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파일럿, 나는 길이 없는 곳으로 간다'의 저자 오현호 씨가 비행 교육을 받은 미국 베로비치 공항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빛비즈 제공
모두 청년의 도전과 희망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도전은 쉽지 않다. 딱히 내세울 스펙도 없고 실패하면 '끝'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고 있어서다. 이렇게 도전이 두렵다면 신간 '부시파일럿, 나는 길이 없는 곳으로 간다'를 쓴 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변변한 스펙 하나 없이 무모한 도전을 계속해 결국 모든 도전을 자신의 스펙으로 만든 청년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출발은 정말 초라했다. 아버지의 빚보증으로 가세가 기울었고 부모님은 이혼하셨다.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었다. 반 성적이 49명 중 43명으로 수능 7등급. 요즘 말로 전형적인 '흙수저'인 셈이었다.
이렇게 살다 죽기 싫었던 저자는 해병대에 지원했다. 지옥 같은 훈련을 거치며 그는 점점 변해갔다. 세상일이 다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자신이 좀 더 땀 흘리면 다른 사람들의 행복이 커진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행동'의 중요성 역시 알게 됐다.
전역 후 그는 딴사람이 됐다. 도전이 일상이 된 것이다. 해병대 맞선임과 전역 후 전국 무전여행을 떠난 것을 시작으로 그는 자신이 원하는 일에 도전을 시작했다. 그 결과 스쿠버다이빙 강사, 45개국 일주, 철인 3종 경기, 사하라사막 마라톤 완주, 아프리카 르웬조리 산맥·히말라야 텐트피크 등정 성공을 이뤘다. 이런 성공은 자연스레 스펙이 됐다. 게임업체 넥슨을 거쳐 삼성전자 중동총괄에 입사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어린 시절 꿈이었던 '파일럿'이 되기 위해 사표를 쓰고 비행학교에 입교했고 마침내 파일럿의 꿈을 이룬 것이다.
그가 겁 없이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잃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책상 앞에 앉아 수십 시간, 수백 시간 고민해 봤자 이뤄지는 것이 없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금 당장 책상을 박차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야 한다. 움직이고, 만나고, 대화하고, 몸으로 부딪치다 보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기회가 있는지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책 제목에 등장하는 '부시파일럿'은 '경제적·환경적 요인으로 길이 놓이지 않은 곳에 물자와 승객을 태워 나르는 조종사'를 말한다.
자발적으로 미지의 세계를 넘나드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부시파일럿을 자처하는 저자는 책을 통해 우리에게도 '부시파일럿의 세계에 도전하라'고 손짓한다. <국방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