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환 이병 / 해병대6여단 |
지난달 12일 한미연합기동훈련을 무사히 마쳤다. 이번 훈련은 대한민국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근무하는 한국 해병대와 미국 해병대가 함께 훈련을 받으며 서로의 기술을 공유하고 파트너십을 돈독히 하는 장이었다.
미군들을 만나기 위해 백령면 운동장에 도착했을 때 외형적으로 느껴지는 그들의 큰 체격에 놀랐다. 그리고 자유분방한 그들의 모습에 더더욱 놀랐다. 훈련을 시작하자 그들은 의외로 높은 집중력을 보였다.
처음에는 왠지 모를 경쟁심 때문에 어떻게든 그들보다 더 잘하려고 말도 걸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과 몸을 부딪치고 서로 기술도 나누면서 조금씩 대화를 시작했다. 그렇게 첫 만남을 갖고 양국 해병대는 다음날부터 5일간 이어질 각개전투, 도시지역전투, 유격ㆍ사격 훈련을 위한 준비를 하며 훈련을 마무리했다.
나는 각개전투와 도시지역전투가 이번 한미연합 기동훈련 간에 가장 중요한 훈련이었다고 생각한다. 실제 국지도발이나 전쟁이 발발했을 때를 대비해 한미 동맹국의 해병들이 어떻게 작전을 구사하며 적을 물리치는가를 연습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유격 훈련에서는 우리보다 덩치도 크고 힘도 좋은 미 해병들이 잘하지 못해 의아했다. 그러나 한국 해병대와 달리 미군은 육군에서 유격훈련을 하기 때문에 이런 훈련을 받을 기회가 없었다는 말을 듣고 나니 어설픈 행동과 모습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훈련이었던 사격 훈련은 나에게 가장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정확성을 중요시하는 한국군과는 달리 미 해병은 신속성을 중시했다. 그렇기 때문에 10초의 제한시간이 주어졌을 때 보통 7초 정도가 지난 후 사격을 하는 우리와 달리 미군들은 대개 3초 안에 조준을 완료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이번 한미연합기동훈련을 받으며 우리와 다른 기술을 배울 때마다 ‘미 해병대는 굉장히 실용적인 훈련을 받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양국의 전투기술 중 유용하고 실전적인 것을 스스로 연구해 좀 더 효율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으로 백령도 및 서해 5도에서도 한미 해병대 양군 간의 좋은 경험을 나누고 유대를 맺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었으면 한다. <국방일보 201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