曲江 1(곡강 1)
杜甫(두보, 712~770)
朝回日日典春衣(조회일일전춘의)
조정에서 퇴근하면 봄옷 벗어 저당 잡히고
每日江頭盡醉歸(매일강두진취귀)
매일 강어귀에서 잔뜩 취해 돌아왔소
酒債尋常行處有(주채심상행처유)
외상 술값은 가는 데마다 늘 깔아 놓았다네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래희)
까짓 것 인생 칠십 옛부터 드문 일인데 뭐
퇴근하면 날마다 옷을 맡기고 술을 마시다 잔뜩 취해 집에 들어가니 도처에 깔린 게 외상 술값이다. 하지만 사람이 살면 얼마나 오래 살거나, 아무리 길어도 칠십 살을 넘기기 어려운 일인데 말단 벼슬이나마 유지하려고 이렇게 鄙陋(비루)하게 살아야 하나. 에라 술이나 마시고 잊어버리자. 두보가 말단 관직에 올라 長安(장안)에 살던 47세 때 지은 시다. 腐敗(부패)와 權謀術數(권모술수)가 만연한 공직세계에 환멸을 느끼고 매일 술에 절어 살던 시절을 읊었다. 일흔 살을 古稀(고희)라 부르는 것은 이 시에서 유래한다. 공자는 從心所欲不踰矩(종심소욕불유구)라 하여 칠십을 從心(종심) 또는 不踰矩(부유구)라 하고 하늘이 내린 수명이라 하여 天壽(천수)라 하기도 한다. 마음을 비우게 되는 나이라 하여 空心(공심)이라고도 한다. * 曲江(곡강) ; 당나라 수도 장안에 있는 경치가 아름다운 호수 * 尋常(심상) ; 대수롭지 아니하고 범상함 * 尋은 8자 常은 16자를 나타내는 길이의 단위, 즉 짧은 길이라는 뜻
한시연구가 이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