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날 대통령 축하 화환 받은 해병대2사단 이선정 대위 / 국방일보 2012.10.29
결혼식 날 대통령으로부터 축하 화환을 받아 화제가 된 해병대2사단 이선정(왼쪽) 대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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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동서양을 막론하고 결혼식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아리따운 신부다. 그런데 지난 7일 경북 포항시 ○○예식장에서 열린 결혼식 풍경은 조금 달랐다.
이날 백년가약을 맺은 주인공은 해병대2사단 이선정(31) 대위와 해병대1사단 신봉수(29) 대위. 하지만 300여 명의 하객들은 이날 신부가 아닌 축하 화환(花環)과 기념 촬영(?)하느라 바빴다.
화환을 보낸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이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화환뿐만 아니라 ‘축하 사절단’과 축의금을 보내 해병대 부부 장교의 밝은 미래를 기원했다.
하객들은 신랑·신부 부모님에게 “훌륭한 아들 딸을 뒀다. 자랑스러운 사위·며느리를 맞았다”며 감동과 부러움이 교차한 축하인사를 건넸고, 예식장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이 대통령이 해병대 장교 결혼식에 축하 화환과 축의금을 보낸 사연의 시작은 10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통령 주관으로 국방부 연두 업무보고가 열린 올해 1월 6일. 강화도 근무 최초 여군이자 첫 여군 중대장으로 임무를 수행하던 이 대위는 해병대 대표로 대통령 앞에 서는 영광을 안았다. 이 대위는 이날 단호하고도 큰 목소리로 ‘적 도발 시 창끝부대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오찬 때 메인 테이블에 앉게 된 이 대위에게 이 대통령은 “발표를 정말 잘했다. 마음 든든하다. 앞으로도 국가안보 수호에 최선을 다해 달라”며 어깨를 두드렸고, 주변에서 미혼이라고 하자 결혼하게 되면 화환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위는 그로부터 10개월이 흐른 지난 7일. 소중히 사랑을 키워온 해병대 2년 후배 장교와 웨딩마치를 올렸고, 이 대통령 역시 약속을 지켰다.
지난 25일 부대에서 만난 이 대위는 대통령의 축하 화환이 평생 잊지 못할 추억과 인생 최고의 한 해를 만들어 줬다고 말했다.
“우연치 않게 연두 업무보고에 해병대 대표로 참가했고, 인생을 함께할 사랑하는 남편과 결혼했고, 군 통수권자로부터 축하 화환까지 받았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이 대위는 병사로 해병대를 전역한 아버지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해병대 장교를 꿈꿨다. 대학을 졸업한 그는 목표를 이뤘고, 장기복무자로 선발됐다.
“단지 아버지 때문에, 직업을 위해 해병대를 선택한 게 아닙니다. 저에게 해병대는 운명입니다. 꿈과 희망, 행복을 선물해 준 호국충성 해병대 일원으로서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전투형 군대 확립에 일조하겠습니다.” <윤병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