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구 육군대령·주태국 국방무관
2010 코브라 골드 훈련에 참가한 해병대 장병 여러분은 대한민국 국가대표였다. 무더위와 싸우며 힘든 훈련과정을 소화해 최고의 전투 기량을 뽐낸 우리 해병대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훈련 참가국 대표들도 우리 해병대원들의 투지와 완벽한 훈련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특히 올해 참가규모는 적었지만 ‘아덴만’의 승전보 덕분에 우리 국군의 위상이 한껏 높아진 가운데 참가국 군 관계자들과 교민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고된 훈련 속에서도 누구 하나 밝지 않은 장병이 없었고, 35~36도를 넘는 더위 속에 땀으로 흠뻑 젖어도 언제 어디서나 지친 기색 없이 진지했던 우리 장병들의 모습이 눈에 밟힌다. 지난해 우리 상륙장갑차가 연막을 차장하며 상륙하던 순간 관람대의 요인들이 자아낸 탄성은 우리 대표단에게는 자부심으로 와 닿았다. 올해 우리 해병소대의 용맹스러운 상륙훈련은 상륙훈련의 정점을 찍었다. 짠타부리 시골 마을 반창캠에서 진지하게 진료하던 군의관의 국경을 넘는 인도적 민사활동은 또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모른다.
30주년을 맞은 코브라 골드 훈련은 아·태지역에서는 가장 큰 연합훈련 중 하나다. 지난해 우리 국군이 처음 참가한 이 훈련은 우리 지상군의 첫 해외 연합훈련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혈맹인 태국에서 전통적인 우방 미국 등과 함께 해외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좋은 기회였다.
해병대원 여러분이 자랑스럽게 ‘태극기 휘날리며’ 도착한 우타파오 해군기지 옆의 싸따힙 해군기지는 61년 전 지금의 여러분처럼 꽃 같던 태국 젊은이들이 이름도 생소했던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출항하던 바로 그 항구였다. 그리고 60년, 이제 한 - 태관계는 참전으로 맺어진 혈맹 세대에 이어 여러분을 주축으로 코브라 골드세대들이 혈맹관계를 굳건히 다졌다. 양국 젊은이들은 6·25전쟁 당시 ‘리틀 타이거’란 애칭을 얻으며 용맹을 자랑했던 태국군의 전설을 가슴에 간직하고 코브라 골드라는 새로운 전설을 함께 쓰고 있다.
코브라 골드 훈련에 참가한 해병대 장병 여러분! 우리 정부가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전 세계 참전용사들에게 ‘보은(報恩)의 한국인 상(像)’을 심어 주고자 하는 것은 전쟁을 넘어 평화의 지평을 열고자 함이다. 6·25전쟁을 극복하고 오늘의 우리나라가 있기까지 이역만리에서 달려와 우리나라를 지켜준 해외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노고를 결코 잊어선 안 된다.
이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 국군은 그동안 동티모르, 이라크 아르빌, 서부 사하라, 아이티, 아프가니스탄, 레바논 등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세계 곳곳에서 평화유지활동을 했으며, 지금도 이어 가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아덴만의 승전보’를 역사에 기록하게 됐다.
이제 우리는 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코브라 골드 연합훈련을 통해 동맹국들과 힘을 모아 대한민국의 저력을 과시했다. 바로 그 중심에 여러분이 서 있다. 이번 코브라 골드 훈련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보여준 훌륭한 역할은 교민사회를 넘어 태국, 나아가 우방들에도 깊은 인삼을 심어 줬다. 해병대원 여러분은 이번 연합훈련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위를 선양하고 국격을 높인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자부한다. 벌써 내년에 있을 대한민국 해병대원들의 준비된 작전이 기다려진다. <국방일보 20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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