甘露寺(감로사)
金富軾(김부식, 1075~1151)
俗客不到處 登臨意思淸(속객부도처 등림의사청)
속세 인간 오지 않는 곳, 올라보니 마음이 맑아
山形秋更好 江色夜猶明(산형추갱호 강색야유명)
가을이라 산 더 예쁘고 밤이라 강물 더욱 빛나
白鳥高飛盡 孤帆獨去輕(백조고비진 고범독거경)
흰 새는 아득히 날고 돛배 외로이 떠가는데
自慙蝸角上 半世覓功名(자참와각상 반세멱공명)
속세에서 평생 공명이나 좇던 내가 부끄러워라
김부식은 <삼국사기>를 쓴 고려 중엽의 권신이다. 그는 <삼국유사>를 쓴 일연스님과는 달리 사대주의적이고 보수적인 역사관을 가졌다. 평생토록 공명이나 좇던 자신이 부끄럽다고 한탄하고 있지만 김부식은 은둔하지도 기득권을 포기하지도 않았다. 권력과 명예에 대한 욕심이 유달랐던 김부식은 묘청의 난 진압을 빙자해 문학의 라이벌이었던 정지상(鄭知常)을 역적으로 몰아 죽였다. 구한말 역사학자 신채호는 만약 묘청의 난이 성공했다면 이후 우리 한민족의 기상이 대륙에 뻗었을 것이라 했다. 3련의 白鳥高飛盡 孤帆獨去輕은 이백의 시 경정산(敬亭山) 중 중조고비진 고운독거한(衆鳥高飛盡 孤雲獨去閑)에서 빌렸다. *甘露寺(감로사) ; 개성 근처에 있는 절, 이 시의 원제목은 題松都甘露寺次慧遠韻이다 *慙(참) ; 부끄러움, 부끄럽다 *蝸角(와각) ; 달팽이 뿔, 좁은 세상, 장자에 나오는 말 *覓(멱) ; 찾다, 구하다, 곁눈질하다.
<한시연구가>
2012.11.11 17:43
甘露寺(감로사) - 김부식
조회 수 6979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이은영의 한시산책을 연재합니다. | 운영자 | 2011.02.20 | 64532 |
52 | 칠석 - 김정희 | 배나온슈퍼맨 | 2012.11.12 | 6957 |
51 | (도자)기와장이 - 매요신 | 배나온슈퍼맨 | 2012.11.12 | 7067 |
50 | 樂道吟(낙도음)도 닦는 즐거움 - 이자현 | 배나온슈퍼맨 | 2012.11.12 | 7466 |
49 | 杯山(배산) 술잔 같은 산 - 전겸익 | 운영자 | 2012.11.11 | 6746 |
48 | 憤怨(분원)분하고 원통하니 - 거인 | 운영자 | 2012.11.11 | 6713 |
47 | 擣衣詞(도의사), 다듬이질 - 김삼의당 | 운영자 | 2012.11.11 | 6790 |
46 | 秋思(추사) 가을날 님 그리워 - 매창 | 운영자 | 2012.11.11 | 7074 |
45 | 農夫(농부) - 차좌일 | 운영자 | 2012.11.11 | 6671 |
44 | 入宋船上(입송선상) 송나라 가는 배에서 - 최사제 | 운영자 | 2012.11.11 | 6595 |
» | 甘露寺(감로사) - 김부식 | 운영자 | 2012.11.11 | 6979 |
42 | 畵鶴(화학) 그림속의 학 - 이달 | 운영자 | 2012.11.11 | 1648 |
41 | 偶吟(우음) - 양팽손 | 배나온슈퍼맨 | 2012.08.25 | 2084 |
40 | 絶句2(절구2) - 두보 | 배나온슈퍼맨 | 2012.08.25 | 3522 |
39 | 示子芳(시자방) - 임억령 | 배나온슈퍼맨 | 2012.08.25 | 2973 |
38 | 閑山島(한산도) - 이순신 | 배나온슈퍼맨 | 2011.10.12 | 3371 |
37 | 貧女吟(빈여음) - 난설헌 허초희 | 배나온슈퍼맨 | 2011.10.12 | 2903 |
36 | 田家詞(전가사) - 강위 | 배나온슈퍼맨 | 2011.10.12 | 1560 |
35 | 곡강 2 - 두보 | 배나온슈퍼맨 | 2011.09.06 | 4061 |
34 | 곡강 1 - 두보 | 배나온슈퍼맨 | 2011.09.06 | 5197 |
33 | 고열 - 백거이 | 배나온슈퍼맨 | 2011.09.06 | 26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