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_1250201642_1086683319_5.jpg팔각모 얼룩무늬~ 바다의 사나이~”
지난달 27일 해병대 1사단이 있는 포항시 도구해안. 해병대의 군가 ‘팔각모사나이’가 하늘 높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3.5km 해안을 장병들이 부르는 노래였다. 빨간 유니폼에 머리 옆과 뒤를 바싹 치켜 자른 상륙돌격형 머리,구리빛으로 탄 피부는 누가 봐도 그들이 해병대원임을 알게 했다.

아침 8시였지만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여서 전투수영과 PT체조 등을 보는 것만으로도 벌써 숨이 턱에 차올랐다. 그래도 상륙기습용 고무보트(IBS·Inflatable Boat Small)훈련을 받고 있는 대대에 합류하기로 했다. 이번 IBS훈련에 지원한 장병들은 IBS가 주특기가 아닌 헌병, 수송대 소속 100여명으로 2주간 훈련을 받는다고 했다.

 

 


훈련교관들은 햇살이 따가운 훈련장에 들어서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PT(Physical Training)체조'를 시켰다. 절도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해병대 PT체조는 양팔을 펴고 몸을 좌우로 비트는 바람개비 넷동작, 발차기, 무릎굽히기 등 16개 동작으로 이어졌다. 육군 등과는 조금 다른 PT체조 방식에 잠시 머뭇거리자 횟수는 배로 올라간다. 9개 동작을 마치자 숨이 턱까지 찼고, 모래 안에 박힌 발은 마냥 천근처럼 무겁게 느껴졌다.땀은 비오듯 쏟아졌다.다리 근육은 팍팍해져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매서운 눈으로 쳐다보던 교관 얼굴에는 못마땅한 표정이 역력했다. 교관은 훈련병들을 바닷물에 입수시켜 ‘뒤로 취침’, ‘앞으로 취침’을 연이어 시켰다. 얼굴을 물속에 밀어 넣자 코속으로 물이 들어왔다, 숨쉬기도 힘들어 눈물이까지 나왔다. 곧바로 이어진 ‘선착순’은 꼴찌 장병이 순번에 들어올 때까지 계속됐다. 그야말로 탈진 직전까지 몰렸다.
그래도 IBS대대 방정환교관(중사·부사관 259기)은 빈틈을 주지 않았다. 방 교관은 “체력이 부족하면 IBS훈련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기초훈련을 강하게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7명 팀원 중 한명이라도 낙오할 경우 임무수행에 큰 차질이 빚어지는 만큼 정신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T체조는 3시간동안 이어졌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도 없을 정도로 기진맥진했다.기자나 장병 모두 마찬 가지였다.그러나 해병대원들이 ‘예’라는 뜻으로 외치는 ‘악’ 이라는 구호는 하늘을 쩌렁쩌렁 울렸다.주특기가 IBS인 장병들은 이런 훈련을 연간 네번 받아야 한다.

훈련병 하정훈 병장(해병 1060기)은 “IBS훈련은 해병대 훈련 중 꽃”이라고 말했다.그는 “해병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도전하고 싶은 훈련이어서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2주훈련 끝에 받을 휘장은 해병대의 자부심을 더해줄 것”이라고 외쳤다.

 

 

 


즐거운 점심시간이 왔다. 오전 내내 이어진 훈련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연병장 그늘에 앉아 점심을 먹고 나니 눈꺼풀이 천근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잠시 눈꺼풀이 스르르 내려오려는 찰나, 오후일과를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퍼졌다.IBS이동법을 익히기 위해 7명이 한 팀을 이뤄 보트를 무릎위까지 손으로 들어올리는 보트무릎과 머리위에 얹는 보트머리 훈련을 반복했다.

150kg에 육박하는 보트를 머리위로 얹을때 한명이라도 힘을 주지 않거나 키가 안맞으면 보트가 기울어 나머지 팀원이 그 무게를 감당해야 했다. 보트위에 교관이 올라타고 3.5km 해안을 이동하던 중 2km 지점에서 균형이 맞지 않아 비틀거렸다. 또 보트에 올라탄 교관이 움직일때 마다 대원들은 바닷물 속으로 곤두박질했다. 그러나 장병들은 하나같이 오기가 섞인 ‘악’구호와 함께 오뚜기처럼 일어나 완주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날 때 목고개가 좌우로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근육통이 심했다. 날씨도 흐렸다. 호우주의보가 발령돼 파도 높이가 60cm를 넘어섰다. 그러나 IBS훈련은 계속됐다. IBS를 끌고 함성을 지르며 빗줄기가 쏟아지는 바다로 뛰어 들었다. 높은 파도에 8m까지 전진한 후 올라탄 보트는 노를 열심히 저었지만 앞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 듯 했다. 15m정도 가니 속도가 붙기 시작해 50m 목표지점까지 닿을 수 있었다.

장병들은 목표지점에 도착한 후 돌아올 때까지 팀장의 구호에 맞춰 열심히 노를 저었다. 힘들다고 요령을 피울 경우 배가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 팀원 전원에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어느듯 오후 5시.장병들은 왜 이런 고통스런 훈련을 자진해서 받는 것일까? 훈련 전 품었던 의구심이 다시 생각났다. 그러나 훈련을 받고 보니 ‘해병대’라는 세 글자에 해답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지금쯤 가슴에 IBS휘장을 달고 맡은바 임무를 충실히 하고 있을 것이다. ‘안되면 되게 만드는’ 해병대 장병이니 말이다.

 

 


  1. 해병대 812 망치부대

    "북한에 124군 부대가 있었다면 남한에는 812망치부대가 있었다" 제5공화국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1980년 518 광주사태가 북한의 사주를 받은 일부 좌익세력의 준동에 의한 폭동으로 여기고 있었다. 사회는 극도로 혼란하고, 연일 시위가 일어나고 있었으며, 북한은 1981년 11월에 있을 88올림픽 개최 선정과 관련해 일부 종...
    Date2010.06.19 By박인식 Views25207
    Read More
  2. 해병대 첫 여군의무부사관

    해병대 첫 여군의무부사관으로서의 자부심 - 2사단 하사 김예나 군인에대한동경심 ‘넌, 편하게 간호사나 하지, 힘들게 군대 왜 왔냐?’내가 군대 와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 중에 하나다. 아니 나뿐만이 아니고 여군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본 말일 것이다. 가장 강한 쇠는 가장 뜨거운 불에서 만들어진 다는 말을 들은 적...
    Date2010.06.19 By운영자 Views6127
    Read More
  3. 김동현(894기)이 스스로 밝힌 UFC 뒷이야기

    김동현이 제네시스(국산 고급자동차)의 로고를 가슴에 문신으로 새기고 나온다면 어떨까? 지난 27일 김동현은 <무카스>와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이날 김동현은 격투기실력만큼이나 뛰어난 입담을 자랑했다. 수많은 '어록'을 남겼는데 그 첫 번째가 '제네시스'다. 김동현 또래의 대부분은 차에 관심이 많다. 김동현이라고 예...
    Date2010.06.19 By운영자 Views17239
    Read More
  4. 시련을 통해 강해진다! 해병대 사나이와의 대화

    ‘시련을 통해 강해진다!’ ‘해병대’ 하면, ‘귀신잡는 해병대’라는 말이 떠오를 것이다. 이 말은 1950년, 미국 뉴욕 타임즈의 마가렛트 히킨즈라는 기자가 놀라운 전공을 세운 우리해병대를 극찬한 기사에서 처음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해병대는 해상과 육상의 양면에서 전투할 수 있도록 특별히 편성되고 훈련된해...
    Date2010.06.07 By운영자 Views5520
    Read More
  5. No Image

    해병대를 선택한 직업군인 부녀이야기

    ‘내 아버지는 해병이시다. 아버지 몸에 밴 군대의 퀴퀴한 냄새며, 땀 냄새가 좋았다.’ 딸은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며 자연스럽게 해병대에 지원을 했다. 아버지는 그런 딸이 못내 안타까웠다. 그만큼 부녀지간의 애정이 두터운 아버지 이명진 원사와 딸 이미희 대위의 속내를 한번 들어보자. Q. 먼저 아버님과 따님이 이곳 ...
    Date2010.06.01 By운영자 Views8938
    Read More
  6. No Image

    독하지만 매력만점 해병대교관 이미희대위

    퀴즈 하나. 해병대에 여군이 있을까? 답은 Yes! 남자도 선뜻 용기를 못내는 해병대를 간 여자. 한 발 더 나아가 그녀는 교관이 되어 ‘귀신 잡는 해병’을 양성하고 있었다. 독한 여자. 그러나 한없이 맑은 미소를 가진 그녀가 살아온 인생을 살짝 엿봤다. 감히 추천한다. 여군이라면 이미희 대위처럼! ‘최초’는 늘 설렌다! 해...
    Date2010.06.01 By운영자 Views13826
    Read More
  7. 결혼까지 미루며 해병대를 사랑한 이용민대위

    해병대를 사랑해서 전역 후 다시 장교로 지원해, 두 번 해병대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이용민 대위. 육중한 무게의 포를 섬세하게 다루며 백령도의 안위를 책임지는 그를 만나봤다. Q. 소개 부탁드려요. 네, 안녕하세요. 저는 2003년에 해병대 임관 후, 2007년에는 백령도로 배치를 받고 2년 째 백령도에서 열심히 군생활...
    Date2010.06.01 By운영자 Views45471
    Read More
  8. 주경야독 상담관 해병원사 임종수

    눈을 뜨면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켜고 하루에도 수십 번은 마주하는 바탕화면, 어떤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든 반드시 마주쳐야하는 것이 바로 바탕화면이다. 그렇다면 해병은? 모병관이자 상담관으로 해병의 인터페이스(혹은, 바탕화면)임을 자부하는 임종수 원사를 만났다. Take.1 23년차 해병, 학교에 가다!! 산전수전 공중전...
    Date2010.05.31 By운영자 Views7038
    Read More
  9. 해병 소방대장 김대훈 중사를 만나다

    해병대 하면 많은 사람들이 빡빡 민 특유의 머리와 빨간 명찰, 강한 군기, 상륙 작전으로 대표되는 강도 높은 훈련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해병대 역시 완벽한 임무 수행을 위해서는 원활한 군수 및 다른 분야에서의 지원이 필수적. 해병대의 화재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소방대장 김대훈 중사를 만나 보았다. Q. ...
    Date2010.05.31 By운영자 Views2730
    Read More
  10. 해병대를 이해하기 위한 10가지!

    자료출처 : 국방홍보원
    Date2010.05.31 By운영자 Views2511
    Read More
  11. 1사단 IBS 체험기 - 양낙균

    팔각모 얼룩무늬~ 바다의 사나이~” 지난달 27일 해병대 1사단이 있는 포항시 도구해안. 해병대의 군가 ‘팔각모사나이’가 하늘 높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3.5km 해안을 장병들이 부르는 노래였다. 빨간 유니폼에 머리 옆과 뒤를 바싹 치켜 자른 상륙돌격형 머리,구리빛으로 탄 피부는 누가 봐도 그들이 해병대원임을 알게 했다...
    Date2010.05.31 By운영자 Views4002
    Read More
  12. 제자식, 제아내보다 해병대를 더 사랑했습니다 - 전도봉장군

    "제 자식, 제 아내보다 해병대를 더 사랑했습니다" 검게 그을린 얼굴에 번뜩이는 눈빛, 특이한 박수, 팔각형의 모자에 빨간 명찰…. 바로 대한민국 해병대원의 모습인데요. 누구나 갈 수있지만 해병대의 빨간 명찰은 아무나 달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강철같은 체력과 정신력, 자부심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귀신 잡는 해병대'...
    Date2010.05.30 By운영자 Views5532
    Read More
  13. 해병대 복무는 나의 꿈을 키워 가는 곳 !

    오! 전천후 해병! 젊음! 패기! 그리고 명예 그 자체! 정 차 택 지난10월 13일부터 11월 14일 기간 중 사령부, 청룡부대,연평부대 등 해병대 장병을 대상으로 안보순회강연을 다녀왔다. 내가 국방대학교 정신교육단에 근무를 하면서 여러 부대로 안보 순회강연을 다녔지만 해병대 장병을 대상으로 한 순회교육은 내가 해병인...
    Date2010.05.26 By운영자 Views4173
    Read More
  14. 최강 62대대 화이팅!

    상병 이장훈 인천 연안부두에서 여객선으로 4시간 가량을 오면 서해 최북단의 섬, 백령도에 주둔하고 있는 우리 62대대에서 나의 해병대 생활은 시작되었다.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2년을 다니다가 장교이신 아버지의 권유와 해병대의 매력에 반해온 나에겐 해병대는 신기함 그 자체였다. 다들 해외에서 유학...
    Date2010.05.26 By운영자 Views5911
    Read More
  15. No Image

    해병대와 철인 3종경기

    소령 조충현 (당시 해군대학 전쟁연습실에서 근무) 연초에 결심한 것 중 하나가 철인3종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었다. 작년까지 마라톤 경기에 참가했는데 무언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고자 생각해 낸 것이 철인3종 경기였다. 철인3종 경기는 수영, 사이클, 달리기를 쉼 없이 이어서 달리는 경기를 말한다. 극한 스포츠의 ...
    Date2010.05.26 By운영자 Views448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Next
/ 22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