相思夢(상사몽) 黃眞伊(황진이)
相思相見只憑夢(상사상견지빙몽)
그립고 보고파서 꿈길에나 만날까
訪歡時歡訪 (농방환시환방농)
임 찾아 나섰더니 그님도 날 찾아 나오셨네
願使遙遙他夜夢(원사요요타야몽)
다음 밤 꿈은 길게길게 꾸리라
一時同作路中逢(일시동작로중봉)
같이 떠나 도중에 만나고 지고파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지, 가까이 있으나 떳떳이 만날 수 없는 비밀스런 사랑인지 모르지만 두 연인은 만날 수가 없다. 꿈속에서조차 서로 길이 어긋나서 만나지 못했다니, 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임을 은연중에 나타낸다. 어차피 만날 수 없는 사람, 꿈속에서나마 만나고 싶다. 기생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마음을 파고든다. 국문학자 양주동씨가 번역한 가사로 한때 애창되었던 가곡은 이 시에서 유래됐다. 양주동의 멋진 번역을 소개한다.
꿈길 밖에 길이 없어 꿈길로 가니/그님은 나를 찾아 길 떠나셨네/이 뒤엘랑 밤마다 어긋나는 꿈/같이 떠나 노중에서 만나를 지고.
*只(지):다만. 只貝穴(지패혈):가장 키가 작은 글자는 穴, 貝, 只 순이다. * (농):나(我). 그 이(彼). 여기서는 나. *憑(빙):기대다. 의지하다. *歡(환):기뻐할 환. 여기서는 여자가 남자를 지칭하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