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칼럼(세미나 발제안)은 지난 4일 전쟁기념관에서 한국해양전략연구소(소장 송근호)와 해병대전략연구소(소장 이정윤)가 공동으로 주최한 '서북도서와 NLL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주제로 한 안보세미나 주요 발제 내용임. 코나스는 당일 이를 취재 보도했지만 네티즌 여러분의 요청에 의해 주최 측의 양해아래 발제자의 주요발제 내용을 발췌해 게재합니다.
다음은 홍규덕 국방부 국방개혁실장이 주제발표한 발제문 전문 내용임.<편집자 주>
Ⅰ. 서 론
국방개혁은 이미 1971년 자주국방으로부터 출발하여 끊임없이 지속 발전해 왔다. 매 정부마다 시대가 요구하는 바와 표방하는 핵심가치들이 달라졌을 뿐, 당대 최고의 ‘브레인 풀’들이 동원되었으며, 강한 군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한결 같은 목표 하에 최선을 다해왔다.
지금의 개혁도 818계획이나 국방개혁 2020의 입안과정에 직접 참여했던 선배세대들이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그들이 추구했던 목표들을 후배들이 이어받아 계승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선배세대들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비전 덕분에 우리 군이 이만큼 강한 군대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개혁의 매 국면마다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합의를 구해 나가기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장구한 역사적 관점에서 조망하면 군은 꾸준히 발전적으로 진화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선배 세대들이 밤을 새며 고민했던 과제들을 새로운 안보환경에 맞게 재분석하고 북한의 현존 위협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우리 군을 미래지향적 선진군대로 전환시키는 것은 개혁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 세대의 시대적 소명이자 책무이다.
국방개혁이 담고 있는 내용들은 상부구조의 개편만이 아니다. 싸우는 방법(how to fight), 즉 전법과 전략, 군사력 건설의 방향과 우선순위를 다루고 있으며 무기체계의 현대화, 피복 및 급식 등 작전지원과 보급, 군 효율화를 위한 예산절감 방법과 군의 편성 및 조직의 정비, 강한 군대로 만들기 위한 장교 및 부사관들의 양성 및 교육훈련, 예비역들의 재복무 및 재취업, 군인 개개인의 복지 및 응급의료체계, 여성 ROTC의 확대 및 육아시설 확충 등 군내 여성의 지위향상과 역할 확대 등 실로 광범위한 과제들이 전부 망라되어 있다.
국방개혁에 관한 결정과 진행과정은 예산부서뿐 아니라 병역자원의 확보나 공정성 등 국방관련 전 부서의 영역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으며, 국민사기와 생존성과도 직결되어 있다. 아덴만(Aden Bay) 여명작전에서 볼 수 있듯이 최영함에 의한 삼호드림호 구출작전은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글로벌 코리아의 위상을 지키기 위한 우리 군의 역량과 지역적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해상 무역로의 완벽한 보호를 통한 국민재산의 안전한 관리는 국민들의 자긍심을 키워줬고, UAE, 아프가니스탄, 레바논, 아이티 등 다양한 지역에서의 해외파병활동을 통한 국위선양은 국가 브랜드의 상승은 물론 해외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국방개혁이 추구하는 선진국방의 의미는 국방 분야가 우리 사회의 경제, 산업, 정치, 국제관계 전반에 더 큰 비중을 차지함으로써 국방이 타 분야의 발전을 선순환시킬 수 있도록 기여하는 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또한 국제사회의 대표적인 불안정지역인 한반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군사적 노력을 경주함으로써 동아시아 경제가 세계의 성장엔진으로서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있다. 주변국가들 역시 ‘307계획’으로 대변되는 국방개혁의 기본방향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과연 안보환경의 변화에 한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과거와 달리 현 정부는 어떤 전략적 개념 하에 국방개혁 기본계획을 변경하고자 하는 지에 관해 관련 당사국들은 물론 세계 많은 국가들의 정책결정자 및 안보전문가들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본 글은 천안함 피격사건으로부터 전개되고 있는 우리의 변화된 안보상황에 국방개혁 차원에서 정부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2010년 발생한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국방개혁 기본계획의 가정부터 전면 재검토하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또한 북한의 연이은 두 번의 도발은 우리 군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국민들에게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두 차례의 북한 도발이 NLL과 서북도서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307계획은 무엇보다도 서북도서에 대한 방어태세의 확충, 다시 말해 국지도발 대응에 가장 우선순위를 두고 만들어졌다. 특히 연평도 포격 도발은 우리 영토에 대한 최초의 직접 도발로 서북5도에 대한 방어와 전략적 중요성을 재고하게 만들고 있다.
국지 도발로 총칭되는 북한 도발은 향후 다양한 지역, 다양한 방식의 도발을 예고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서북도서지역에 대한 안보상 위험과 전략적 가치를 상기시키고 있기 때문에 총체적인 도발 억제책과 더불어 서북도서지역에 대한 확실한 대책을 모색하게 만들었다. 서북도서에 대한 전략적 가치의 제고는 이 지역 방어의 핵심인 해병대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며, 해병대의 역할과 위상 제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본 글은 먼저 서북도서의 방어역량 강화 중 해병대의 역할에 대한 부분을 중심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Ⅱ. 새로운 억제 전략의 채택과 해병대의 증강
307계획과 천안함 피격사건 및 연평도 포격 도발을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는 데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이 전적으로 합동성 부족 때문이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307계획이 만들어졌다는 오해가 있다. 국방개혁은 40년 이상된 장기과제이며 우리 군의 작전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은 천안함 피격사건 이전부터 제기되었던 숙원과제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분명한 것은 기존 ‘국방개혁 2020’ 당시 만들어진 북한 위협의 성격에 대한 평가가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로 인해 명확하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즉 ‘국방개혁 기본계획 09-20’을 만들 당시만 해도 북한의 위협은 상존하되 국지도발과 같은 충격적이고 직접적인 도발을 감행하리라고는 상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북한의 위협은 장기적으로 줄어들 것이고, 동북아지역 전체의 맥락 속에서 안보환경의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천안함 피격사건은 개혁의 방향과 우선순위에 대한 재검토를 불가피하게 했다. 미국이 9·11사태 이후 국가안보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Blue Ribbon Commission을 만들어 총체적인 안보태세를 점검했던 것처럼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우리도 대통령 명에 의해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를 구성하게 된 것이다.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는 예비역장성 10명과 민간 안보전문가 5명 등 15명으로 구성되어 5월 13일 대통령 임석 하에 첫 회의를 갖고 점검 작업에 착수하였다.
국가안보총괄회의는 3개월에 걸쳐 40여 차례 회의를 가졌고, 안보 관련 부처의 보고를 청취하고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였으며, 대북 위협 인식, 국방정책, 군의 지휘체계, 군 구조, 군 전력체계, 무형전력 등 안보 역량과 관련된 모든 영역의 문제를 검토하였다. 동 회의는 북한의 위협을 군사정책과 군사전략, 군사력, 도발 가능성과 위협 양상, 위협 우선순위의 측면에서 평가하였으며,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북한 위협에 대한 대응 실태와 우리의 안보 역량을 위협 인식, 전략 및 작전 개념, 비대칭전 대비태세, 우리 군의 구조적 관점에서 객관적 평가를 시도하였다.
아울러 국내외 안보환경을 점검하여 국제적 시각에서 이른바 ‘북한 리스크’를 고려하고, 주변국 관계의 유동성 증대에 주목하였으며, 국민의 안보의식과 국가 정체성 확립 문제에 대해 짚어 보았다.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는 상기의 분석과 평가를 바탕으로 안보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방향을 정립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였다. 우선 안보역량의 핵심으로 안보전략의 정립을 제시하였다. 안보전략은 안보 경시 풍조로 인해 약화된 ‘주적 개념’과 대북 대응전략을 강화하고, 새로운 안보 패러다임을 구축하여 북한대비 전력의 확고한 우위를 확보하는 것으로 국방정책과 군사전략의 목표와 방향성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었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고 빈번하게 도발을 자행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여 북한의 도발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였다.
그 결과 북한 대비 전력의 우위를 확보하고, 북한의 공격 징후가 확실할 경우 북한보다 먼저 북한의 전쟁지휘체계와 공격 거점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함으로써 적의 도발의지 자체를 분쇄하는 ‘능동적 억제전략’(proactive deterrence strategy)을 제시하였다. 능동적 억제전략에 기반한 대북 안보태세 강화 방안으로는 비대칭 위협 대비태세 강화, 정보역량 통합과 확충, 군 합동성 강화, 국가/군 위기관리 및 전시대비체제 확립, 군 구조 개편 및 국방환경에 부합된 군사력 건설, 전작권 전환 이후 한·미 연합 방위체제 확립, 병력 감축 계획 및 병 복무기간 단축 조정, 국가동원체제 및 대비태세 발전, 군 정신전력 강화 및 장병 복지 개선, 사이버전 전력 강화, 군 숙련급 조종사 관리 등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건의안들은 9월 초 대통령 보고 이후, 2010년 1월 구성되었던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에 인계되었다.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는 2010년 1월 15일 국방개혁에 관한 국방장관 자문 기구로 출범하여 위원회가 지향하는 선진국방을 “최적의 경비로 최적의 국방력을 구현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최적의 군사력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복합 다기능 군사력을 발휘함으로써 국민의 납세부담을 최소화하는 군사력”, 그리고 “당면한 북한 위협과 잠재적인 위협에 대처하고 미래 국가위상을 지키는데 부족함이 없되 동북아 역학 구도에 비추어 지나치지 않는 수준의 군사력”으로 규정하였다.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는 과거 정부의 ‘국방개혁 2020’에서의 전제와 현 안보 여건과의 괴리 및 위협평가와 기계획중인 전력증강 우선순위와의 불일치 등을 지적했으며 무기장비 획득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과되고 있는 정신전력, 실전 능력이 의문시되는 예비군 제도 등을 설정 국방부에 건의하였다. 7월 1일부터는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의 후속 연계 작업을 책임지면서 국방부 장관 자문기구에서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소속이 변경되었다.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는 76회의 전체회의·소위원회별 회의와 24회의 의견수렴, 12회의 현장 방문 등 총 102회의 개혁 관련 활동을 통해 64개 과제를 도출하였으며,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단독과제 7개를 포함한 71개 과제를 12월 6일 대통령께 보고하였다.
동 위원회도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와 동일하게 개혁의 가장 중요한 핵심가치로 능동적 억제 전략을 제시하였다. 특히 서북5도의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하여 서북해역사령부의 창설을 제안하였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뿐만 아니라 향후 가능한 각종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제 방책으로 서북5도를 강화시키자는 것이다. 일종의 전략적 망치 역할을 부여한 것이다. 당연히 서북5도의 핵심 전력인 해병대의 역할과 기능이 부각되게 된 것이다.
Ⅲ. 국방개혁 307계획
국방부는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의 개혁과제 71개를 반영하여 ’11~’30국방개혁과제 73개를 도출하였다.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들을 우선적으로 추출하여 금년 3월 7일 대통령께 보고한 것이 소위 ‘국방개혁 307계획’이다. 국방부 및 합참은 국방선진화위원회에서 제시한 건의안을 검토한 후 이를 기초로 ‘적극적 억제 전략’을 국지도발에 대처하기 위한 핵심가치로 결정했다. ‘적극적 억제전략’은 북한이 감히 어떠한 공격이나 도발도 시도할 마음을 갖지 못하도록 우리 군이 강력한 의지와 능력을 구비하는 전략이다.
국지도발에 관한 한 적의 공격할 징후가 보일 경우 그 원점과 지원세력까지 타격할 수 있는 즉응태세를 갖추는 데 주력할 것이다. 이번 307계획은 적극적 억제 전략의 구현과 합동성 강화, 효율성 제고를 중요한 목표로 내세웠지만 그 핵심은 작전 중심의 군사력 건설이다. 군이 그동안 행정 중심으로 치우쳐 왔다는 비판으로부터 벗어나 싸울 수 있는 군대를 만든다는 것이 상부구조 개편의 핵심이다.
각 군 총장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리며, 합참의장의 작전지휘 계선상에 총장을 위치시킴으로써 지휘의 일원화를 모색한다는 것이다. 이번 국방개혁으로 ‘당장 싸워 이길 수 있는’ 군 본연의 자세를 일깨우고, 2015년으로 다가온 전작권 전환에 대비하여 우리 스스로 작전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준비를 지금부터 갖추자는 것이다. 싸우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전투형 군대를 건설한다는 것은 군의 오랜 숙원이다. 합참 및 각 군 본부의 편성을 재검토하고 각 군 본부와 작전사를 통합함으로써 작전중심 조직으로 변화시켜 작전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물론 내년이 북한의 강성대국 건설 목표연도인 2012년이라는 것에 주목하여 북한의 위협이 더욱 거세어질 수 있는 시점에서 왜 군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모험을 강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들의 충정어린 우려는 북한이 예기치 않은 장소에서 새로운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변화로 인한 혼선이 자칫 대응태세에 차질을 주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그러나 더 이상 변화를 늦출 수 없으며 결심을 주저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동안 우리는 전시작전권을 뒤로 연기하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였을 뿐 어떻게 우리 스스로 작전을 주도할 것인지에 대한 준비를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 막상 3년 반이란 시간을 벌었으니 다행이지 2012년 4월까지 우리 스스로 작전 중심에 설 수 있는 준비나 기반이 부족하다는 점을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다. 지금부터 당장 준비를 시작해야 2015년 전환시점에 맞출 수 있다. 다만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한 대비태세에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며 전시작전권 전환 이전에 필요한 단계를 충분히 고려한다는 전제조건하에 진행될 것이다.
합참의장의 작전지휘능력을 배가시키기 위한 제한적 관리기능을 부여할 계획이며 각 군 총장이 계선 상에서 위치 자신의 전문성을 충분하게 발휘하게 만드는 노력을 시작할 것이다. 특히 충분한 검증 없이 졸속으로 추진한다는 우려는 과도한 주장이며 기우에 불과하다. 5월내로 새로운 변화를 추진하는데 꼭 필요한 법령개정 소요를 파악 이를 정책화 과정을 통해 입법화에 필요한 준비를 갖출 것이며 6월 임시국회에 상정한 후 국회를 통과하면 필요한 시행령들은 시간을 두고 여론을 수렴해 가면서 보완해 나갈 것이다. 특히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창설과 동시에 다양한 연습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이번 307계획 발표를 통해 추진방향은 정해졌지만 국방개혁 기본계획 ’11~’30은 각계각층의 의견수렴절차를 거쳐 9월말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또한 상부구조 개편도 우선 2012년까지 각 군 총장이 작전 계선 상에 위치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각 군 본부와 작전사 통합은 2014년 11월까지 단계적 접근을 목표로 추진할 것이다. 추진 간에 나타나는 문제점들은 꾸준히 보완해 나갈 것이며, 미 측과도 충분히 협의하여 연합방위태세와 국지도발을 위한 대비태세에 전혀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다.
Ⅳ. 서북도서 방위태세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해병대의 역할
307계획의 핵심은 북한의 도발을 확실하고 적극적으로 억제할 수 있도록 작전 중심의 전투형 군대를 건설하는 것이다. 아직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가장 가시적 변화 중의 하나가 해병대의 역할과 위상 강화인 것도 같은 흐름이다.
실질적으로 북한 도발을 억제하고 도발시 도발 원점과 지원세력을 확실하게 타격함으로서 차후 북한을 확실하게 억제하려는 노력이 필연적으로 서북5도의 전략적 가치 제고와 서북5도의 핵심 방어 전력인 해병대 강화로 연결된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구체화된 것이 바로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이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정보·작전·화력 위주의 기능을 보강하고 지·해·공군으로 구성되는 합동참모부를 편성하여 합동작전이 가능하도록 기획하였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의 창설로 서해5도 지역에 대한 합동작전 지휘체계가 구축되었고, 적 종심지역까지 책임지역을 확장하여 도발 원점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게 되었다.
서북도서부대의 전력도 보강되어 대포병 탐지레이더와 K-9, 130㎜ 다련장 등 관련 전력을 대폭 증강하고 있다. 적의 기습상륙능력을 저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500MD 등 항공전력을 조기에 배치하고 서북5도 주민과 병력의 생존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요새화 개념을 정립하여 구체화하고 있으며, 관련 방호 및 생활시설 구축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한편,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과 더불어 해병대의 임무와 역할을 검토하고 이를 수행하는데 요구되는 전력구조, 병력구조를 보강하고 있다. 먼저 상비병력 규모를 조정하여 기존의 감축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해병대사령부와 서북도서의 병력을 증원하였으며, 해병 2사단의 상비율을 상향하여 조정하였다. 또한, 평시 해병대의 다양한 임무·역할 수행과 전시 효율적인 상륙작전 수행을 위해 전력화 추진 중인 상륙기동헬기 편성방안을 검토 중이다.
Ⅴ. 결 론
현 정부의 국방개혁이 기존 ‘국방개혁 2020’을 전면 부정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좀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현실적으로 등장한 북한의 새로운 위협 형태와 청년 장병들의 희생에서 얻은 뼈아픈 교훈을 통해 우리 국방의 문제점을 냉정하게 재평가하여 기존 국방개혁계획의 현실성과 완전성을 보강하자는 것이다.
현재 마련되고 있는 새로운 국방개혁 안들은 북한의 위협평가에 대한 현실적 재해석을 통해 북한이 언제 어디서건 재도발하는 것을 분명히 억제할 수 있도록 상부구조와 하부구조를 함께 변경하고, 좀 더 확고한 전투중심의 싸울 수 있는 체제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에 추진되고 있다. 작전중심의 실전형 군대를 건설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금년 6월을 목표로 창설되게 된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은 정부의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자 다양한 개혁 작업중 가장 빠르게 가시화될 개혁의 시금석으로서 주요 개혁 과제 중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당면한 위협에 즉응할 수 있는 군사력 건설은 우선적으로 선결되어야 할 과제로 해병대를 중심으로 신속하게 전력을 보강하고 있다.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여 해병대가 북한에 대해 적극적 억제가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해병대의 역할과 위상이 강화된 것은 그만큼 국민들이 해병대에 걸고 있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평도 포격 도발은 6·25전쟁 이후 유례 없는 우리 영토에 대한 직접적 포격으로 이 지역 핵심 전력인 해병대의 헌신과 분발을 재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도발 유형과 대상 지역을 감안할 때 이 지역에 대한 재도발 가능성은 매우 높으므로 해병대의 위상 강화와 더불어 그 임무와 사명의 막중함을 재삼 강조할 필요가 있다.
‘307계획’을 통한 확고한 응전태세 구비에는 3군은 물론, 예비역·현역, 여·야의 차이가 있을 수 없다.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오랜 기간 국방정책을 연구·지원해 온 유수한 정책연구기관들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국방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방법에는 다소 견해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국방개혁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며 작전중심의 군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대의에 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매우 불안한 우리의 안보여건에 비해 우리의 정책자원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개혁과제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실험하며, 충분한 자원과 시간을 가지고 차근차근 나아갈 수 없는 현실적 제약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제약으로 해병대의 역할과 위상 강화를 위한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그 구체적 방안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의 지휘 및 관할권에 대한 이견 등이 그것들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현실적 조건을 고려하여 어떻게 이견을 조율하고,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여 적절한 구체적 대안으로 수렴해 낼 것인가에 대한 참여와 설득의 과정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행이 없는 비판이 아닌 실행을 위한 비판을 어떻게 제도화 할 것인가에 대한 지혜의 결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방개혁의 기본계획을 수정하고, 그 세부안들에 대한 의견 수렴, 필요한 법제(개)정 절차에 대한 일정을 마련하여 추진중이다.
국방개혁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군내·외 인사를 대상으로 하는 광범위한 의견 수렴의 과정이 진행중에 있으며, 8월에는 대국민 공청회를 계획중이다. 또한 각 군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토록 정책회의, 군무회의 등에 각 군의 수뇌부들이 참여하여 가감 없는 논의가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다. 이러한 참여적·민주적 토의의 과정들을 통해 우리의 국방을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대안들로의 수정과 정립이 이루질 것으로 기대한다.(konas)
홍규덕 (국방부 국방개혁실장)
자료출처 : 코나스넷, http://www.konas.net/article/article.asp?idx=25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