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짐합니다.
차가운 바닷바람에 얼어버린 장병들의 손을 잡아주셨던 백령도 어머니의 따뜻한 온기를...
내 아들을 찾아야 한다며 생업을 뒤로하고 고깃배를 바다로 향하셨던 백령도 아버지의 표정을...
배멀미를 견디며 백령도까지 찾아와 자장면을 만들어 주셨던 아버지의 마음을...
아들들을 백령도 앞 바다에서 떠나보내던 날, 가슴을 치며 오열하던 백령도의 눈물을...

 

글•사진 해병대6여단 중령(진) 이영균

 

백령도는 침통하고 참담했다. 어느 누구도 숨조자장면배식.jpg차 편히 쉴 수 없었다. 거칠고 높은 파도와 싸워가며 우리는 천안함의 전우들을 그리고 그들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야속하게도 날씨는 더욱 거칠어졌고 우리들은 전우를 찾기 위해 바다를 향하였다. 그러던 중 심해 속에서 수색작전을 펼치다 순국한 故 한준호 준위의 사고소식을 접하면서 우리 모두는 망연자실하였고 몸도 마음도 바닥까지 가라앉았다.
생존자 구출작전, 해상부유물 탐색작전, 함수 / 함미 인양작전 지원, 해상방제작전, 영현 수습 및 이송지원 작전, 해상세력 전투근무지원 작전으로 우리들의 일상은 급박했으며 무거웠다. 전우를 잃은 슬픔과 찾아야 한다는 간절함 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이런 우리들을 일으켜 주신 분들이 있다. 그분들은 바로 백령도 주민 및 부녀회를 비롯한 여러 봉사단체의 감사한 분들이다. 장병들을 자식처럼 생각해주시고 아껴주셨던 그분들은 우리와 함께 슬픔과 고통을 나누며 이 위기와 슬픔을 강건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발 벗고 지원해주셨다.
사고현장으로 직접 달려 나와 수색작전에 투입된 장병들을 격려해주신 백령도 기관장여러분, 탐색/구조작전 기간 중 매일 현장으로 나와 장병들을 다독여주신 백령 부녀회 여러분, 함정과 탐색구조현장에 먹을 물이 부족하다는 소식에 멀리 인천에서 생수를 보내주신 인천 상수도 사업본부 관계자 여러분, 신속한 실종자 구조작전을 위해 준비 없이 급히 파견된 요원들을 위해 속옷류를 기증해주신 옹진군 수협 임직원여러분, 수색작전에 고생하는 장병들을 위해 한 끼의 식사라도 제공하고 싶으시다며 직접 백령도로 찾아와 자장면을 지원해주신 서울 강동구 중식업협회여러분, 내 자식이 고생하는 것 같아 맘이 아프다며 어묵과 컵라면 등을 보내주신 자월도·영흥도·이작도 부녀회원님들과 합동분향소를 찾아 한 달 월급전액을 조의금으로 내놓으신 환경정화 고용원 아주머니.

이 모든 분들의 따뜻한 격려는 우리 해병대 장병들의 전투사기 진작과 그간의 작전에 큰 힘이 되었다. ‘서북도서 절대사수’ 임무완수의 각오를 다시금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우리는 故 천안함 46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절대잊지 않을 것이며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적이 감히 도발하더라도 현장에서 적의 도발을 분쇄할 수 있는 작전대비태세를 완벽히 갖출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 그리고 장병들과 백령도를 지켜주셨던 여러분이 또 다른 영웅이었음을 기억한다. <해병대지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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