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왜 이러세요?"
아카펠라 공연이 진행되던 중 객석 장병들이 우당탕 의자를 뛰어넘으며 뛰쳐나갔다. 공연장에는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잠시 후 장병들이 웃으며 돌아왔다. 서로의 머리를 쓰다듬고 안아주는 모습이 이상했다. 공연을 도와주던 간부는 우리가 저지른 잘못 아닌 잘못을 이야기했다. "노래 부를 때 사이렌 소리 내셨습니까?" "네! 아주 작은 소리로!" 죄명은 사이렌 소리를 똑같이 표현한 죄다. 장병들은 우리가 입으로 만든 사이렌 소리에 비상이라 생각했고 5분대기 소대를 시작으로 전투배치를 위해 뛰어나갔단다. 긴장을 풀고 공연을 관람했고 함성이 요란했는데 장병들은 용하게도 사이렌 소리를 찾아 들었다. 훈련이 얼마나 반복되고 매 순간 얼마나 긴장을 하면 동물적으로 반응할 수 있을지 대견한 마음이었다. 해병대6여단 1대대 장병들의 준비된 힘을 우리는 눈으로 목격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준비되고 든든한 해병들이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아카펠라 그룹 보이처는 지난 3년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하는 '신나는 예술여행' 사업에 동참해 국군 장병들을 찾아다녔다. 강원도 최전방 부대부터 제주도 바닷가 부대까지 장병들을 찾아갔고 그들과 함께한 시간은 특별하고 감사했다. 나라를 위해 젊음을 바치는 그들을 위해 진심으로 공연했다. 아이처럼 웃던 모습부터 여성 보컬에 '떼창' 함성을 보내던 표정까지 그들을 응원하러 나섰던 우리가 오히려 장병들에게서 큰 힘을 돌려받은 시간이었다. 특히 해병대6여단 공연에서는 더욱 큰 힘을 받고 돌아왔다.
서해 최전방 섬에 위치해 공연 기회가 거의 없어 육지 사람만 봐도 반가워한다는 그들이다. 바다 날씨가 좋지 않아 공연 날짜를 수차례 다시 잡았고 취소 직전 어렵게 바닷길이 열렸다. 험난한 과정 끝에 도착해 더욱 애틋하게 공연을 이어갔다. 해병대 군가 모음도 특별히 아카펠라로 편곡해 수없이 연습했다.
군가가 익숙하지 않은 여성 보컬들의 군가 소리에 큰 목소리로 합창하며 힘을 전하던 해병대 장병들을 잊을 수 없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다급한 뉴스가 연일 보도된다. 그런데도 나는 우리 장병들을 믿는다. 공연장을 박차고 뛰어나가던 최전방 해병대 장병들을 확인하고 왔기 때문이다. 믿음으로 대한민국 국군 장병을 응원한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아카펠라 그룹 보이처가 국군 장병을 응원합니다.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강한 자부심입니다!" / 국방일보 독자마당
<김홍섭 아카펠라 그룹 보이처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