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해병대 군복을 입을 겁니다”

by 운영자 posted Oct 0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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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2사단 문성탁 준위 가족 7, 예비역 9명까지 합하면 250빨간 명찰

3잇는 병역 명문자녀, 무술 단증만 11단 이종사촌 4명도 현역 부사관

 

 

BBS_201410010256442810.jpg ‘해병대 가족’으로 유명한 문성탁 준위와 딸 라원 중사가 해병대2사단 영내에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사진 제공=김지원 상병

 


 

BBS_201410010258083300.jpg 서해 최북단 백령도 6여단에서 사진 담당으로 근무하는 문찬호 중사.


 

 # 백령도에서 포항까지 ‘철벽 수호’

 “다시 태어나도 해병대 군복을 입을 겁니다. 우리는 해병대를 위해 살고, 또 해병대 때문에 사는 가족입니다.”

 해병대2사단 군수참모실 장비탄약과에 근무하는 문성탁(48) 준위 가족은 ‘해병대 집안’으로 유명하다.

 가족 중 현역 해병 부사관만 7명에 달하고, 이들의 근무기간을 합산하면 110여 년이다. 전역자 9명까지 포함하면 근무기간은 250년을 훌쩍 넘긴다.

 이들은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수도 서울 서측 관문 김포·강화, 해병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포항에서 조국수호 임무 완수에 매진하고 있다. 전역자들은 해병대 출신이라는 자부심과 사명감을 바탕으로 사회 각 분야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문 준위는 1985년 해병대 부사관후보생 177기로 군 생활을 시작, 30년을 눈앞에 뒀다. 장녀 라원(24·부후 318기) 중사와 큰아들 찬호(23·부후 323기) 중사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빨간 명찰’을 선택했다.

 라원 중사는 아버지와 같은 사단 공병대대에서 부소대장 임무를 수행 중이다. 찬호 중사는 백령도 6여단에서 사진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문 준위 부인의 이종사촌 4명도 현역 해병 부사관이다. 81년 작고한 장인 고(故) 김태중 씨는 헌병부사관으로 베트남전쟁에 두 차례나 참전한 해병대 예비역 중사다. 장모 이복필(67) 씨를 포함한 5남매는 해병대원을 배우자로 맞을 정도로 해병대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남다르다.

 문 준위의 부인 김수빈(44) 씨는 라원 중사의 해병대 입대를 권유했으며, “해병이 아니면 절대 시집·장가를 보내지 않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해병대보다 해병대를 더 아낀다.

 중학생인 막내아들 석현(16) 군 역시 “기필코 해병대에 입대하겠다”며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석현 군은 해병대원이 갖춰야 할 강철 체력을 확보하기 위해 격투기 선수로 활동 중이다.

 

 # 무술실력도, 해병대 사랑도 ‘최고’

 라원·찬호 중사는 ‘무에타이 남매’로 불린다. 두 명 모두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해병대에 입대하기 전까지 12년 동안 무에타이를 연마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보유한 무술 단증은 11단이다. 격투기 사범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남매의 무에타이 실력은 취미활동 수준을 넘어섰다.

 격투기 4단의 라원 중사는 2008년 한국 주니어미들급 챔피언에 올랐으며, 각종 전국대회 입상 경력을 자랑한다. 부대에서 무적도(해병대 특공무술) 교관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동생 찬호 중사도 격투기 4단의 실력파다. 2008년에는 국내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가족 중에 해병대원이 많다 보니 에피소드도 다양하다.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해병대 이야기로 시작해서 해병대 이야기로 밤을 지새우는 건 다반사다. 라원 중사는 해병 부사관인 아홉 살 차이의 외삼촌과 연인 사이로 오해받는 웃지 못할 경우도 있었다.

 문 준위와 딸·아들이 포항에 근무했을 때는 전투복 안에 입는 똑같은 속옷과 양말이 누구 건지 몰라 먼저 챙기는 사람이 임자였다. 이들의 관계를 모르는 동료가 가족에 대해 섭섭함을 표현했을 땐 당혹스러워 진땀을 흘린 적도 있다고 한다.

 문 준위는 딸·아들과 함께 해병대 군복을 입고 있는 현재가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며 3대(代)를 잇는 병역 명문가임을 자랑스러워했다.

 문 준위는 “군인이라는 특성상 온 가족이 모이기는 어렵지만 군복을 입은 남매를 떠올릴 때마다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진다”며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 국가로부터 받은 혜택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라원·찬호 남매 중사도 해병대는 인생의 ‘레드 카펫’이라며 다시 태어나도 해병대 부사관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릴 적 아버지의 팔각모를 쓰고 뛸 듯이 좋아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팔각모와 빨간 명찰을 이어받아 정말 기쁩니다. 아버지와 친척들의 멋진 모습에 반해 자연스럽게 해병대를 선택한 만큼 부끄럽지 않은 해병대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