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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하나라는 것은 국방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명예와 충성심으로 상징되는 군은 군기와 사기를 먹고사는 집단이다. 전장에서 병사의 일탈과 실수에 일벌백계의 처단을 내리고 흩어지는 기세를 결집했던 극단의 처방은 모두 군기와 사기였다.
▼춘추전국시대 무패신화의 장군, 오기가 지은 오자병법의 `필사즉생(必死則生) 행생즉사(幸生則死).'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요, 오히려 살려 하면 죽을 것이라는 결사의 의지이다. 임진왜란 영웅 이순신 장군의 말로도 유명한 `생즉사 사즉생'도 극한의 사기 다짐이다.

▼군대의 극한의 대명사는 해병대다. 대한민국 해병대는 1949년 4월15일 진해 덕산 비행장에서 적은 병력과 열악한 장비로 창설되어 6·25전쟁과 베트남전 참전을 통해 성장해 왔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표어는 미 해병대의 `Once a Marine, Always a Marine'에서 한국전쟁 시 유래한 것으로 한국 해병대가 사용해 온 우리의 것이다. 해병대 출신자들의 긍지는 남다르다. 군에 가는 것을 기피하는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한국 사회에서 군대는 가능한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해왔다. 이런 세태는 돈깨나 있고 힘 가진 사람들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자식을 군에 보내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모습으로 투영됐다. 이는 한국 사회의 결속과 통합을 저해하는 핵심요인의 하나다.

▼올해 해병대 지원자가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고 한다. 올해 해병대 모집인원은 977명. 지난 13일 마감 결과 응모자는 3,488명으로 경쟁률이 3.6대1에 달했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으로 해병 2명이 전사했는데도 오히려 기피하지 않고 다투듯 최전방 전사(戰士)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책임감 있는 우리 젊은이들의 해병대 입대 행렬에서 한국의 밝은 미래를 확인하게 된다.

강원일권혁순논설실장· hsgweon@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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