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지47호 - 연평도포격도발 특집 전투수기

연평부대 제7포병중대장 대위 김정수

 

rokmc37_011.jpg해병대 연평부대 포 7중대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포병중대’다. 전군 최초로 대한민국이 개발한 세계적인 명품 K-9 자주포가 배치됐다는 것을 알고 서북도서에서의 군복무로 자부심을 갖도록 내가 붙인 애칭이다.
2010년 11월 23일 여느 때처럼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소연평도를 바라봤다. 아침 해가 아직 뜨지 않았지만 동이 트는 모습에 오늘 사격이 정상적으로 실시될 것을 알았다. 드디어 오후가 되어 사격이 시작되었고 준비한데로 2문은 사격에 미참가하고 혹시 모를 적의 도발에 대비하여 사격태세를 유지한 채 4문이 사격을 실시했다. 또한 다른 모든 중대원은 각자 임무수행 위치에서 대기하였고, 사격은 절차에 의해 정확히 진행되어 맑은 하늘에 한 가닥 선을 그리며 정확히 표적 위치에 명중했다.
2개 관측반 모두 명중을 통보하고 ATT 우승을 확신하며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던 중4포에서 안전 통제관 역할을 수행하던 포술담당으로부터 격발 불량을 보고 받고 천천히 불발탄 처리절차를 시행 하라고 지시를 했다. 다른 모든 포반은 4포가 사격이 끝날 때까지 숨죽여 기다리고 있던 중 쾅! 하는 파열음이 들렸고 상황실에 있던 모든 대원은 무엇인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는지 나를 가만히 쳐다봤다.
나는 직감적으로 뭔가 잘못됐다 판단하고 1층으로 올라가 포상을 바라봤다. 바로 눈앞에는 연병장을 지나 방음벽 틈으로 2포의 모습이 보이고 까만 연기가 중대를 완전히 뒤덮고 있었다. 아주 짧은 시간에 주둔지 주변과 마을까지 포탄이 파열하는 모습이 보였고 여기저기서 화염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고 신속히 상황실로 들어가 중대소산과 방독면 착용을 지시하였다. 그리고 부대장님께 주둔지 포탄 낙하 상황을 보고하고 장비 소산을 시키겠다고 건의했다.
부대장님은 신속히 소산을 지시하셨고 나는 행정관과 포술담당, 정비담당에게 상황파악과 피해현황을 파악해서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포반의 소산완료 보고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다시 상황실 밖의 상황을 살폈다. 연기의 색깔이나 아무런 냄새가 없었
다. 다시 상황실로 내려와 방독면 해제를 지시했을 때 부대장님의 사격준비 지시 명령이 내려왔다.
포탄이 낙하되는 상황에서 즉각 사격준비를 지시했다. 우리 중대원들은 차분하면서 대담하게 사격을 준비했고 6포, 5포가 사격준비 완료 보고를 했다. 6포는 얼마나 화가 났던지 3번이나“ 사격 준비 끝!” 을 외쳤다. 나는 그 때까지만 해도 적의 기습포격으로 피해 상황이 아직 파악이 되지 않아 우선 준비되는 대로 부대장님께 보고를 했고 잠시 대기하라는 동안 2포가 사격준비가 끝났다는 보고를 받았다.
내 눈으로 본 2포의 모습은 분명히 큰 부상을 입었거나 장비파괴로 임무가 불가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2포가 우렁찬 목소리로 사격준비 끝을 외칠 때 고마움과 자신감이 넘쳐났다. 그래서 부대장님께 3문이 사격준비가 끝났다고 정정보고를 하였고 부대장님은“ 사격해!” 라고 단호하게 명령하셨다.
그리고 사격을 하는 도중 통신이 되지 않는 1포와 3포는 유선 복구조를 투입시켰다. 언제 어디서 포탄이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전명준 병장은 두려움 없이 바로 달려가 포반의 유선을 개통시켰고 화염에 휩싸인 1포 인원들을 포 밖으로 유도했다.
첫 번째로 적을 향해 사격을 하는 우리는 긴장감 보다는 자신감에 찬 모습이었고 적의 기습에도 중대장의 지시에 따라 침착하게 소산을 하고 다시 사격준비를 해서 대응을 한 것이었다. 사격 중에 4포로부터 3포에 부상자가 있는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고 20발을 더 사격하라는 부대장님의 지시가 이어지고 또다시 재타격을 실시했다.
그러던 중 행정관으로부터 3포 인원이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보고를 받았고 1포 화재가 크다는 보고를 받아 1포는 즉각 화재를 진압하도록 지시했다. 잠시 후 3포로부터 무전을 받았다. 3포 반장의 목소리였다.“ 수동으로 사격임무에 가담하겠다”는 보고였다. 나는 환자를 파악했고“ 모두 이상 없습니다.”라는 포반장의 보고에 더 힘이 나고 고마웠다. 그리고 적의 2차 사격이 있었고 포병 레이더로부터사격요구가 들어왔다. 우리를 포격한 적을 찾아낸 것이었다.
나는 바로 표적전이를 지시하고 다시 사격을 준비했다. 이번에는 4문이 사격에 가담하게 되었고 또다시 포탄이 떨어지는 중에 3차 사격을 실시했던 것이다. 그리고 적 포탄에 의해 갑자기 정전이 되었고 통신이며 포대 통제기이며 작동이 되지 않는 암흑 속에서 상황실 인원들은 비상조명을 켰다. 나는 신속히 비상 발전기를 가동하도록 지시했고 적 포탄이 비산하는 가운데도 김영훈 상병은 발전기를 가동시켰다. 다행히 발전기가 가동되고 모든 장비가 정상으로 돌아왔고“ 사격 끝!” 보고와 함께 정적이 흘렀다.
조용한 가운데 나는 상황실에서 올라와 주변을 둘러봤다. 여기저기 화재로 인해 검은 연기와 화염으로 뒤덮히고 간부들과 중대 본부의 해병들은 병사에서 소방호스를 모조리 끌어 연결해서 1포상의 화재를 진압하고 있었다. 또한 추가적인 포격이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포반원들은 계속해서 사격준비태세를 유지토록 지시하였고 나머지 병력들도 계속해서 탄약고 주변과 포상 주변의 화재를 진압하며 포반의 피해사항을 보고 받고 추가 도발에 대비했다.
갑작스런 적의 기습 포격으로 선제 타격을 받은 중대가 적의 포탄에 목숨을 걸고 개인의 임무에 충실하고 상·하간에 서로를 챙겨가며 긴박한 상황에서도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임무를 수행해 준 중대원!
우리 해병들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 그리고 살아줘서 고맙다.
우리는 단 한명의 인명피해도 없이 이렇게 건재하며 평소 우리가 외치던‘ 대한민국 국가대표 포병중대’라는 자부심을 더욱 실감하였다. 우리의 영토와 국민에게 해를 끼친 북괴군에 대한 적개심은 중대장인 나를 비롯해 중대원 모두가 하늘을 찌르고 만약 적이 추가 도발한다면 모조리 가루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가득 차 있다.


  1. 연평도전투수기 - 우리는 대한민국 국가대표다

    해병대지47호 - 연평도포격도발 특집 전투수기 연평부대 제7포병중대장 대위 김정수 해병대 연평부대 포 7중대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포병중대’다. 전군 최초로 대한민국이 개발한 세계적인 명품 K-9 자주포가 배치됐다는 것을 알고 서북도서에서의 군복무로 자부심을 갖도록 내가 붙인 애칭이다. 2010년 11월 23일 여느 때...
    Date2011.01.03 By운영자 Views5375
    Read More
  2. 포화속의 어린이를 살려라!

    해병대지 37호 영웅들의 이야기 - 속의 어린이를 살려라! 글 대위 이기원 사진 편집팀 무자비한 북한군의 포격 속 나의 안위보다 타인의 목숨을 생각한 이 시대의 군인들 무자비한 북한군의 포격 속에서도 연평도 해병대원들은 자신의 안위보다는 타인의 목숨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연평부대 인사과장 남정일 소령과 군숙...
    Date2011.01.03 By운영자 Views6384
    Read More
  3. 해병대정신은 화염보다 뜨거웠다 - 영웅들의 이야기

    영웅들의 이야기 / 해병대지 37호 - 연평도포격도발 특집 글-중위 김창완 / 사진-대위 이성홍 등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故 서정우 하사와 故 문광욱 일병. 꽃다운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북한의 공격이 있은지 어느덧 한 달이 넘어간다. 아픔은 시간의 물결에 씻겨 나간다고 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청...
    Date2011.01.03 By운영자 Views5856
    Read More
  4. 해병정신 김정식씨, ‘남돕는 일은 이미 일상’

    “어머니를 위해 기도하며 살아갑니다.” 해병대 제대 후 칼과 도장나무를 들고 오로지 생활고(生活苦)를 해결하기 위해 연평도, 백령도 등지로 이곳저곳 다녔던 기억은 이제 아련한 옛 추억이 되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당시의 일이 시련으로 남아 있다. ◇ 김정식씨가 평생모은 수석 전시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
    Date2010.12.30 By운영자 Views4714
    Read More
  5. 해병대복무한 이재연 모델라인 대표

    軍이 준 만남·지혜·추억 `철부지 모델→모범생 모델' 변신 <국방일보 / 2010.12.23> 모델라인 본관이 자리 잡고 있는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뒤편은 모델, 에이전시 직원, 연예인들로 넘쳐난다. 이재연 대표를 인터뷰하던 날, 거리에서 수많은 패션 피플들을 만났다. 그래서일까? 왠지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녹차보다는 아...
    Date2010.12.29 By운영자 Views9008
    Read More
  6. 연평도 포격도발 부상한 병사 첫 전역자, 김용섭해병

    [조선일보] 2010년 12월 28일(화) 오전 03:0 27일 오후 경남 함양군 함양읍 교산리 한 집에서 예비역 병장 김용섭(22)씨가 해병대 연평부대 전우들과 찍은 사진첩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부상한 병사 가운데 첫 전역자다. 민간인으로 돌아온 김씨는 "부모님을 뵈어서 기쁘지만, 아...
    Date2010.12.28 By운영자 Views6657
    Read More
  7. 전우회와 독립추진위의 두 신문광고

    해병대전우회의 조선일보광고와 해병대독립추진위의 동아일보 광고 캡춰사진입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원본이미지를 보실수 있습니다.
    Date2010.12.27 By운영자 Views7529
    Read More
  8. 해병대의 두 장군

    해병대의 두 장군 나는 1997년 가을 해병대 사령부와 해병 제1사단 및 제2사단의 위관장교들을 대상으로 "공격 시 소총중대"라는 제목으로 90분 간씩 순회교육으로 강의한 일이 있다. 이 강의는 나의 제언으로 당시의 해병대 사령관(전도봉 장군)의 요청으로 순회교육 일정에 의거 실시되었다. 이 강의는 1958년 2월 미 제1...
    Date2010.12.22 By운영자 Views11025
    Read More
  9. 울지마라 해병이여 - 짐홀(533기)님의 연필화

    그림 크기 : 47 * 39 울지마라 해병이여..... 그대의 눈물은....... 오래전 그저 그런 해병이었던 이 못난 선배 가슴을 찢어 놓는구나........ 아무것도 그대들에게 해줄수 없는 못난 선배는..... 그저 목메이는 슬픔과 가슴속 깊이 터져나오는 증오만 가득할 뿐이네...... 고 서 정우 하사 고 문 광욱 일병 우리는 기어코 ...
    Date2010.12.20 By운영자 Views8423
    Read More
  10. 해병대 - 강원일보 언중언

    군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하나라는 것은 국방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명예와 충성심으로 상징되는 군은 군기와 사기를 먹고사는 집단이다. 전장에서 병사의 일탈과 실수에 일벌백계의 처단을 내리고 흩어지는 기세를 결집했던 극단의 처방은 모두 군기와 사기였다. ▼춘추전국시대 무패신화의 장군, 오기...
    Date2010.12.20 By운영자 Views4300
    Read More
  11. No Image

    자랑스런 대한의 아들, 믿음직한 아들

    연평도 해병대 포7중대(중대장 김정수 대위)가 있는한 대한민국 안보는 이상없습니다. 북한의 기습 폭격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고 신속하게 중대원들을 지휘 큰피해 없이 대응 사격을 할수 있었는것은 불굴의 해병대 정신과 중대원들과 혼연일체가 되지 않으면 있을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봅니다 정말 가슴 뿌듯하고 ,자랑스런 ...
    Date2010.12.14 By지킴이 Views4226
    Read More
  12. No Image

    연평도포격 현장수기 - 사수 병장 정병문

    ▶제7포병중대 3포 사수 병장 정병문훈련이 끝나서 한결 수월한 기분으로 포 정리를 하고 있었다. 기준 3포로서 아쉽게 늦게 쏜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수입을 하던 도중 타 중대 사격소리인가 하는 포성소리가 들렸다. 우린 정리를 하며 서로 격려의 말을 주고받으며 4포가 불발탄 처리절차를 잘 해야 할 텐데 하며 아쉬...
    Date2010.12.14 By관리자 Views5485
    Read More
  13. No Image

    연평도포격 현장수기 - 조종병 상병 박태민

    ▶제7포병중대 자주포 조종병 상병 박태민11월 23일. 이 날은 휴가를 나가는 날이었다. 모든 걸 마치고 배터에 가서 표를 끊기 위해 매표소 앞에서 기다리는데 배가 보이기 시작하는 동시에 마을 쪽에 포탄이 한두 개 떨어지더니, 소나기가 오듯 수십 발의 포탄이 마을을 뒤엎었다. 순식간에 건물들이 날라 다니고 이곳저곳에...
    Date2010.12.14 By관리자 Views7421
    Read More
  14. No Image

    연평도포격 현장수기 - 인사병 병장 백종협

    ▶ 본부중대 인사병 병장 백종협2010년 11월 23일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6시30분 총기상과 동시에 조별과업 정렬을 떠났다. 간단한 인원 파악 및 국군도수체조, 조별과업을 부여받고 해산을 한 뒤 근무표를 확인했는데, 근무표를 보니 13시~16시까지 주간 3직 근무였다. 오늘 14시에 대 해상사격훈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
    Date2010.12.14 By관리자 Views3457
    Read More
  15. 연평도포격 현장수기 - 의무병 이병 윤성문,강병욱

    ▶의무실 의무병 이병 윤성문 윤성문 이병 2010년 11월 23일 포 훈련을 하고 있던 중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오고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것도 훈련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연기가 피어오르고 동기가 파편에 맞는 것을 보고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여기저기에서 포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와 공포는 물 밀...
    Date2010.12.14 By관리자 Views474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22 Next
/ 22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