途中避雨有感(도중피우유감)길 가다 비를 피하며
李穀(이곡, 1298~1351)
甲第當街蔭綠槐(갑제당가음록괴)
큰길가 대 저택에 홰나무 우거지고
高門應爲子孫開(고문응위자손개)
솟을대문은 자손 위해 높게 세웠겠지
年來易主無車馬(년래역주무거마)
세월 지나 주인 바뀌니 손님도 그쳐
唯有行人避雨來(유유행인피우래)
그저 지나가다 비를 피하는 나그네 뿐
강남자재(江南子才)의 일류대 진학 비율이 강북에 비해 월등히 높다. 어느 유수 사립대는 강남출신 수험생들에게 특혜를 준적도 있다. 일류대 입학은 할아버지의 재력과 어머니의 정보력 그리고 아버지의 무관심에 비례한단다. 송나라 때 왕우(王祐)란 사람은 집에 홰나무를 심어 자손 중에 三公이 나왔고, 한나라 우공(于公)은 아들이 재상이 될 것을 예상하고 대문을 마차가 다닐 수 있도록 높였다. 왕우나 우공은 세 번 이사한 맹모(孟母)와 더불어 치맛바람 원조라 하겠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이 홰나무 솟을대문 집안도 몰락했다. 출세는 자기가 하기에 달렸지 공들인다고 되지 않는다. *甲第(갑제) ; 큰 저택 *槐(괴) : 홰나무, 삼공의 상징임 *高門(고문) ; 솟을대문, 지체 높은 가문 *易主(역주) ; 주인이 바뀌다.
<한시연구가 이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