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林億齡(임억령,1496~1568)

 

古寺門前又送春(고사문전우송춘)

오래된 절 문 앞에서 봄을 떠나 보내는데

 

殘花隨雨點衣頻(잔화수의점의빈)

빗물 따라 지는 꽃잎, 옷에 묻어 수 놓은 듯

 

歸來滿袖淸香在(귀래만수청향재)

돌아오는 길목, 소매 가득 맑은 꽃향기에

 

無數山蜂遠趁人(무수산봉원진인)

수많은 벌떼들이 한없이 따라오네

 

오래된 절을 찾아 나들이를 갔는데 날씨가 더운 것이 이미 초여름이다. 떠나가는 봄을 아쉬워하는 이 작가의 마음을 하늘도 아는 지 비까지 뿌려 준다. 빗물에 실려 꽃잎이 떨어진다. 비에 젖은 두루마기 위로 꽃잎이 내려앉아 하얀 옷에 붉은 점점이 무늬를 이룬다. 옷에 꽃잎을 묻힌 채로 산을 내려오자니 어디선가 벌떼들이 나타나 계속 따라온다. 꽃향기를 소매 가득히 담아 오니 벌들이 먼저 알고 몰려든 것이다. 임억령은 전라도 해남 출생으로 강원 관찰사와 담양 부사를 지냈다. 말년에는 담양의 무등산 밑에 있는 息影亭에서 詩와 자연을 벗 삼으며 悠悠自適(유유자적)하였다. 松江 鄭澈(정철)의 스승이다. *頻(빈) 1)자주 잦은 모양 2)늘어서다 3)찡그리다 여기서는 1)과 2)의 뜻 *袖(수) 옷 소매 * 趁 (진) 따라오다 뒤따르다. / 한시연구가 이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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