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01 21:55

해병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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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정신의 상징은 젊음이다.
그것은 잘 다듬어진 젊은 남성의 육체가 주는 강력한 파워다.
그러나 힘은 육체에서 오는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정신이 만들어 내는젊은 에너지로 충만해 있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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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변화경영연구소 소장 구본형

 

여름은 무성하다. 나는 늘 여름이면 제자들과 아름다운 여행을 한다. 가고 싶은 사람들과 가고 싶은 루트로 떠나는 여행은 삶을 흥분하게 한다. 올해는 그리스로 갔다. 그리스 테르모필레에서 우리는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의 동상을 보았다. 300명의 용사를 이끌고 그 협곡에서 크세륵세스가 이끄는 페르시아 대군을 맞아 분투했던 곳이다. 적군이 하늘을 뒤덮는 떼화살을 날려 보낸 후 그 위용을 자랑하자, 스파르타인들은 ‘(햇빛을 가려) 시원해 좋구나.’라고 응답했다.
항복을 강요받았을 때, 용사들은 ‘와서 가져가라’라고 부르짖었다.
용사들은 모두 전사했으나 그들의 용기는 인류의 자랑이 되었다. 그리스의 조각을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벌거벗은 젊고 힘찬 육체미를 자랑하는 신과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그 아름다움에 반한다. 그 조각상들은 모두 그 시대의 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그리스의 자유인들은 육체와 정신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늘 운동하고 육체를 다듬었다. 오직 노예들만이 제멋대로 된 육체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해병대 정신의 상징은 젊음이다. 그것은 잘 다듬어진 젊은 남성의 육체가 주는 강력한 파워다. 그러나 힘은 육체에서 오는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정신이 만들어 내는 젊은 에너지로 충만해 있는 것을 말한다. 젊은 정신은 육체가 쇠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꿈과 투지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젊음의 핵심이다. 그러므로 꿈이 없는 젊음은 젊음이 아니다. 멋진 꿈을 꾸는 기가 막힌
2단계 방법을 터득해 보자. 우선 마음속에 가벼운 바람에도 이글거리는 성난 불길을 지펴넣어야 한다. 시인 나짐 히크메크의 시를 주술로 삼아라.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시를 여러 번 마음으로 읊어보자. 가슴이 타오르는가? 이제 책상에 앉아라. 그리고 미래 일기를 써라. 이것이 두 번째 단계다. 10년 뒤 오늘, 2020년 가을의 문턱에서, 지난 10년을 회고하며, 그대 인생에서 벌어진 가장 아름다웠던 10개의 장면을 상상하라. 그리고 그 일이 이미 발생한 것처럼 과거형으로 묘사하라. 나는 이것을 ‘미래의 회고’라고 부른다. 나는 6년 전, 10개의 아름다운 장면을 마치
이미 발생한 과거처럼 묘사해 두었는데, 신기하게도 실제로 모두 이루어졌거나, 지금 한창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생생한 꿈의 힘이다.
위대한 젊음은 어디에 있는가? 꿈으로 가득 부풀어 오른 젊은 근육속에 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마음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품자.’1)
꿈만 꾸어서는 꿈에 불과하다. 바로 여기에 젊음의 또 하나의 요소가 추가 되어야 한다. 바로 투지다. 그래, 안 되면 될 때까지, 실패하면 다시 하는, 바로 그 해병대의 투지 말이다. ‘불가능해’라고 말하는 대신 ‘안 될게 뭐야’ 하고 말하는 그 자세 말이다. 인류가 가진 유산중에서 가장 빛나는 것들은 모두 한 때 불가능한 것들이었다. 그러니 그대가 바로 그 불가능한 꿈을 이룰 바로 그 사람이다. 나는 불굴의 투지란 한 때의 으라차차가 아니라 줄기찬 인내와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증명한 아름다운 이야기 하나를 알고 있다.
프랑스의 오뜨 리브에는 ‘팔레 이데알’ Palais ideal이라는 성이 있다. ‘이상의 궁전’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아름답다. 이 성을 지은 사람은 페르디낭 슈발이라는 이름의 우체부라고 한다. 우편물을 배달하러 가다가 우연히 기이한 돌을 보게 된 다음부터 그는 특이한 돌과 유리조각, 철사, 쇠붙이 등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꿈속의 동화속 궁전을 짓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33년 후, 슈발은 꿈 속의 성을 완성했다. 그리고 그 성안에 이런 문구를 새겨 넣었다고 한다. “농부의 자식인 나는 나 같은 신분의 사람 중에도 천재성을 발휘하고, 힘찬 정열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살고 또 죽었다.” 꿈은 한 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투지란 바로 그렇게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지탱하는 힘이다. 포기하는 순간
꿈은 무너진다. 설사 한 때 꿈을 포기했다 하더라도 다시 일으켜 세워다시 시작하는 것이 바로 투지다. 그리고 그것이 젊음이다.
나는 한 번도 내가 위대한 인물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그야말로 평범한 사람이고, 내가 가진 약한 점과 모자라는 점 때문에 젊은 시절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생각해 보니, 그 많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어가는 동안 나는 위대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 나는 젊은 해병 용사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대들의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러니 그 최고의 날을 마음에 그려 두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 날을 맞으러 달려 나가라고 말이다. <해병대지 36호>

 

구본형 : 변화경영연구소 소장
인문학을 경영에 접목시켜 ‘사람 중심 경영’이라는 신선한 비전을 제시하는 변화경영전문가인 그는 칼럼과 저술, 강연 등 다양한 활동으로 젊은이들과 대중들의 가슴에 뜨거운 변화와 혁신의 길을 열어놓았다. 그의 명함에는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이것이 바로 그의 직업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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