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해병대6여단 중령 임성근
해병대 6여단 장병들은 천안함 피격사태가 발생했던 3월 26일 밤부터 수색인양작전에 투입하여 잃어버린 전우를 찾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벌였다. 장병들의 간절한 염원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46명의 천안함 전우와 UDT의 전설 고 한주호 준위는 전우들의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오늘도 우리는 백령도의 깊은 바다 앞에 서 있다. 그리고 북한을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다짐한다.
그대들이 다 이루지 못한 꿈을 대한민국을 우리가 지켜내겠노라고...
하여 밤하늘을 비추는 조명탄과 함정들이 비추는 서치라이트, 인명구조를 위한 다급한 목소리를 들으며 우리는 이 참담한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그 심정을 어찌 말로 다 할수 있겠는가?
다음날 아침 해안선 탐색 간 발견된 천안함의 잔해와 간조시간 해상에 드러난 천안함의 함수는 지난밤의 참상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전 부대는 비상사태로 돌입하였고, 대대는 여단의 예비대로 침몰지역 해안에 지휘소를 개소하고 해안 및 연안탐색작전을 실시하였다.
우리는 “내 전우를 절대 차가운 바닷속에 남겨두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작전에 참가했지만 백령도 해상의 차가운 바람과 세찬 조류는 애타는 실종자 가족과 전우를 찾는 또 다른 전우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의 발걸음을 더디게 하였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임무 수행 중 고(故) 한주호 준위가 대대원들이 보이는 전방에서 순직하기에 이르렀고, 민간인 어선인 금양호도 수색작전에 참가하
고 복귀하는 과정에서 침몰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실종자들의 생존가능시간이라는 69시간이 모두 지나고, 실종자 가족의 수색중단 요청이 있었지만 우리 대대 장병들은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악기상과 강한 조류로 인해 수색 및 인양작전은 더디게 진전되었지만 장병들은 전우를 찾겠다는 필사적인 의지로 수색작전에 매진했다.
함수와 함미가 인양되던 날, 우리는 뜨거운 눈물을 가슴속으로 삼켜야 했었다. 불과 50미터 앞에서 바라본 인양된 함수와 함미는 그 위용을 자랑하던 천안함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바다 위에 떠다니는 주인 잃은 유품들을 회수하면서 차가운 바닷속에서 생을 마감한 전우들을 생각하니 비통함을 금할 길이 없었다. 함수와 함미를 인양하고 40명의 전사자가 확인되었지만, 6명은 끝내 가족의 품으
로 돌아가지 못했다. 4월 29일 영결식날 우리는 눈물로 전우를 보냈다.
전우를 눈물로 보낸 우리에겐 중요한 책임이 남아있다.
그것은 천안함 전우들의 가족과 그 아픔을 진심으로 함께 하는 것이고, 어느 누구도 함부로 내 조국! 대한민국의 영토를 침범하지 못하도록 확고한 대비책을 강구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 군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어야 한다. 전투준비에 대한 가시적인 변화와 발전이 있
어야 하며, 보여주기 식이 아닌즉각 전투돌입태세를 능력과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조국의 바다에서 전우를 잃은 우리가 반드시 완수해야 할 임무이자 막중한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