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위해 기도하며 살아갑니다.” 

해병대 제대 후 칼과 도장나무를 들고 오로지 생활고(生活苦)를 해결하기 위해 연평도, 백령도 등지로 이곳저곳 다녔던 기억은 이제 아련한 옛 추억이 되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당시의 일이 시련으로 남아 있다. 

 

김정식.jpg

◇ 김정식씨가 평생모은 수석 전시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데일리안 안병희

 

그때마다 홀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해 냈다. 

여주군 여주읍내 군민회관 옆에 사무실을 내고 일년 365일 봉사활동을 위해 근무하고 있는 6.25참전전우회 여주군 지회 김정식 회장(78). 

 

해병 출신인 김 회장 가족은 3대가 해병을 제대했다. 두 아들이 해병을 다녀왔고 김 회장의 손자 둘이 또 해병 출신으로 해병가족 중 이렇게 군복무를 마친 일은 전례가 없다. 

 

여주읍 중앙통 시장에서 ‘홍콩안경’이라는 안경점을 아들과 함께 운영하며 여생을 활기찬 자원봉사 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그에게 ‘남을 돕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되어 버렸다. 

 

“매우 가난한 삶 속에서 평생 먹고살 정도의 경제적 여력을 10년 만에 마련했다”고 말하는 김 회장의 얼굴에는 여유가 묻어나온다. 

 

어렵고 힘든 나날을 보냈지만 이제 고된 삶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찾아 자원봉사와 사회에 기여하는 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온몸으로 느낀다고 전한다. 

“지나간 시간을 뒤돌아보면 회한도 많고 심지어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일들도 많았지만, 어둠의 긴 터널을 굳센 의지로 헤쳐 나온 제 자신을 생각해 보면 가슴 벅찬 기쁨이 온몸으로 전해져 온다”며 감회에 젖는다. 

 

5.16혁명 이후 여주로 들어와 모진 풍파를 이기며 살아야만 했던 김 회장은 여주의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고심하게 되는데, 그 열쇠는 서민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들 수 있는 서민금융이었다고 말한다. 

투표에 의해 선출되는 여주신용협동조합 이사장을 3,4,5대에 걸쳐 맡으면서 여주 서민금융을 강화시켰다. 

 

한때 반대파에 의해 일시 밀려났다가 신협이 위기에 처하자 지지자들에 의해 다시 복귀, 서민경제의 터전을 다시 회복시켰던 일은 아직도 그의 기억에 생생하다. 

김 회장은 다양한 경험을 했고, 여러 사람들도 만났다. 그 중에서 여주대학 설립자인 정동성 박사를 보필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또한 인천과 수원에서 정당 활동을 펼친 경험, 여주에서 40대 초반에 마을이장을 맡은 일, 나이 60세가 넘어서도 반장을 하면서 주민들과 지냈던 기억은 잊을 수 없다. 

이제 그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역경의 순간들을 지나서 평온한 마음으로 매일같이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5.16혁명 이후 여주로 이전해 와 잠시 머물려고 했던 것이 그를 평생 여주사람으로 만들었다. 

 

news1293519117_232289_2_m.jpg

◇ ⓒ 데일리안 안병희

 

그의 삶의 흔적은 여주박물관의 남한강수석전시실에서 다시 피어나고 있으며, 남한강을 사랑하며 57년간 수집한 수석은 무려 1000여점이 넘는다. 

이들 수석 중 일부를 여주 박물관에 기증해 ‘남한강수석전시실’을 꾸몄고 수석전시실에는 150여점이 전시돼 있다. 

 

그의 취미는 수집으로 모은 우표가 8000장이 넘고 각종 연하장과 수석메달, 라이터, 양주병 등 평생을 수집을 하면서 인생의 여유를 즐겨왔다.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아주 짧은 생각이지요. 언제 없어질지도 모르고 자식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없어요. 그러나 박물관에 기증하면 제가 죽어서도 100년, 200년 아니 천년이상 ‘김정식 이라는 사람이 멋진 수석을 기증했구나!’라는 찬사 속에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으니, 이보다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어요” 

 

78세의 나이에도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조차 인격과 존중을 생각해 반말을 하지 않는 김정식씨의 절제된 생활은 이제 그 소중한 물품들이 여주박물관에 기증되면서 그 가치와 품격이 더욱 고상하게 빛나고 있다.


  1. 연평도전투수기 - 우리는 대한민국 국가대표다

    해병대지47호 - 연평도포격도발 특집 전투수기 연평부대 제7포병중대장 대위 김정수 해병대 연평부대 포 7중대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포병중대’다. 전군 최초로 대한민국이 개발한 세계적인 명품 K-9 자주포가 배치됐다는 것을 알고 서북도서에서의 군복무로 자부심을 갖도록 내가 붙인 애칭이다. 2010년 11월 23일 여느 때...
    Date2011.01.03 By운영자 Views5379
    Read More
  2. 포화속의 어린이를 살려라!

    해병대지 37호 영웅들의 이야기 - 속의 어린이를 살려라! 글 대위 이기원 사진 편집팀 무자비한 북한군의 포격 속 나의 안위보다 타인의 목숨을 생각한 이 시대의 군인들 무자비한 북한군의 포격 속에서도 연평도 해병대원들은 자신의 안위보다는 타인의 목숨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연평부대 인사과장 남정일 소령과 군숙...
    Date2011.01.03 By운영자 Views6395
    Read More
  3. 해병대정신은 화염보다 뜨거웠다 - 영웅들의 이야기

    영웅들의 이야기 / 해병대지 37호 - 연평도포격도발 특집 글-중위 김창완 / 사진-대위 이성홍 등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故 서정우 하사와 故 문광욱 일병. 꽃다운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북한의 공격이 있은지 어느덧 한 달이 넘어간다. 아픔은 시간의 물결에 씻겨 나간다고 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청...
    Date2011.01.03 By운영자 Views5863
    Read More
  4. 해병정신 김정식씨, ‘남돕는 일은 이미 일상’

    “어머니를 위해 기도하며 살아갑니다.” 해병대 제대 후 칼과 도장나무를 들고 오로지 생활고(生活苦)를 해결하기 위해 연평도, 백령도 등지로 이곳저곳 다녔던 기억은 이제 아련한 옛 추억이 되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당시의 일이 시련으로 남아 있다. ◇ 김정식씨가 평생모은 수석 전시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
    Date2010.12.30 By운영자 Views4716
    Read More
  5. 해병대복무한 이재연 모델라인 대표

    軍이 준 만남·지혜·추억 `철부지 모델→모범생 모델' 변신 <국방일보 / 2010.12.23> 모델라인 본관이 자리 잡고 있는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뒤편은 모델, 에이전시 직원, 연예인들로 넘쳐난다. 이재연 대표를 인터뷰하던 날, 거리에서 수많은 패션 피플들을 만났다. 그래서일까? 왠지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녹차보다는 아...
    Date2010.12.29 By운영자 Views9013
    Read More
  6. 연평도 포격도발 부상한 병사 첫 전역자, 김용섭해병

    [조선일보] 2010년 12월 28일(화) 오전 03:0 27일 오후 경남 함양군 함양읍 교산리 한 집에서 예비역 병장 김용섭(22)씨가 해병대 연평부대 전우들과 찍은 사진첩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부상한 병사 가운데 첫 전역자다. 민간인으로 돌아온 김씨는 "부모님을 뵈어서 기쁘지만, 아...
    Date2010.12.28 By운영자 Views6662
    Read More
  7. 전우회와 독립추진위의 두 신문광고

    해병대전우회의 조선일보광고와 해병대독립추진위의 동아일보 광고 캡춰사진입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원본이미지를 보실수 있습니다.
    Date2010.12.27 By운영자 Views7534
    Read More
  8. 해병대의 두 장군

    해병대의 두 장군 나는 1997년 가을 해병대 사령부와 해병 제1사단 및 제2사단의 위관장교들을 대상으로 "공격 시 소총중대"라는 제목으로 90분 간씩 순회교육으로 강의한 일이 있다. 이 강의는 나의 제언으로 당시의 해병대 사령관(전도봉 장군)의 요청으로 순회교육 일정에 의거 실시되었다. 이 강의는 1958년 2월 미 제1...
    Date2010.12.22 By운영자 Views11030
    Read More
  9. 울지마라 해병이여 - 짐홀(533기)님의 연필화

    그림 크기 : 47 * 39 울지마라 해병이여..... 그대의 눈물은....... 오래전 그저 그런 해병이었던 이 못난 선배 가슴을 찢어 놓는구나........ 아무것도 그대들에게 해줄수 없는 못난 선배는..... 그저 목메이는 슬픔과 가슴속 깊이 터져나오는 증오만 가득할 뿐이네...... 고 서 정우 하사 고 문 광욱 일병 우리는 기어코 ...
    Date2010.12.20 By운영자 Views8434
    Read More
  10. 해병대 - 강원일보 언중언

    군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하나라는 것은 국방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명예와 충성심으로 상징되는 군은 군기와 사기를 먹고사는 집단이다. 전장에서 병사의 일탈과 실수에 일벌백계의 처단을 내리고 흩어지는 기세를 결집했던 극단의 처방은 모두 군기와 사기였다. ▼춘추전국시대 무패신화의 장군, 오기...
    Date2010.12.20 By운영자 Views4304
    Read More
  11. No Image

    자랑스런 대한의 아들, 믿음직한 아들

    연평도 해병대 포7중대(중대장 김정수 대위)가 있는한 대한민국 안보는 이상없습니다. 북한의 기습 폭격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고 신속하게 중대원들을 지휘 큰피해 없이 대응 사격을 할수 있었는것은 불굴의 해병대 정신과 중대원들과 혼연일체가 되지 않으면 있을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봅니다 정말 가슴 뿌듯하고 ,자랑스런 ...
    Date2010.12.14 By지킴이 Views4233
    Read More
  12. No Image

    연평도포격 현장수기 - 사수 병장 정병문

    ▶제7포병중대 3포 사수 병장 정병문훈련이 끝나서 한결 수월한 기분으로 포 정리를 하고 있었다. 기준 3포로서 아쉽게 늦게 쏜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수입을 하던 도중 타 중대 사격소리인가 하는 포성소리가 들렸다. 우린 정리를 하며 서로 격려의 말을 주고받으며 4포가 불발탄 처리절차를 잘 해야 할 텐데 하며 아쉬...
    Date2010.12.14 By관리자 Views5490
    Read More
  13. No Image

    연평도포격 현장수기 - 조종병 상병 박태민

    ▶제7포병중대 자주포 조종병 상병 박태민11월 23일. 이 날은 휴가를 나가는 날이었다. 모든 걸 마치고 배터에 가서 표를 끊기 위해 매표소 앞에서 기다리는데 배가 보이기 시작하는 동시에 마을 쪽에 포탄이 한두 개 떨어지더니, 소나기가 오듯 수십 발의 포탄이 마을을 뒤엎었다. 순식간에 건물들이 날라 다니고 이곳저곳에...
    Date2010.12.14 By관리자 Views7429
    Read More
  14. No Image

    연평도포격 현장수기 - 인사병 병장 백종협

    ▶ 본부중대 인사병 병장 백종협2010년 11월 23일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6시30분 총기상과 동시에 조별과업 정렬을 떠났다. 간단한 인원 파악 및 국군도수체조, 조별과업을 부여받고 해산을 한 뒤 근무표를 확인했는데, 근무표를 보니 13시~16시까지 주간 3직 근무였다. 오늘 14시에 대 해상사격훈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
    Date2010.12.14 By관리자 Views3460
    Read More
  15. 연평도포격 현장수기 - 의무병 이병 윤성문,강병욱

    ▶의무실 의무병 이병 윤성문 윤성문 이병 2010년 11월 23일 포 훈련을 하고 있던 중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오고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것도 훈련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연기가 피어오르고 동기가 파편에 맞는 것을 보고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여기저기에서 포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와 공포는 물 밀...
    Date2010.12.14 By관리자 Views475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22 Next
/ 22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