農夫(농부)
車佐一(차좌일, 1753~1809)
白手子誰子(백수자수자)
놀고먹는 양반이 무엇이길래
臨風又錦扇(임풍우금선)
바람받이에 앉아 부채질만 하다가
露寒天逈際(로한천형제)
이슬이 차가운 가을철이 되면
奪盡滿疇功(탈진만주공)
땀 흘려 가꾼 곡식을 몽땅 빼앗아 가는가
백수(白手)란 말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말이다. 아무것도 손에 쥔 것이 없는 즉 가진 것 없는 사람을 일컫는 단어다. 적수공권(赤手空拳)과 같은 뜻으로 보면 되겠다. 요즘에는 직업이나 소득이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이 시에서는 노동을 하지 않아 손이 하얀 사람을 나타낸 말이다. 백면서생(白面書生)과 어느 정도 통하는 말이다. 노동을 하지 않고도 잘 사는 사람을 이 시에서는 백수라 했으니 현재 쓰이는 백수와는 많이 다른 말이다. 차좌일은 중인계급 출신 시인이다. 과부가 홀아비 심정을 알아준단다. 그는 양반계급 지주들의 횡포를 고발하거나 상민(常民)과 하층민들을 위로하는 시를 많이 썼다. *天逈際(천형제) ; 하늘이 높게 빛나는 시절, 즉 가을을 말함 *滿疇功(만주공) ; 밭두덩 안에 가득한 노력의 산물, 즉 추수한 곡식을 말함. <한시연구가 이은영>
2012.11.11 17:44
農夫(농부) - 차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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