冬夜(동야) / 黃景仁(황경인 淸 시인 1749~1783)
空堂夜深冷(공당야심냉)
밤 깊어 들어오니 빈집이 썰렁해서
欲掃庭中霜(욕소정중상)
마당의 서리라도 쓸어 볼까 하노라니
掃霜難掃月(소상난소월)
서리는 쓸어 내도 달빛은 어쩔 수 없어
留取伴明光(유취반명광)
서리 위에 밝은 달빛 그냥 얹어 두노라
과부는 은이 서말, 홀아비는 이가 서말이란 속담이 있다. 홀아비 사는 집에 군불인들 제대로 넣었겠나. 썰렁한 방에서 잠은 안 오고, 그냥 누워 있자니 처량하기 이를 데가 없다. 마당에 내려 앉은 서리라도 쓸면 추위도 덜하고 잡념도 달아나겠지 하고 나와 보니, 달빛이 너무 아름답고 밝다. 하얀 서리가 달빛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인다. 추위도 잊고 우두커니 이 月明霜光을 바라보다가, 이처럼 소박하고 담백한 시 한 수가 나왔다. 이 시를 지은 黃景仁은 중국 청나라 시절의 가난한 시인으로, 객지를 떠돌다 35세에 요절했다.
*空堂(공당):사람이 없이 텅 빈 집. 혼자 사는 집에 밤늦게 들어왔음을 표현한다. *留取(유취):머무를 留, 취할 取. (伴明光을) 잡아 둔다는 뜻. *伴明光(반명광):달빛(月)은 밝고(明) 서리(霜)는 빛나는데(光), 이 둘이 같이 있다(伴). 月明霜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