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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思(추사) 가을날 님 그리워
梅窓(매창, 1573~1610)

昨夜淸霜雁叫秋(작야청산안규추)
어젯밤 찬 서리에 기러기 울어 예는 가을


擣衣征婦隱登樓(도의정부은등루)
님의 옷 다듬던 아낙네 슬며시 누각에 오르네


天涯尺素無緣見(천애척소무연견)
먼 곳에 가신님은 편지 한 장 없으니


獨倚危欄暗結愁(독의위란암결수)
위태로운 난간에 기대어 남모를 시름에 잠기네

부안의 기생시인 매창이 그녀의 첫사랑이자 평생 마음에 간직한 연인인 유희경을 그리며 읊었던 시다. 어젯밤에는 첫서리가 내렸다. 곧 본격적인 추위가 닥칠 것이다. 매창은 사랑하는 님을 위해 두툼히 솜을 넣어 누빈 겨울옷을 준비했다. 유희경은 임진년 이래 의병으로 나서 왜군을 무찌르느라 편지도 자주 띄우지 못했다. 매창은 소식 없는 님이 야속하지만 제발 몸만이라도 성하길 바라며 먼 하늘을 바라볼 뿐이다. 유희경과 이별 후 매창은 이별의 한과 절절한 그리움을 시로 표현했다. 유희경을 만난 이후 그녀의 나머지 인생은 기다림과 외로움이 한으로 맺혀 거문고 가락으로 흩어지는 바람이었다. *叫(규) ; 부르짖다, 울다 *擣(도) ; (절구에) 찧다, 무찌르다, 두드리다, 다듬이질하다 *尺素(척소) ; =尺牘(척독), 글을 적은 판자, 편지 *倚(의) ; 기대다, 의지하다. <한시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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