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I_20110711173207_V.jpg<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지난 한주 해병2사단 총기사건으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졌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낭보가 아니었더라면 며칠 더 뉴스의 앞머리를 장식했을지 모른다. 동료 전우 4명의 목숨을 앗아간 김모 상병의 범행은 여타의 총기사건처럼 불특정 다수에 대한 난사(射)가 아니라 한 명 한 명 조준하여 사격했다는 부분에서 더 큰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더욱이 범행을 공모한 공범도 있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이 주는 파장은 더욱 컸다. 그렇다면 무엇이 전우들에게 조준사격을 할 정도의 분노를 주었나. 바로 해병대가 자랑하던 그 전우애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내무생활 때문이었다.

 

통상 인터넷에서 ‘특전사가 세냐? 해병대가 세냐?’라는 설전이 벌어질 때마다 결국 특전사는 훈련은 힘든데 내무생활은 편하고, 해병대는 상대적으로 훈련은 쉬운데 내무생활이 어렵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내무생활이 어렵다는 것은 바로 구타나 기합 등이 많다는 말이 되는데, 거의 대부분 집안의 외아들로 곱게 자란 젊은이들이 해병대의 전통을 위해 아직도 구타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전통계승 방식이다.

 

 또 기수 열외라는 것이 충격을 주었는데 이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던 악습은 아니고 2005~2006년쯤에 생겼다. 2000년대 이후 사회 전체에 광범위하게 생겨난 왕따문화 세대가 군에 입대하며 생긴 현상이다. 과거처럼 구타를 자유롭게 하기 어렵게 되자 해병대문화에 따라오지 못하는 정신적·육체적 능력을 가진 이들에게 때리기보다는 아예 제쳐놓는 것이다. 이를 투명인간화한다고 하는데, 심지어 식사 중에 식판을 엎어버린다든지, 빨래를 떨어뜨려 밟거나 버린다든지 하는 인간적으로 참기 힘든 일까지도 행한다고 한다. 이것은 분명 해병대의 빛나는 전통과는 상반된 비겁한 행위다.

 

그리고 최근에 발생한 해병대의 여러 사고가 유독 해병2사단에만 집중된 것도 눈여겨 볼 일이다. 해병2사단은 훈련만을 중점으로 하는 해병1사단과는 달리 육군의 철책경계부대와 다름없이 주로 해안경계임무에 투입된다. 문제는 그들의 경계범위가 일반 육군 사단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데 있다. 많은 부대가 소대단위별로 각각의 소초에 흩어져 생활하다 보니 지휘관의 방침이나 감독이 일선에까지 잘 전달이 안 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포항에 있는 해병1사단은 전문 상륙군으로 육성되며 그 어떤 부대 이상으로 강도 높은 훈련을 한다. 그럼에도 해병2사단에 비해 사고가 적은 것은 바로 흩어져 있는 부대가 아니라 모여 있는 부대이기 때문이다.

 

군은 이 기회에 그동안 수차례 지적되어 온 해병2사단의 경계지역을 재조정하여 과도한 피로도를 줄여주거나 해병대 본연의 임무에 맞는 기동군으로의 전환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포항에 있는 해병1사단의 상륙을 막기 위해 북한군은 동해안인 함경남북도 전역에 약 14만명 이상의 병력을 산개해 놓고 있다. 만약 해병2사단을 서해 후방으로 이전하여 전문 상륙군으로 육성한다면, 상륙작전으로 인해 6·25의 승리를 놓친 북한의 노이로제는 서해안에서도 평안북도까지 병력을 더욱 분산 배치할 것이다. 강한 군대인 해병대를 철책경계로만 쓰기에는 아까운 측면이 있는 것이다. 이는 해병대의 사고 예방과 함께 북한군 병력의 휴전선 집중도 약화를 초래하여 전쟁을 억제하는 여러 가지 효과가 있다.


해병대는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군대 중 하나인 해병대. 연평도 포격 도발에서 철모에 불이 붙었음에도 대응사격을 했던 그 강한 정신력의 해병대. 해병대는 그들의 악과 깡이라는 전통을 가혹한 내무생활에서가 아니라 더욱 강한 훈련에서 세워주기 바란다. 국민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멋진 해병대가 기수 열외나 치졸한 가혹행위 등 사나이답지 못한 행위들로 그 명예를 더럽히지 말았으면 한다. 훈련은 한층 더 힘들게, 내무생활은 즐겁게 하여 더욱 돈독한 전우애로 무장된 군대를 만들어 다시 한번 무적 해병의 빛나는 전통을 세워주기 바란다.

TAG •

  1. No Image

    해병대 때리는 언론을 네티즌이 때린다

    몽상한 문사들의 횡포에 우직한 무사들 반발 방송의 해병대 죽이기가 집요하게 반복되는 게 아닌가 의심되는 가운데 네티즌들은 반송에 비판적이다. 14일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은 12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만나 ‘책...
    Date2011.07.16 Views4846
    Read More
  2. [설왕설래] 해병대

    無敵海兵(무적해병)’,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최초로 써준 휘호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6월 해병 제1연대가 17일 만에 강원도 양구의 도솔산을 점령한 공로다. 이때부터 해병은 무적해병으로 통했다. ‘귀신 잡...
    Date2011.07.14 Views2720
    Read More
  3. 강한 훈련으로 무적해병의 명성을/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지난 한주 해병2사단 총기사건으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졌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낭보가 아니었더라면 며칠 더 뉴스의 앞머리를 장식했을지 모른다. 동료 전우 4명의 목숨을 앗...
    Date2011.07.12 Views4756
    Read More
  4. ‘영원한 해병’의 위기- 방형남(동아닷컴)

    해병부대 총기 사건은 지난달 말 정년퇴직한 선배가 남긴 말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그는 논설위원 동료들과 석별의 정을 나 누는 자리에서 “군과 검경(檢警)은 비판을 할 때도 밑바탕에 애정을 깔고 바라봐야 한다”...
    Date2011.07.10 Views2618
    Read More
  5. No Image

    우리를 돌아보는 계기입니다.

    유용원의 군사세계 sealhur 님의 게시글 제대한지 30년이 되어 가지만 마음은 아직도 현역이란 생각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해병대란 이렇게 강한 중독과 향수를 갖게하는 거겠죠. 언론에서 말하는대로 배타적이고 ...
    Date2011.07.08 Views1901
    Read More
  6. No Image

    深度 있는 조사로 해병대 병영 바꿀 것 집어내라 - 조선일보 사설

    해병대 2사단의 강화도 해안 소초 생활관(내무반)에서 근무하던 김모 상병이 총기를 난사해 부대원 4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지난 2005년 6월 경기 연천군 육군 28사단 최전방 초소(GP)에서 김모 일병이 수류탄...
    Date2011.07.06 Views2496
    Read More
  7. No Image

    <연합시론> `군기 빠진' 해병대, 강군으로 거듭나야

    (서울=연합뉴스) 우리 군의 최정예로 꼽히는 해병대가 흔들리고 있다. 군기가 풀렸다는 징후가 꼬리를 물더니 급기야 병사 4명이 죽고 2명이 다치는 총기난사 사건이 터졌다. 해병대에서 이런 총기 사건이 난 것은 사...
    Date2011.07.05 Views2389
    Read More
  8. No Image

    ‘해병대 정신’ 다시 세우라 - 문화일보 사설

    강화도 해병대 해안 소초에서 4일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은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김정일의 잦은 도발에 맞서며 서해영토를 지켜온 해병대에서 병사 4명이 동료 사병의 총기난사로 숨진 사건은 1990년대 ...
    Date2011.07.05 Views2476
    Read More
  9. 7연대 장병문예공모전 우수작

    7연대 장병문예공모전 우수작 출처 : 7연대 카페 멧돼지동산
    Date2011.07.03 Views3952
    Read More
  10. ‘싸우면 이기는’ 해병대, 날개 달다

    전황기 해병대사령부 중령 [6월,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⑤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 배경과 의미 과거부터 서북도서와 NLL 부근에서는 크고 작은 북한의 도발 위협이 지속되었고, 그때마다 우리 해병대는 이를 지키...
    Date2011.06.30 Views2392
    Read More
  11. No Image

    해병대 독자성 강화 기대된다

    <기호일보 사설 2011.6.28>마침내 해병대조직법, 군인사법, 군수품관리법 등 3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면서 해병대는 명실상부한 법적 지위 및 독자성이 대폭 강화됐다고 한다. 작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
    Date2011.06.30 Views1953
    Read More
  12. No Image

    조용하지만 강한 ‘제주도 해병대’

    서인직 해군제주방어사령부 본부대 상병 / 제주일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주도에 해병대가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그리고 전투와는 한참 먼 후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주도는 도민들의 10분의 1이 해병대 출...
    Date2011.06.25 Views4602
    Read More
  13. 해병대 쌍룡합동상륙훈련

    박세봉 상병 해병대1사단 / 국방일보 2011.6.22 여명을 가르는 장갑차와 전차 소리에 훈련이 시작됐음을 깨달았고 바다를 가르는 독도함의 뱃고동 소리에 이 훈련의 웅장함을 새기게 됐다. 이렇게 2011년도 ‘쌍룡 1-1...
    Date2011.06.22 Views3389
    Read More
  14. 서북도서방위사령부에 거는 기대 - 동아일보 시론 김태현

    15일 해병대를 모체로 하고 육해공군을 망라한 합동참모부를 갖춘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가 창설됐다. 이 조치는 군사적 전략적으로 중대한 의미가 있다. 첫째, 당연한 말이지만 서해5도 지역의 방위전력을 크게...
    Date2011.06.16 Views2608
    Read More
  15. 서북도서 방위사령부 창설 이후 과제

    문화일보 / 이갑진 전 해병대사령관 게재 일자 : 2011-06-14 14:00 지난해 11월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일어난 지 7개월 만에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가 15일 창설된다. 해병대 사령관이 지휘하는 서방사...
    Date2011.06.14 Views258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36 Next
/ 36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