配所輓妻裳(배소만처상) - 귀양 중에 죽은 처를 애도함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1786~1856)
那將月老訟冥司(나장월로송명사)
월로시여 염라대왕께 소원 하나 빌어 주오
來世夫妻易地爲(래세부처역지위)
다음 세상에는 부부가 서로 바꿔 맺어지도록
我死君生千里外(아사군생천리외)
천리 밖에서 내가 죽고 그대는 살아서
使君知我此心悲(사군지아차심비)
내 마음 이 슬픔 그대가 알 수 있도록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중 부인이 사망했다. 몸이 아프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이렇게 빨리 이승을 떠날 줄은 미처 몰랐다. 같은 하늘 아래지만 만나 본지 벌써 여러 해 이게 생이별이다. 같이 살다 사별해도 슬픈데 생이별 중에 사별이라니 웬 말인가. 來世(내세)에는 서로 입장이 바뀌어 이 슬픈 마음을 당신이 꼭 알아야 한다고 넋두리한다. 찢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혼자서 소리죽여 뜨거운 눈물을 흘린 것이다.
*配所(배소):귀양살이 하는 곳. *輓(만):挽(만)과 같은 글자. 애당초 끌어당기다라는 뜻이지만 輓歌(만가=애도의 노래), 輓章(만장=애도하는 글, 상여 뒤에 따르는 휘장) 등과 같이 애도의 뜻. *那將月老訟冥司(나장월로송명사):月老(부부의 연을 맺어 주는 신, 月下老人의 준말). *冥司(명사):염라대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