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홍규 대령 / 해병대 리더십센터장
지난 2010년 11월 23일은 해병대가 주둔하는 연평도에 북한군이 기습 포격도발을 해 무고한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준 가슴 아픈 날이다. 그 아수라장의 현장에서 지휘자들은 전장 리더십을 발휘해 13분 만에 대응사격을 했다. 당시 현장을 방문했던 존 A. 맥도널드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부장은 “한국군이 약하다고? 갑자기 포탄이 날아와 옆의 동료가 죽었는데 13분 후에 대응사격을 했다. 우리는 그 용기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걸프전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직접 전투를 했던 미 육군 장군이다. 결국 이 사건이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했고, 우리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했다.
1월 2일 해병대 리더십센터가 창설돼 연구, 교육훈련, 상담·분석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조직으로 태동해 세상과 소통의 장을 열었다.
과연 해병대를 이끄는 힘은 무엇일까? 전부는 아니지만 해병대 리더십이 우리의 역사, 전통, 관습 그리고 충성·명예·도전의 해병대 핵심 가치를 구현하는 하나의 기둥이라고 생각한다. 초대 해병대 리더십센터장으로서 중차대한 임무를 수행하게 됨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다음의 각오를 다진다.
첫째는 어떤 분야에서나 있을 수 있는 리더십에 관한 우수성 또는 탁월성의 패턴을 찾아내고자 하는 노력, 둘째는 효율적인 사고방식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 셋째는 영혼을 유산으로 남길 수 있는 롤모델이 되는 것이다. 넷째는 평생학습 조직을 구축해 지식과 지혜를 개발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개인 및 조직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고자 한다면 먼저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즉 세상을 보는 안경의 렌즈를 바꿔야 올바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이제 소수 인원으로 해병대 리더십센터가 창설됐다. 해병대에 몸담은 우리 모두는 이 역사적인 사건을 어떤 패러다임으로 바라볼 것이며, 어떤 의미를 부여할 것인지 마음으로 느끼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자. 우리 조직에 몸담은 고급제대 지휘관은 자신을 끊임없이 성찰해 내면의 정렬된 모습으로 변화관리, 결단과 책임, 전략적 사고와 행동으로 전략적 리더십을 발휘하고, 중간제대 간부는 임무수행 환경 조성, 효율적인 조직운영, 협력적 사고와 행동으로 통합적 리더십을, 소부대 지휘관(자)은 솔선수범 및 의사소통, 주도적인 임무수행, 부하지도, 왕성한 학습 능력으로 무장해 행동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
힘은 시계가 아닌 나침반에서 나온다. 얼마나 빨리 가는가보다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하는 방향성이 중요하듯 갈급한 심정에 속도만을 외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해병대 리더십센터의 창설이 해병대와 조국과 세계를 가슴에 품는 이들에게 상큼한 청량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젊은이여. 용광로 같은 뜨거운 열정으로 해병대 리더십에 도전하라. 도전하라. 도전하라. 전장에서는 반드시 승리하는 전장리더십으로. 전역 후에는 성숙한 대한민국의 민주시민으로 거듭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해병대 리더십센터를 만들어 나가자.” <국방일보 20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