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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響齋(산향재)
姜世晃(강세황, 1712~1791)

隱隱幽巖曲曲泉(은은유암곡곡천)
깊고 그윽한 바위산 굽이굽이 시냇물


石林茆屋兩三椽(석림묘옥양삼연)
바위산 속 초가집, 서까래는 두서너 개


平生不盡江山興(평생부진강산흥)
강산의 흥취를 평생토록 즐길 수 있건만


只是丹靑已可憐(지시단청이가련)
단청으로 꾸미려는 사람들이 가엾도다

벼슬과 재물을 탐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읊고 글씨와 그림을 치며 살던 선비가 있다. 바위투성이 산 속에 조그만 오두막을 지어놓고 평생토록 자연을 벗 삼아 살면서 오히려 단청으로 집을 치장하며 권력싸움에 인생을 탕진하는 이들을 가엾게 여기는 선비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무능하거나 무책임한 사람이다. 이 시의 저자 강세황은 양반 신분으로 당시에 사람들이 천하게 여겼던 그림그리기를 즐겼다. 조선시대 빼어난 화가인 단원 김홍도가 그의 제자다. 조선의 문예부흥기라 할 영,정조시대의 대표적 인물이다. 말년에 그의 인품과 시서화(詩書畵) 삼절의 실력을 인정받아 중국에 사신으로 가기도 했다. *山響齋(산향재) ; 표암 강세황의 서재 이름, 그의 호이기도 함 *巖(암) ; 바위, 가파르다 *茆(묘) ; 띠, 띠로 이은 집, =茅(모) *椽(연) ; 서까래. <한시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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