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문화 혁신의 생활화·신념화 해병대교육훈련단 장병 소감문 / 국방일보 2011.10.25
김영삼병장
사람이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군대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이름도 얼굴도 처음 보는 사람들이 모여 동기·전우라는 이름으로 함께 생활한다. 나도 해병대에 입대한 후 참 소중한 인연들을 만난 것 같다.
처음 입대했을 때 동기들과 만나 함께 훈련받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전역을 바라보는 병장이 됐다.
그동안 나는 통신병 조교라는 직책을 수행하며 많은 교육생과 만나 인연을 맺고 지내 왔다.
지금까지 나와 군 생활하면서 수료해 나간 교육생들이 약 1200명 정도 된다. 벌써 병장이 된 교육생도 있고, 어디선가 선임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병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이들이 이곳에서 보여준 대로 해병대의 이곳저곳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돌이켜 보면 나와 정보통신교육대에서 함께 생활한 교육생들은 내게 참 많은 꾸지람과 질책을 들으며 생활했던 것 같다.
나는 조교라는 직책을 받고 초기에는 교육생들과 소통은커녕 권위의식을 갖고 지시와 명령만 하는 무책임한 조교였던 것 같다.
나의 눈높이에 맞춰 교육생들을 대하다 보니 당연히 군 생활을 얼마 안 한 교육생들의 행동과 자세, 모든 면이 마음에 들지 않아 화도 많이 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러나 해병대의 병영 혁신을 계기로 나는 지금 새로 들어오는 교육생들과 예전과는 다른 4주를 보내고 있다.
선임 존경, 후임 사랑의 건전한 병영문화로 발전한 해병대에서 나는 앞으로 남은 군 생활 동안 조교와 교육생이라는 벽을 허물고 잘 모르면 가르쳐 주고, 잘 못하면 도와 주며 교육생들의 기억에 남는 시간을 선물해 주고 싶다.
지금까지 나와 함께한 해병들아, 나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전역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할 테니 너희도 각자의 위치에서 지금처럼 성실히 임무를 수행하며 아낌없는 사랑으로 후임들을 반겨 줘라. 사회에 나가거든 군에서 배운 것을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는 품격 있는 영원한 해병대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