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552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看花(간화) 꽃을 보며
李穡(이색, 1328~1396)

綠陰芳草勝花時(녹음방초승화시)
푸른 잎과 향기로운 풀이 꽃보다 좋구나


一段淸閑付與誰(일단청한부여수)
한 자락 상큼한 이 한가로움 누굴 주랴


坐想病翁丸藥處(좌상병옹환약처)
병든 늙은이에게 줄 알약을 생각건대


滿庭微雨囀黃鸝(만정미우전황리)
뜰에 가득한 보슬비 속 꾀꼬리 노래라네

첫 구가 귀에 많이 익었다. 우리 민요가사에 자주 등장하는 구절이다. 판소리 춘향가와 수궁가에도 나온다. 단가인 사철가와 조선이 망한 1910년경부터 불리어진 사발가에도 이 구절이 나온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꽃의 화려함보다 무성한 나뭇잎 그늘이나 우거진 풀잎의 향기를 더 높이 쳤다. 특히 민초들은 외화내빈(外華內貧)보다 소박할지라도 내실 있는 것을 더 좋아했다. 이 시에 나오는 병든 노인이 작가 자신인지 다른 이인지는 모르겠으나 처방전은 확실한 것 같다. 보슬비가 조용히 내리는 초여름(綠陰芳草勝花時)에 꾀꼬리의 아름다운 지저귐을 듣는 상큼한 한가로움(淸閑)으로 고치지 못할 병이 어디 있겠는가. *付與誰(부여수) ; 누구에게 줄까? *處(처) ; 조치하다, 처방하다, 장소 *囀(전) ; 지저귀다 *黃鸝(황리) ; 꾀꼬리. <한시연구가 이은영>

 

이은영의 한시산책 中


TAG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은영의 한시산책을 연재합니다. file 운영자 2011.02.20 65502
72 辭人贈錦衾(사인증금금)비단옷을 사양하며 운영자 2013.03.17 57957
71 陶山月夜詠梅(도산월야영매) 달밤에 매화를 읊다 = 이황 운영자 2013.03.17 59684
70 詠梅(영매) 매화를 읊다 - 정도전 운영자 2013.03.17 58680
69 三五七言(삼오칠언)357언 배나온슈퍼맨 2013.02.14 57365
68 從軍行(종군행) 종군의 노래 배나온슈퍼맨 2013.02.14 57375
67 畵鶴(화학) 그림속의 학 -이달 운영자 2013.02.07 57248
66 李倉曹宅夜飮(이창조댁야음) 술 마시며 - 왕창령 운영자 2013.02.07 56897
65 新雪(신설), 새해 첫눈 운영자 2013.02.07 56993
64 山晝(산주) 산 속의 한낮 - 한용운 운영자 2013.02.07 56665
63 正旦(정단) 설날 - 진각국사 운영자 2013.01.31 56505
62 松都(송도) - 황진이 운영자 2013.01.31 56757
61 從軍行(종군행) 종군의 노래 - 왕창령 운영자 2013.01.03 57418
60 過古戰場(과고전장) 옛 전장을 지나며 - 서산대사 운영자 2013.01.03 55421
59 李倉曹宅夜飮(이창조댁야음) 술 마시며 - 왕창령 운영자 2013.01.03 55374
58 除夜有懷(제야유회) 제야의 회포 운영자 2013.01.03 55271
57 笑又笑(소우소)웃고 또 웃고 - 유의손 배나온슈퍼맨 2012.11.13 55398
56 山響齋(산향재) - 강세황 배나온슈퍼맨 2012.11.13 55057
55 途中避雨有感도중피우유감길 - 가다 비를 피하며 배나온슈퍼맨 2012.11.13 55536
» 간화(꽃을 보며) - 이색 배나온슈퍼맨 2012.11.12 55213
53 종족(대나무를 심었더니) - 박지화 배나온슈퍼맨 2012.11.12 5474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