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가 6·25전쟁, 월남전 등 수많은 전투에서 얻은 명성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창설 이후 60년 동안 수없이 많은 역경에서도 오늘이 있기까지 우리 선배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사건을 계기로 해병대가 잃은 것과 얻은 것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은 천안함 폭침으로 국가의 상징 중 하나인 군함을 잃어버리고(군함은 한 국가를 대표하는 것으로 통용되고 있음) 대한민국의 영토가 적의 포탄에 의해 파괴되고 군인과 민간인이 죽는 일이 발생하였다.
적의 포탄이 떨어지고 온천지가 불바다 속에서 상황을 판단하고 포대(예하부대)까지 지시하는 시간만 해도 많은 시간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자식이 집안에서 다리를 다쳤다고 생각해보자. 부모는 어디를 얼마나 다쳤는지 확인하고 응급조치를 실시한 후 휴대폰으로 구급차를 부를 때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까?
전혀 예측하지 않은 상태,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대응 사격하는 시간이 13분이란 결코 많은 시간이 아니다.
이는 조건반사적으로 숙달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불가능한것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왜 대응사격이 늦었느냐? 왜 적지에 사격을 하지 못했느냐?”고 책임론을 제기한다.
안보는 군(軍)만 하는 것으로 착각하며 일부 친북세력들이 말하는 자작극이라는 보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안보경각심은 많이 향상되고 그동안 대북정책, 군사력 증강 분야에 정부, 군 또한 이렇게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서북도서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면서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과 서북도서 전력증강을 하고 있다.
과거 선배들은 서북도서 탄약보유량을 15일에서 30일로 조정하기 위해 상급부대를 설득시키는데 기간이 2년 소요되었으며, 사령부 재창설 후 합참/연합사 문서수발 수신처에 포함시키는데 7년이란 기간이 소요되었다.
이제는 다르다. 해병대사령부는 전·평시 연합해병 구성군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이다. 또한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작전사령부로서 해병대사령부에서 서북도서 방어를 위해 요구하는 전력은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보강해주겠다는 것이 상급부대 입장이다.
’11년 6월 1일을 목표로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창설되면 해병대사령관은 육·해·공군 전력을 지원받아 작전을 수행한다.
이 얼마나 벅차며 해병대 숙원사업이 이뤄지는 순간인가?
이 순간 마냥 좋아해야만 할 것인가?
대한민국 국민은 “해병대는 싸우면 이기는 군대,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군대”로 인식하고 있고, 지난 연평 포격사건 때에는 서북도서 현존전력으로 최선을 다하였음을 인식하였다. 또한 해병대가 요구하는 전력을 배비시켜 서북도서에 적이 도발하면 무차별하게 원점은 물론 희생당한 군인과 민간인의 원한을 풀어줄 것이라는 확신을 국민들은 갖고
있다.
현 시점에서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
물론 해병대사령부에서 많은 전술토의와 현장점검을 통해 준비하고 있지만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로, 달라진 서북도서 방어임무를 재분석해야 한다.
적의 위협에 대한 조기경보-단계별 방어임무 수행이 가능한가?
를 검토하고, 임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병력 장비 물자는 무엇인가?
그리고 해병대 단독이 아닌 합동군을 지휘하는데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
각 군과 예하부대 간 최신 C4I 체제를 어떻게 구성 할 것인가?
또한 전력증강된 추가 전투장비는 현 방어진지로 가능
한가?를 분석해야 한다.
둘째는, 임무수행을 위한 훈련소요를 결정해야 한다.
현 시간 전투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싸울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탑 다운식의 훈련소요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어 디에서, 누가, 누구에게, 어떤 수단으로 표적을 전파하고, 전파받은 자는 누구에게 어떤 수단으로 제공하여 임무를 수행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각 단위부대 즉, 사령부부터 여단, 대대, 중대, 소대, 분대, 개인까지를 망라해야 한다. 또한 각각의 전투장비 즉, 조기경보부터, 화력, 기동, 전투지원/전투근무지원 등까지 훈련 소요를 결정해야 한다.
셋째는, 임무수행에 필요한 과목 / 과제를 현장위주로 훈련하여 조건반사적으로 반응하도록 해야 한다.
성과가 달성된 과목 / 과제는 수준위주로 분류시키고, 미흡분야는 중점적으로 숙달해야 한다. 예를 든다면, 표적을 찾는 수단의 요청부터 이륙, 표적획득, 정보 분석, 해당사령부 전파(여단, 대대, 포대전파), 포진지 제원입력 및 사격, 명중이 이뤄질 때까지의 시간이 적이 사격하고 진지를 변환하기 이전에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하부대 지휘관은 지금 당장 상황이 발생한다면 C4I 장비를 어느 제대까지 갖추어 주어야 하며 주어진 임무수행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훈련을 시킬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해병대는 또다시 연평도 포격 같은 상황이 발생 안한다고 보장할수 없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해병대를 사랑하고 지원율 또한 최고의 상태이다. 적의 도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영원히 다시 올 수 없음도 기억해야 한다.
지난 연평도 포격으로 전사한 영결식에서 해병대 사령관은 북한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해병대의 이름으로 천배 만배 보복하겠다고 온 천하에 공포하였다. 해병대 사령관이 국민과의 약속을 해병대에 근무하고 있는 장병 여러분의 몫이며 지켜야 할 책임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다시 한 번 연평포격으로 전사한 전우의 명복을 빈다. <해병대지 39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