擣衣詞(도의사), 다듬이질
金三宜堂(김삼의당, 1769~?)
薄薄輕衫不勝寒(박박경삼불승한)
얇은 여름옷으로 추워서 어쩌시나
一年今夜月團團(일년금야월단단)
일 년 중 달이 가장 밝다는 추석에
阿郞應待寄衣到(아랑응대기의도)
낭군은 겨울옷 오기를 기다릴 텐데
强對淸砧坐夜闌(강대청침좌야란)
다듬이 맑은 소리에 밤은 깊어가네
삼락성(三樂聲)이란 말이 있다. 갓난아이의 고고성(呱呱聲), 소년들의 글 읽는 소리, 그리고 여인네들의 다듬이 소리다. 특히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마주앉아 다듬이질하면 박자가 어우러진 그 소리도 소리지만 훈훈한 정경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지금은 어쩌다 국악공연장에서나 들을까 말까한 소리다. 한편 글 읽는 소리는 우리 주변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서당집 담 너머로 여러 명이 함께 글 읽는 소리가 흘러나오면 동네 처녀들 마음이 설레었다. 김삼의당의 남편은 과거공부를 위해 오랫동안 집을 떠났었다. 이 시에서는 다듬이 소리와 함께 글 읽는 소리도 귀에 어른거리는 듯하다. *단(團) ; 둥글다 *아랑(阿郞) ; 산비탈 아, 사나이 랑, 여기서는 남편 *침(砧) ; 다듬잇돌 *란(闌) ; 가로막다, 방지하다. <한시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