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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주 해병준장

 

 

우리는 평소 드라마나 스포츠를 즐겨본다. 여기에 극적인 변화나 반전이 없다면 재미가 없을 것이다. 세상사 역시 반전의 묘미가 있어 더욱 살맛 나는지 모른다. 70년대 고교야구는 프로 스포츠 못지않은 큰 인기를 누렸다. 그 인기의 요소 중 하나가 역전승이었다. 그것도 9회 말 투 아웃에 펼쳐지는 역전승은 관중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했다. 역전승을 거둔 팀은 단순히 운에 기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연습과 훈련을 통해 승리할 수 있는 저력을 이미 갖추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기원전 200여 년, 로마와 카르타고는 지중해 연안의 패권을 놓고 충돌했다. 이베리아 반도에 근거지를 두고 카르타고의 한니발이 프랑스 남부와 알프스를 거쳐 이탈리아 반도로 침공했다. 세계 전사에 유명한 칸나에전투에서 로마는 한니발에게 대패하고 전전긍긍한다. 이때 로마의 스킬피오는 지중해의 해상 우세를 이용, 이베리아 반도를 공격해 카르타고를 패망시킨다. 수세에 몰린 로마가 적의 근거지를 공격하는 반전의 묘수를 발휘해 대제국을 건설하는 계기를 마련했던 것이다.

이렇듯 스포츠와 전쟁에서 반전의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는 저력은 과연 무엇일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한 기업은 위기를 호기로 반전시켜 기업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으나, 이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기업은 외국기업에 합병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군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의 안보환경 하에서는 먼저 지휘관이나 리더가 다가올 전장 환경에 미리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 지형과 기후의 연구, 끊임없는 훈련, 항재전장의식에 입각한 전투준비태세·무기체계의 개발 등 다양한 요소들을 두루 실전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또 반전에 대한 개념 연구와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군사교육에서도 공세 이전의 교리 즉 역습, 역공격, 반격 등 결정적 작전의 연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와 같이 주변 강대국에 대응해 국가의 부를 창출·유지하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결정적 펀치’가 요구된다. 기업도, 개인도 이러한 인식 전환과 반전의 결정적 펀치를 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모든 젊은이는 예외 없이 병역의 의무를 진다. 이들은 20대 초반 가장 활발한 시기에 통제되고 절제된 생활을 한다. 일상의 생활과 다르기 때문에 정지된 시간, 즉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기로 인식하고 그저 피동적으로 군 복무를 마치는 장병들도 있다. 하지만 생각과 자세를 한번 바꿔 보자. 이 시기를 인생의 반전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설정하고 실천해 보자. 군생활은 사회에서 얻기 어려운 반전 요소들을 많이 제공한다. 조국에 대한 충성심, 정신력, 단체생활 속에서 인간관계 맺기, 리더십, 여가시간을 이용한 어학·자격증 획득, 다양한 취미활동 등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러한 것들은 전역 후 사회생활에서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매우 필요한 요소다.

준비된 사람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 국군 장병 여러분은 군생활을 통해 인생의 반전을 준비하는 주인공이 돼야 한다. ‘반전 드라마’는 스스로 준비하는 자에게만 주어진다. 군생활을 통해 우리 모두의 인생을 빛나게 할 ‘반전의 카운터 펀치’를 준비하자.

<이영주 준장·해병대사령부 기획관리부장>  200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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