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해병대 대령 국방부 교육훈련정책과장 |
올해 국방업무 최우선 과제는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전투형 군대 육성이다. ‘아덴만 여명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청해부대가 전투형 군대의 전형이며, 이는 평시 부단한 부대훈련을 통해 체득된 전투기술이 전투현장에서 유감없이 발휘된 결과이기도 하나, 근본적으로는 우수한 자원을 선별해 체계적으로 교육한 결과다.
이런 멋진 승리를 계속할 수 있는 ‘강한 군대’, 실제 전투현장에 투입해 사용할 수 있는 ‘전투형 군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술상황하에서 성공적으로 부대를 지휘할 수 있는 유능한 간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능한 간부 육성은 학교교육을 통해 가능하다.
창군 이후 우리 군은 강의 위주 교육에서 실기ㆍ실습 위주 교육체계로 전환하는 등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전투형 군대를 육성하기 위한 기반적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과목형 교육체계에서 과제형 교육체계로 세분되면서 전장 상황에 따른 종합적인 대응능력과 전술조치 능력을 기르기보다는 전장기능별, 과제단위별로 훈련 결과와 훈련 소요를 세세히 분석하는 경우가 많아, 결과적으로 교육훈련의 ‘관리 분야’에 치중하게 되고, 그에 따라 행정이 과다해져 소위 ‘행정형 군대’로까지 불리게 됐다. 또 가장 기초적인 임무수행능력을 길러주는 ‘양성교육’과 실제 전장에서 전투하는 데 꼭 필요한 전술 행동 위주의 훈련을 해야 하는 ‘부대훈련’, 그리고 간부의 전술적 운용능력을 길러주는 ‘보수교육’ 과정이 구분되지 않았다. 이것은 양성교육에서부터 부대훈련, 보수교육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과제’를 ‘동일한 방법’으로 ‘반복’ 교육하는 ‘훈련을 위한 훈련’을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특히 올해부터 학교교육체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임관종합평가제를 실시해 우수한 간부만 임관시킬 예정이며, 핵심전투기술 체득화는 물론, 훈련지도능력과 전투지휘능력을 총체적으로 갖추도록 교육과목체계와 교육방법을 개선할 예정이다. 또 담임교관제를 도입해 전술제대 지휘관과 참모들이 전투의 기본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실제 전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배양되도록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교관 능력으로 교관 자질 향상을 위해 우수 자원을 선별해 보직하고 전입 후 · 임무수행 간 능력 향상을 위한 각종 창의적 프로그램을 적용할 계획이다.
지금 우리는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강한 군대, 전투형 군대를 반드시 만들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다. 학교교육체계 개선은 강한 군대, 전투형 군대를 만들기 위한 필수 과업이다. 지금까지의 고착된 패러다임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체계로의 전환에 다 같이 힘과 의지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지난 60여 년간 지속돼 온 사고의 틀을 깨기가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바로 지금 학교교육체계를 개선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우리 군과 국가의 운명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