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독립유공자 후손 장병 릴레이 인터뷰 <5> 광복군 송윤화 선생 외손자 해병대1사단 박성욱 중사


박성욱중사.jpg

지난 14일 해병대1사단 박성욱 중사가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잠들어 계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묘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박 중사의 외할아버지는 1940년대 중국에서 광복군의 일원으로 독립운동을 펼쳤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다음 달 11일까지 이어지는 ‘독립유공자 후손 장병 릴레이 인터뷰’! 오늘은 임시정부 주석인 김구 선생을 중심으로 1940년 9월 17일 중국의 중경(重慶)에서 창설된 광복군의 일원으로 독립운동을 펼친 송윤화 선생의 외손자, 해병대1사단 박성욱 중사를 만나본다.



“이곳에 영면해 계신, 이름도 얼굴도 없이 조국 독립을 위해 분연히 일어났던 수많은 순국선열을 마주할 때면 국군의 일원인 제가 맡은 임무의 의미와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느낍니다.”

봄을 재촉하는 따사로운 볕이 더없이 좋던 지난 14일,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제2 묘역 471번 묘비 앞에 해병대1사단 박성욱(32·부사관 321기) 중사가 섰다. 이 묘의 주인은 광복군 송윤화(1912. 9. 28~1975. 2. 20) 선생 부부. 박 중사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서 함께 잠들어 계신 곳이다.

“제가 포항에 있어서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데 그새 결혼을 앞둔 사촌 동생과 외삼촌이 다녀가셨는지 꽃이 많이 꽂혀 있네요.”

준비해간 조화를 정리한 후 묘를 향해 경례를 올린 박 중사는 “제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직접 뵌 적은 없지만, 어머니께서 기억하는 외할아버지는 언제나 의롭고 기개가 넘치던 분이셨다”면서 “비록 한국광복군의 대원에 지나지 않았지만, 외할아버지처럼 구국의 일념으로 총칼을 잡은 젊은 청년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해병대1사단 본부 군수참모실 장비탄약과에서 화력장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박 중사는 군번이 두 개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다 2009년 병1085기로 입대해 백령도에서 근무하던 중 군복의 매력에 빠져 이듬해 복무 변경을 신청, 병기부사관(부사관 321기)으로 임관했다.

다부지고 꼼꼼한 성격의 그는 임관 초기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문과 출신이라 처음엔 전투 장비를 다루는 일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초급반 교육을 1등으로 수료한 데 이어 적극적인 군 생활로 1년 사이 해병대사령관과 육군교육사령관 등 3성 장군이 수여하는 상장을 2개나 받아 주변을 놀라게 했다. 또 전국에 흩어져 있는 해병 부대로 전출 다니면서도 끊임 없는 자기계발에 힘써, 현재는 동국대(경주 캠퍼스)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수료를 앞두고 있다.

“직업군인으로 산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지만,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박 중사는 지난해 여름, 군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바로 국방TV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국군의 뿌리를 찾아서’에 출연한 일이다.

“육·해·공군, 해병대 각 1명씩 4명의 현역 간부가 단국대학교 사학과 한시준 교수님과 함께 독립운동의 현장을 답사하며 국군의 뿌리를 찾아가는 프로젝트였습니다. 4주 일정 촬영 중 특히 9박10일 동안 9014.8㎞에 걸쳐 중국과 러시아에 있는 신흥무관학교 터, 봉오동 전적지, 청산리대첩 기념비, 최재형 선생 생가, 안중근 의사 단지동맹비 등을 답사하면서 우리 선조들의 독립을 향한 열정과 숨결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답사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으로는 중국 신흥무관학교 터와 러시아 안중근 장군 단지동맹 기념비를 꼽았다.    


송윤화.jpg


“신흥무관학교는 과거 우리 독립군을 양성했던 곳인데 그 역사적 현장이 제대로 보존되지 않아 많이 아쉬웠습니다. 또 안중근 장군 단지동맹 기념비는 군인으로서 가져야 할 큰 가치인 ‘위국헌신 군인본분’을 가슴 깊이 새기며 내가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각오가 절로 들게 하는 곳이었습니다. ‘군복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이 아닌 독립운동의 현장에서 독립군가를 부르던 순간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독립군들이 전투에 앞서 사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 또는 승전고를 울리고 나서 불렀을 장면이 떠오르면서 제 몸에 있는 피가 더욱 뜨거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또 동행한 한시준 교수님께서 국군은 대한제국군에서 의병으로, 다시 독립군과 광복군으로 이어지는 정신적 뿌리를 계승하고 있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선배들의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하신 말씀이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기회가 된다면 외할아버지께서 활동하셨던 중국 개봉 등의 광복군 활동지도 답사하고 싶다고 밝힌 박 중사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기꺼이 목숨 바쳤던 분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국군 부사관으로서 수평적 리더십과 전문지식을 갖춘 정예 군인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국방일보 대전에서 글=송현숙/사진=양동욱 기자>


송윤화 선생은?   


송윤하선생.jpg



국가보훈처가 발간한 『독립유공자공훈록』에 따르면 1912년 9월 28일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난 송윤화 선생은 서른세 살 되던 1944년 일제의 억압이 극에 달하자 광복군에 입대하기 위해 중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제3지대 제1구대 1본대 소속 28명의 대원 중 한 명으로 주로 개봉 등지에 파송돼 군사훈련에 매진했다. 당시 제식을 비롯해 초보적 분대 소대 전투 훈련이며 특히 게릴라 작전에 필요한 포복파괴기술과 각종 총기 사격술 등이 필수과목이었다.

광복군 제2지대장 이범석 장군을 중심으로 국내 진입 작전이 눈앞에 다가온 1945년 8월, 일제가 조기 항복하면서 광복을 맞은 송 선생은 다른 동지들과 함께 귀국해 내 나라 내 땅에서 일가를 이루고 살다가 1975년 2월 20일 타계했다.

그의 유해는 경기도 송추에 있는 선산에 모셔졌다가, 광복 50주년이던 지난 1995년 10월 12일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장됐다. 정부는 대통령 표창(1963)과 건국훈장 애족장(1990)을 추서하고 선생의 애국정신과 헌신을 기렸다.



  아래는 송윤화 선생의 비에 새겨 놓은 비문이다.

  낯선 땅 큰 대륙에
  품은 뜻 펼치시며
  조국을 찾겠노라
  비비람 벗하셨네
  
  오로지 외곬으로 신명을 다바쳐서
  그날의 어둔 꿈길 오늘에 밝히시고
  겨레의 얼이 되시어
  이 언덕을 지키시네
  
       시인 이국주 




  1. 해병대 병역명문가 고 노준옥 씨 가문

    매년 해병대에서는 3대 이상 해병대 출신으로 군 복무를 마쳤거나 복무하고 있는 가문을 대상으로 해병대 병역명문가를 선발한다. 이는 해병대 병역명문가의 명예를 선양하고 희생과 헌신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다. 가정의 달을 맞아 2019년도에 '해병대 병역명문가'로 선정된 고 노준옥씨 가문을 만나보...
    Date2020.07.07 By운영자 Views8436
    Read More
  2. 전쟁기념관 7월의 호국인물 고길훈 해병 소장

    전쟁기념관 7월의 호국인물 선정된 고길훈 해병 소장. 사진 전쟁기념관 고(故) 고길훈 해병 소장은 1922년 7월 10일 함경남도 영흥군에서 태어났다. 1944년 도쿄 메이지[明治]대학 문과를 졸업하고 광복 이후 귀국하여 1946년 5월 11일 해군에 입대하였다. 1949년 4월 15일 해병대 창설에 참여하여 초기 해병대의 체제정립에...
    Date2020.07.02 By운영자 Views7809
    Read More
  3. 국가보훈처 선정 4월의 6․25전쟁영웅 성관식 해병대 소령

    국가보훈처는 ‘성관식’ 해병대 소령을 4월의 6․25전쟁영웅으로 선정하였다. 성관식 소령은 중공군의 대규모 인해전술에 대항해 사천강가 36전진진지를 성공적으로 방어하여 임진강 일대 핵심 요충지를 확보하는 큰 전공을 세웠다. 성관식 소령은 1928년 광주(光州)에서 태어나 1951년 3월 수원농과대학을 졸업한 후6·25전쟁...
    Date2020.06.30 By운영자 Views6638
    Read More
  4. 2020년 2월 호국인물 천춘식 이등병조

    전쟁기념관은 6·25전쟁 당시 안동지구 전투에서 큰 전공을 세운 천춘식 해병 이등병조( 현 하사)를 2020년‘2월의 호국인물’로 선정, 발표했다. 천춘식 해병 이등병조는 1929년 서울시 용산구 효창동에서 태어났다. 1949년 7월 해군 14기로 입대하여 해군에서 교육을 받았으나, 도중에 새롭게 창설된 해병대로 편입되어 해병...
    Date2020.02.23 By운영자 Views2060
    Read More
  5. 광복군 송윤화 선생 외손자 해병대1사단 박성욱 중사

    국방일보 독립유공자 후손 장병 릴레이 인터뷰 <5> 광복군 송윤화 선생 외손자 해병대1사단 박성욱 중사 지난 14일 해병대1사단 박성욱 중사가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잠들어 계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묘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박 중사의 외할아버지는 1940년대 중국에서 광복군의 일원으로 독립운동을 펼쳤...
    Date2019.03.24 By운영자 Views3567
    Read More
  6. 1966년 지덕칠 해군중사 산화

    고(故) 지덕칠 중사(추서계급)의 무훈을 기리는 동상. 상자 안의 흑백사진은 고 지 중사의 모습이다. 베트남에 파병된 청룡부대의 1대대는 1966년 2월 1일 꽝웅아이 성 바딴간 반도 지역을 흐르는 강 하구에서 수로를 탐색하는 미 해병대 수중폭파반 (UDT) 활동을 보호하는 ‘강구(江口) 작전’에 투입되었다. 대대는 헬기로 ...
    Date2019.01.31 By운영자 Views2618
    Read More
  7. 해병대서 트럭 운전하며 꿈 확실해져… 구교민 선진버스 사원

    해병대2사단 운전병 출신으로 군 복무 중 미래를 준비해 전역 직후 선진버스 입사에 성공한 구교민 사원이 운전석에 앉아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국방일보 이경원 기자 “해병대 덕분에 제 꿈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군 복무는 저에게 인생의 공백기가 아닌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이 됐습니다. 결과는 희망 기업 취업 성공으...
    Date2019.01.14 By운영자 Views1843
    Read More
  8. 혹독한 해병대 훈련 견딘 힘, 우리의 특별한 경쟁력!

    해병대 여군장교 출신 세븐일레븐 박지나 사원. 김포=국방일보 양동욱 기자 해병대사관후보생(OCS) 출신 박지나 사원 “취업을 준비하는 장병 여러분, 자신감을 가지세요. 군에서 힘든 훈련을 이겨내며 기른 인내심과 조직을 이끌며 쌓은 리더십은 우리의 특별한 경쟁력입니다.” 해병대사관후보생(OCS) 110기로 2014년 해병대...
    Date2018.11.29 By운영자 Views848
    Read More
  9. 강원도 화천의 해병대 화천지구전투전적비

    자유수호탑에서 바라본 파로호 전경. 파로호는 중공군을 격파한 호수란 뜻으로, 6·25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지었다. 사진=국방일보 이헌구 기자 화천군은 강원도 북서부에 있는 산수가 뛰어난 청정고장이다. 북쪽의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서쪽에는 철원군, 동쪽으로는 양구군, 남쪽으로는 춘천과 경계하고 있다. 면...
    Date2018.04.17 By운영자 Views1796
    Read More
  10. 전진구 해병대사령관『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전진구 해병대사령관이 병영생활에서 독서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국방일보 이경원 기자 지휘관이 갖춰야 할 조건 ‘통찰력’ 통찰력은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부하를 살리는 지름길 ‘집단지성’으로 시너지 창출해야 발전 4차 산업혁명시대 ‘감성 리더십’도 당부 전진구(중장) 해병대사령관은 장병들에게 ‘꿈과 희망’을 강...
    Date2018.02.25 By운영자 Views1282
    Read More
  11. 1966년 8월 11일, 해병대 이인호 대위 베트남전 전사

    8월 11일, 1966년 8월 11일, 이인호 해병대 대위가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날이다. 대위는 작전에 늘 앞장섰다. 1966년 8월 11일 베트남 투이호아 지역에서 실시된 ‘해풍작전’. 베트콩이 은신하는 곳으로 의심되는 동굴을 수색하는 이날 작전에서도 그의 마음가짐과 자세는 한결같았다. 그는 동굴 속으로 들어가 수색해 나갔다...
    Date2017.08.09 By운영자 Views2400
    Read More
  12. 해병 정신으로 고비사막 마라톤 완주한 3인의 해병대 예비역

    고비사막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김영록 씨가 사막을 달리고 있다. 중국 몽골고원의 고비사막 전경.사진 제공=김영록 예비역 병장 “52도에 육박하는 기온에 숨이 턱턱 막혔어요. 식량, 의류, 취침 장비로 가득 찬 배낭은 어깨를 짓눌러왔죠. 양발에 생긴 손바닥 크기의 물집을 터뜨리며 계속 걸었습니다.” 김영록(홍익대 전자...
    Date2017.07.11 By운영자 Views2591
    Read More
  13. 한미 해병대 연합 전술고공강하 훈련 현장취재 - 국방일보

    해병대1사단 수색대대 고공강하 팀원들이 지난 17일 경북 포항 조사리 공정훈련장에서 열린 한미 연합 고공강하 훈련에서 미 육군 CH-47 헬기를 타고 약 7000피트 상공에 올라 자유강하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양동욱 기자 연습이 아니다. 실전이다. 목숨을 건 훈련을 대충 할 수는 없다. 그래서인지 표정에 미동도 없...
    Date2017.03.19 By운영자 Views1580
    Read More
  14. 3월의 625전쟁 호국영웅, 김형우 해병대 삼조

    3월의 625전쟁 호국영웅, 김형우 해병대 삼조 3월의 625전쟁 호국영웅, 김형우 해병대 삼조 3월의 625전쟁 호국영웅, 김형우 해병대 삼조 / 국가보훈처
    Date2017.03.12 By운영자 Views782
    Read More
  15. 3월11일은 해병대6여단, 연평부대 창설기념일

    [서북도서 절대사수! 서해 NLL 이상무!] 3월11일은 해병대 6여단과 연평부대의 창설기념일입니다. 바다 건너편 적과 대치하고 있는 6여단ㆍ연평부대 장병들. 서북도서 장병들에게는 매순간이, 매번 진행되는 훈련이 실전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육지와는 멀리 떨어진...서북도서에서 조국수호의 임무를 수행중인 장병들을 ...
    Date2017.03.12 By운영자 Views81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2 Next
/ 22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