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정웅씨(오른쪽)가 지난 12일 8년 전 해병대 전역 후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하다 추락 사고로 전신 마비된 홍성모씨를 방문, 격려하고 있다. |
속보 = 8년 전 해병대 전역 후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해 공사장에서 아르바이트하다 추락 사고로 전신 마비된 홍성모씨(33)의 사연(본보 지난달 21일 보도)을 접한 엄정웅씨(71)가 후원손길을 뻗어 잔잔한 감동을 낳고 있다. 엄씨는 1996년 해병대전우회 제주시지회 결성을 주도,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지난 12일 오후 엄씨가 제주시 노형동 홍씨의 임대아파트를 방문, 50만원 후원금과 두부 등 먹을거리를 전달했다. 엄씨는 병상에 누워있던 홍씨에게 “해병대정신으로 반드시 일어나라”며 명령에 가까운 위로와 응원을 건넸다. 둘은 초면이었지만 해병 144기와 842기란 끈은 서먹함을 금세 녹였다.
홍씨는 사고이후 경추 1.2번을 다쳐 몸을 못 가누는데다 횡경막 마비로 목에 구멍을 뚫고 산호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다. 해병대장병 출신 선후배는 군생활의 추억담도 주고받았다.
엄씨는 해병대정신을 강조, “해병 대원에게 불가능은 없다. 반드시 일어날 수 있다” “하루빨리 일어나 사회에 기여하라”고 격려를 건넸다.
홍씨는 목의 호스로 인해 음성이 거의 나오지 않으면서도 차분하게 대답했다. 때론 어머니 신숙식씨(61)가 곁에서 아들의 입술모양 등을 보고 엄씨에게 의미를 전했다.
홍씨는 마우스가 장착된 안경을 써 컴퓨터를 조작, 트위터에 게시중인 글을 통해 희망전도사가 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건강한 젊은이에서 한순간 중증장애 나락으로 떨어진 경험부터 깊은 사색을 통해 깨우치는 세상의 이치 등을 차례로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희망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엄씨는 해병정신으로 홍씨가 빨리 일어날 것을 거듭 응원했고 후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일보 김현종 기자 tazan@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