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봉 상병 해병대1사단

 / 국방일보 201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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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을 가르는 장갑차와 전차 소리에 훈련이 시작됐음을 깨달았고 바다를 가르는 독도함의 뱃고동 소리에 이 훈련의 웅장함을 새기게 됐다. 이렇게 2011년도 ‘쌍룡 1-1호 합동 상륙훈련’은 시작됐다.

군 생활 중 처음으로 참여하는 연대급 훈련인 이번 훈련에 처음에는 그 규모와 훈련 상황을 잘 알지 못해 그냥 일반 훈련과 비슷하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준비기간부터 뭔가 다르긴 달랐다. 그동안 해 왔던 일반적인 훈련에서는 보지 못했던 전차,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각종 화기 등 훈련에 앞서 행했던 출전준비태세 점검 때 보았던 장비 도열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도열을 준비하기 위해 뭐든지 최고로 준비하고 소위 A급으로 임하는 모습은 전쟁을 준비할 때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해병대의 기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나에게 있어 이번 훈련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대형상륙함(LST)과 함께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해병대만으로도 충분히 멋있지만, 해군과 함께 처음으로 훈련하니 해병대와 해군이 하나가 되어 작전을 펼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난생처음 타본 LST는 여러 가지의 느낌을 갖게 했다. 일단 생각보다 크고 빠르지만, 안정적이라는 느낌이었다. 또 배 안에 탑재된 장갑차에서 이젠 진짜 언론매체에서만 보던 상륙장면을 내가 직접 해보고 느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강한 흥분이 나를 휘감았다.

 그동안 부대 내에서 수없이 연습한 전투사격 및 충무 전사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강인한 전투체력과 전투정신 그리고 전술적인 기동에 대해서는 귀신보다 나은 능력을 갖추게 된 우리 해병대원들은 이번 훈련에서 실패와 사고 없이 무사히 복귀했다.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이번 상륙훈련은 언론에서도 주요하게 다뤘다고 한다. 훈련 중에는 몰랐지만 복귀 후 집에 전화를 드리니 어머니께서도 “그래. 어젯밤에 뉴스를 보니깐 너희 훈련한다는 내용이 TV에도 나오더라. 대견스럽다. 아들아!”하고 해병대원인 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계셨다. 훈련이 종료되고 부대에 복귀했지만 아직도 훈련 때의 감각을 지니고 있다. 아마 놓치기 싫었는지도 모른다. 군인으로서 이보다 더 군인답고 늠름할 때가 또 언제 있겠는가.

해병대원으로서 이번 훈련은 나에게 해병대로서의 큰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고 전역 후에도 어디서든 당당히 해병대원임을 밝힐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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