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jpg

                                                                                                                                                                이영주 해병준장

 

 

우리는 평소 드라마나 스포츠를 즐겨본다. 여기에 극적인 변화나 반전이 없다면 재미가 없을 것이다. 세상사 역시 반전의 묘미가 있어 더욱 살맛 나는지 모른다. 70년대 고교야구는 프로 스포츠 못지않은 큰 인기를 누렸다. 그 인기의 요소 중 하나가 역전승이었다. 그것도 9회 말 투 아웃에 펼쳐지는 역전승은 관중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했다. 역전승을 거둔 팀은 단순히 운에 기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연습과 훈련을 통해 승리할 수 있는 저력을 이미 갖추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기원전 200여 년, 로마와 카르타고는 지중해 연안의 패권을 놓고 충돌했다. 이베리아 반도에 근거지를 두고 카르타고의 한니발이 프랑스 남부와 알프스를 거쳐 이탈리아 반도로 침공했다. 세계 전사에 유명한 칸나에전투에서 로마는 한니발에게 대패하고 전전긍긍한다. 이때 로마의 스킬피오는 지중해의 해상 우세를 이용, 이베리아 반도를 공격해 카르타고를 패망시킨다. 수세에 몰린 로마가 적의 근거지를 공격하는 반전의 묘수를 발휘해 대제국을 건설하는 계기를 마련했던 것이다.

이렇듯 스포츠와 전쟁에서 반전의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는 저력은 과연 무엇일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한 기업은 위기를 호기로 반전시켜 기업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으나, 이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기업은 외국기업에 합병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군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의 안보환경 하에서는 먼저 지휘관이나 리더가 다가올 전장 환경에 미리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 지형과 기후의 연구, 끊임없는 훈련, 항재전장의식에 입각한 전투준비태세·무기체계의 개발 등 다양한 요소들을 두루 실전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또 반전에 대한 개념 연구와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군사교육에서도 공세 이전의 교리 즉 역습, 역공격, 반격 등 결정적 작전의 연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와 같이 주변 강대국에 대응해 국가의 부를 창출·유지하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결정적 펀치’가 요구된다. 기업도, 개인도 이러한 인식 전환과 반전의 결정적 펀치를 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모든 젊은이는 예외 없이 병역의 의무를 진다. 이들은 20대 초반 가장 활발한 시기에 통제되고 절제된 생활을 한다. 일상의 생활과 다르기 때문에 정지된 시간, 즉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기로 인식하고 그저 피동적으로 군 복무를 마치는 장병들도 있다. 하지만 생각과 자세를 한번 바꿔 보자. 이 시기를 인생의 반전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설정하고 실천해 보자. 군생활은 사회에서 얻기 어려운 반전 요소들을 많이 제공한다. 조국에 대한 충성심, 정신력, 단체생활 속에서 인간관계 맺기, 리더십, 여가시간을 이용한 어학·자격증 획득, 다양한 취미활동 등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러한 것들은 전역 후 사회생활에서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매우 필요한 요소다.

준비된 사람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 국군 장병 여러분은 군생활을 통해 인생의 반전을 준비하는 주인공이 돼야 한다. ‘반전 드라마’는 스스로 준비하는 자에게만 주어진다. 군생활을 통해 우리 모두의 인생을 빛나게 할 ‘반전의 카운터 펀치’를 준비하자.

<이영주 준장·해병대사령부 기획관리부장>  2008.02.26

TAG •

  1. 해병대 헌병대 - 구문굉

    해간35기 구문굉님 과거 해군 서울지구 헌병대는 서울에 사는 왼 만한 사람이면 모두가 알고 있을 정도였다. 지금은 상업은행 본점이 그 자리에 우뚝 서 있고 옆으로는 남산 2호 터널이 뚫려 있어 그렇지, 옛날에는 남산 2호 터널도 생기지 않았고 바로 그 자리에 벨기인들이 지은 붉은 2층 벽돌집이 위엄 있게 버티고 있는...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13627
    Read More
  2. 1968 내가 만난 미 해병대 전우들 - 구문굉

    1. 나와 미 해병대원과의 첫 만남. 내가 개인적으로 미 해병대 장사병들과 처음 만났던 일들과 서로 교분이나 의기투합을 했던 일들을 상기해 보면 나의 경우 꽤 여러 미 해병들과 접촉을 했던 것으로 기억 된다. 사실 나는 월남에 도착했을 때만해도 각 보병중대에 두 명의 미 해병대 앵그리코맨이 파견 되어 있는 줄은 미...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5812
    Read More
  3. 곽해병의 해묵은 일기

    곽해병의 해묵은 일기 그시절 주월 한국군에게 고국으로 부터 오는 위문단은 삭막한 열대의 베트남 이국 전선의 한국군들 한테는 군생활의 활역소가 되었다고 하면 그 누가 이유달 사람 없으리라! 대개 고국에서 오는 그런 주월 한국군 위문단은 3등급으로 나눌수 있다. 1등급은 완전 잘나가는 일류 스타급 연예인 들이다. 2...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3267
    Read More
  4. 잊혀진 해병대 내무생활 기억 - 영원해병

    잊혀진 해병대 내무생활 기억 - 영원해병 얌마! 박수병! 너 근무 나가! 오대 장성중의 하나인 "해병병장 고참병장 제대말년 병장 열외병장 양수병이 박수병 한테 명령했다. 때론 근무에 관한한 지 소관이 아니기 때문에 양수병이 쫄따구 박수병 한테 근무 나가라 마라 할 자격이 없는데, 가끔이면 지 맘대로 제대말년 고참수...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11464
    Read More
  5. 연평도로 날아간 국회 국방위의원들

    해병대 6여단은 적은 병력으로 백령도와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 5개 섬에 배치되어 서해 북방을 책임지는 한편수도권 2천만을 지키는 주요한 위치에 도사리고 북한의 도발을 응징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요즈음 북한의 태도는 한나라의 국가이기를 거부한 지구상에서 유일한 이단자의 길을 걷고 있다. 2차례의 핵실험...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3480
    Read More
  6.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 펌

    In memory of my fallen comrade of 2nd ROK Marines Brigade (Blue Dragon), Whom my unit served with was part of. Park--Kim--Lee, and many others whose names I'll never know. But, I'll never forget. Sub Unit One, 1st ANGLICO, USMC." "나와 같이 소속되어서 싸웠던 대한민국 해병대 청룡부대의 내 전우들을 추...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3306
    Read More
  7. 귀국

    ★ 월남전에 참전하고 돌아오시는 어느 해병대 선배님의 수기중 귀국부분입니다. 배가 다낭항을 출발하고 몇 시간 후부터 다시 멀미에 시달려야 했다. 이번 멀미는 작년 월남에 올 때 보다도 더 심했다. 일년이 넘는 월남 생활에 심신이 많이 망가졌나보다....그래도 우리는 좋았다. 마냥 행복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모두들 ...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4182
    Read More
  8. 쏟아지는 총탄에 멈춘 기관차… 장단역 시간도 거기서 멈췄다

    밀려드는 중공군 목숨바쳐 막아낸 해병대 776명 젊음도 함께 흘러 1000여 개의 총탄 자국, 무참히 일그러진 바퀴… 22일 오전 경기 파주시 임진강 통일대교 앞. 육군 제1사단의 민통선(민간인출입통제선) 검문소를 지나며 임진강 왼쪽 자유의 다리를 바라보았다. 그 옆에 장단역 증기기관차가 전시돼 있었다. 1950년 12월 31...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3707
    Read More
  9. No Image

    다시 보고싶은 22대대장 박호철 대대장님

    다시 보고싶은 22대대장 박호철 대대장님 - 해병대CD中에서 하교214기 이동원 긴 훈련소 생활 6개월을 마치고 실무부대에 처음 왔을때우리 부대는 난리가 났었다. 1992년 0월, 000지역으로 상륙기습훈련을 위해 해상이동을 하던 0중대가 소용돌이를 만나 보트가 뒤집히는 바람에 소용돌이에 휩쓸린 해병대원 2명이 파도에 휩...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17666
    Read More
  10. No Image

    해병대의 여전사들!

    해병대 4기 해병공수 123차 첫 자격강하를 마치고 공수교육동기들과 철모에 막걸리를 마시는 장면 해병대 여군장교 1호 한경아대위 1사단 71대대 소대장 한진영 소위(2중대 2소대장)가 소대원과 함께 암벽 레펠을 하고 있다. 해병대 최초의 해외파병 여군 허정은(28세, 사후98기)대위 헌병대 여군장교 이수연 소위(해군사관...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6205
    Read More
  11.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 - 이영주 해병준장

    이영주 해병준장 우리는 평소 드라마나 스포츠를 즐겨본다. 여기에 극적인 변화나 반전이 없다면 재미가 없을 것이다. 세상사 역시 반전의 묘미가 있어 더욱 살맛 나는지 모른다. 70년대 고교야구는 프로 스포츠 못지않은 큰 인기를 누렸다. 그 인기의 요소 중 하나가 역전승이었다. 그것도 9회 말 투 아웃에 펼쳐지는 역전...
    Date2010.05.25 By운영자 Views3297
    Read More
  12. 이사진을 기억하나요?

    그때 그사진의 주인공이 바로 그 사진을 들고 노무현대통령을 조문한 해병중위입니다.
    Date2010.05.24 By운영자 Views4449
    Read More
  13. 천자봉구보

    춥고 배 고프고 졸립던 시절을 회상하며......... 보병은 3보이상 구보입니다. 훈련소에서는 행군하는 것 이외에는 걸어다니지를 않았고, 쉴 때도 앉아서 쉬지 못하고 서서 쉬었는데 그래도 진해훈련소 구보의 하이라이트는 천자봉 구보입니다. 천자봉을 진해훈련소에서 보면, 정상에 하얀 글씨로 "해병혼"이라고 표시되어 ...
    Date2010.05.24 By운영자 Views4407
    Read More
  14. 스무살 새로운 도전

    1사단 포병연대 일병 황인성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 싱그러운 풀 냄새가 나는 5월이 되어 어느덧 일병으로 진급을 하고 내 나이도 만 20살이 넘어 드디어 성년이 되었다. 성년의 날... 장미, 향수, 그리고 달콤한 키스를 연인에게 주는 날. 이제 진정으로 성인이 되는 사람에게 축하와 격려를 해주는 날이다. 하지만, ...
    Date2010.05.20 By운영자 Views2964
    Read More
  15. 한국인이라는 것 그리고 해병대라는 것

    2사단 본부대대 상병 김성철 (2007) 저는1985년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 운이 좋게도 미국 국적이라는 것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외가 친척들이 어려서부터 미국에 이민을 가서 저 또한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10년 정도 살다가 부모님을 따라 한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귀국한 후 한국...
    Date2010.05.20 By운영자 Views333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Next
/ 22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