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봉수 중령 해병대연평부대 포병대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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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불망 후사지사(前事不忘 後事之師)란 말이 있다. 이는 “과거의 일을 잊지 않는다면, 이후의 일도 잘 이루어질 것이다”라는 말이다.
벌써 적이 연평도 포격도발을 자행한 지 1년이 됐다. 그날 우리는 눈앞에서 사랑하는 2명의 해병이 전사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고, 선량한 2명의 국민이 죽었다. 지금도 이곳 연평도는 폭파된 가옥의 잔해를 정리하는 작업과 건물을 짓는 복구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전후(戰後)의 재건마을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이것은 적이 얼마나 무모한지, 그리고 얼마나 반인륜적인지를 반증하는 것이다.
그날 연평 해병들은 적의 만행적 도발에 대해 철저하게 응징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와 지원에 힘입어 연평도를 비롯한 서북도서는 화포 등 다양한 전력이 보강되는 등 유형 전투력은 적의 도발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유형의 전투수단뿐만 아니라 우리 연평부대의 무형 전투력도 남다르게 향상됐다. 지난 연평도 포격도발 시의 전투경험과 8월 10일 적의 NLL 일대 포격도발 시 실상황 경험 등을 바탕으로 최상의 장비운용 능력과 싸우면 반드시 이기겠다는 전투의지가 충만해 최고의 전투력을 가진 부대가 됐다고 자부한다.
“적은 언제든 다시 도발해 올 것이다.”특히 내년은 안보의 분수령이 되는 해로 우리 안보의 취약시기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김일성 출생 100주년으로 정치사상 강국, 군사 강국, 경제 강국 등 강성대국 건설을 천명했다. 국내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대선과 총선, 미국의 대선, 중국 공산당의 창당 90주년 등이 겹쳐 있다. 특히 북한의 권력승계 불안전성, 날로 악화해 가는 식량난과 경제난의 심화, 재스민 혁명으로 상징되는 중동의 민주화 파급 가능성 등을 고려해 볼 때 북한은 국제사회의 집중적인 시선을 받거나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김정은이 군부에 대한 신뢰 확보와 권력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더욱더 도발해 올 가능성이 크다.
우리 연평부대는 철저히 응징할 수 있는 전투력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항재전장 임전필승(恒在戰場 臨戰必勝)의 정신으로 언제든지 전투준비가 돼 있다. 이제 우리 연평부대는 창을 베고 적을 기다린다는 침과대적(枕戈待敵)의 각오로 적이 도발한다면 철저히 응징해 다시는 도발의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적들은 그들의 무모한 도발이 곧 김정일 정권 붕괴의 자충수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국방일보 2011.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