우의 모습은 한없이 느리기만 했다. 마침내 태극기가 게양됐고, 여기저기서 환호가 들려왔다....
    Date2012.10.26 By운영자 Views3919
    Read More
  11. 그림으로 본 해병대 전투복 변천과정

    해병대지 42호에 실린 '군복 그것이 궁금하다'에 삽입된 해병대 전투복의 병쳔과정을 그린 그림
    Date2012.10.22 By운영자 Views362206
    Read More
  12. 로드FC 이용재, 승리 원동력은 '해병대 정신?'

    <mfight | 고준일 기자 >지난 15일 열렸던 '로드FC 9-BEAT DOWN'이 열렸던 원주 치악체육관. 코너에서 경기 흐름을 정확하게 짚고 선수에게 최적의 지시를 내리기로 유명한 팀파시 이재선 감독이 갑자기 기술적인 지시를 멈추고 "해병대! 해병대 정신!"이라며 케이지에서 싸우던 소속팀 선수를 향해 목청을 높였다. 경기를 ...
    Date2012.09.25 By배나온슈퍼맨 Views40075
    Read More
  13. 해병대 출신 미용사, 그의 변신이 주목받는 이유

    김광훈 에코바이크 사무국장 / 오마이뉴스 변방의 게릴라 ③ 기사출처 : 오마이뉴스 이주빈기자 http://www.ohmynews.com 지역이나 비주류 공간에서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켜 나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변방의 게릴라' 기획을 통해 이들의 활동과 꿈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여러분께 소개하...
    Date2012.09.18 By운영자 Views8522
    Read More
  14. 강인호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장

    [일요서울 인물 초대석] 강인호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장 “육영수 여사, 월남출병 때 눈물배웅 잊을 수 없다” [일요서울 | 서원호 취재국장] “월남 전에 출정할 때 육영수 여사님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손을 흔들고 눈물을 훔치며 배 웅해 주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나는 그때 어머니가 전장터로 향하는 아들을 배웅...
    Date2012.09.06 By운영자 Views6611
    Read More
  15. 김기덕 “방위 판정 불량품 취급받는것 같아 해병대 지원”

    [뉴스엔 황유영 기자] 김기덕이 해병대 지원 이유를 밝혔다. 김기덕 감독은 최근 진행된 KBS 2TV '이야기쇼 두드림' 녹화에서 "처음에 방위 판정을 받았지만 스스로를 불량품으로 보는 것 같았다.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라는걸 보여주고 싶어 해병대에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김기덕 감독은 "당시 검사에서 ‘빗소리가 음악소...
    Date2012.09.01 By운영자 Views5018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22 Next
/ 22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