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銷夏詩 (소하시)

 

원매(袁枚 1716~1797, 청나라 시인)

 

不著衣冠近半年(불착의관근반년)

반 년 남짓 거추장스런 의관을 벗어 버리고

 

水雲深處抱花眠(수운심처포화면)

물 안개 깊은 곳에서 꽃을 안고 잠잔다

 

平生自想無冠樂(평생자상무관락)

벼슬 없는 즐거움을 평생 꿈꿔 왔거늘

 

第一驕人六月天(제일교인유월천)

무더운 유월 더위에 내가 제일 낫구나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 회자되는 유행어 중 사오정과 오륙도가 있다. 45세가 정년이고, 56세까지 다니면 도둑이라는 뜻이다. 이 시의 저자 역시 40세에 관직에서 은퇴했다. 일하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 어디 그리 많겠는가. 그러나 이왕 쉴 바에는 마음을 편히 가지고 푹 쉰 다음 심기일전하여 다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직장에서 나와 쉬고 있는 중년들이여, 힘냅시다. 희망을 간직하고 있으면 어디든 길은 있다오.

쪻銷夏(소하):녹일 銷, 여름 夏. 여름의 더위를 잊게 한다는 뜻 쪻著(착):글을 지을 著(저). 여기서는 입을 著(착), 붙을 著(착). 着의 본래 글자. 쪻驕(교):씩씩할 驕, 교만할 驕. 한시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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