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絶命詩 (절명시)

매천 황현(梅泉 黃玹 1855~1910, 한학자)

 

鳥獸哀鳴海嶽嚬(조수애명해악빈)

온갖 짐승 슬피 울고 산과 바다 찌푸린다

 

槿花世界已沈淪(근화세계이침륜)

무궁화 금수강산 이미 사라졌구나

 

秋燈掩卷懷千古(추등엄권회천고)

등잔 아래 책을 덮고 옛일을 헤아리니

 

難作人間識字人(난작인간식자인)

글 배운 선비로서 사람구실 어렵도다

 

좋은 일은 오래 기억하고 나쁜 일은 바로 잊어버리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길이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과거의 경험에서 배울 것은 잊지 말고 항상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8월 29일이 國恥日임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1910년 이 날을 한일합방이 아닌 庚戌國恥로 기억하자.(한일합방은 일본의 입장에서 만든 말은 친일 사학자들이 그대로 써오고 있다.)

매천 황현선생은 조선말기 한학자다. 그는 조선이 망하자, 살아서 싸워야 할 사람도 꼭 필요하지만, 죽음으로 책임을 지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며 이 시를 쓰고 자결했다.

쪻嚬(빈):찡그리다. 쪻沈侖(침륜):잠길 침, 빠질 윤. 권세가 빠져 전과 같지 않음=沈沒(침몰). 쪻掩(엄):가리다, 숨기다, 닫다. 掩蔽(엄폐):가리어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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