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가 톱스타인 현빈을 활용한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해병대에 입대한 현빈은 신문과 방송을 통해 사격하는 모습, 다른 훈련병과의 일상생활 등이 자주 보도됐다. 하지만 해병대는 더 나아가 현빈의 훈련 모습과 병영생활을 담은 해병대 소개 도서까지 제작하고 있다고 한다. 해병대 소개 책자를 만들고 있는 출판사 측은 “현빈이 속한 1137기 훈련병 등을 중심으로 해병대원의 탄생 과정을 담은 책을 발간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요즘은 널리 알리는 홍보의 시대다. 이러한 점에서 해병대가 스타인 현빈을 이용해 홍보하려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처럼 지나친 것은 좋지 않다. 해병대 측은 “연평도 포격 이후 강한 해병대 모습을 소개하려고 책 발간을 기획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해병대가 현빈을 이용해 수익사업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보내고 있다. 수익사업 여부를 떠나 해병대가 현빈을 통해 지나칠 정도로 홍보에 나서는 것은 문제다. 현빈은 지난달 신병훈련 수료식을 마친 뒤 백령도에서 전투병으로 근무 중이다. 해병대는 처음에는 현빈을 홍보병으로 복무하게 하려고 했으나 여론을 의식해 전투병으로 바꿨다. 스타인 현빈이 힘들다는 해병대, 그중에서도 전투병을 지원한 것을 놓고 감동 받은 국민이 많다. 연평도 포격 이후 해병대를 지원하는 젊은이들이 오히려 늘고 있는 것에서 한국의 힘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현빈은 홍보영화를 찍거나 책을 만들기 위해 해병대 전투병을 지원한 게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해병대는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듯 현빈을 활용한 홍보에만 혈안이 된 듯하다. 지난해 3월 천안함이 북한에 의해 폭침되고 11월에는 연평도까지 포격 받은 상태에서 백마디 말이나 해병대 모습을 소개하는 책자보다 중요한 것은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소개 책자나 화보를 만들기 전에, 북한이 또다시 공격한다면 즉각 응징·보복하는 태세를 갖추는 게 더 급하다. 정신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국민은 ‘화보 찍는 해병’보다는 ‘귀신 잡는 해병’을 더 보고 싶어 한다. <2011. 5. 13 서울신문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