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항공 회장 노승영(해병 간부후보 37기)
- 1944년 서울 출생
- 해병 간부후보 37기
- 1966년 고려대학교 문리대 사학과 졸업
- 1966년 7월 ~ ’73년 9월 해병대 조종사(파월)
- 1989년 10월 ~ ’97년 6월 서울항공인터내쇼날(주) 대표이사
- 1991년 3월 ~ ’96년 2월 한국 부정기 항공협회 회장
- 1993년 9월 ~ ’95년 1월 중형항공기 개발사업 자문위원(산자부)
- 2000년 3월 ~ ’02년 9월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 자문위원
- 1993년 3월 ~ 현재 (주) 와스코 회장 겸임
- 2003년 10월 ~ ’05년 5월 학교법인 함주학원 한서우주항공사 회장
1968년, 베트남전쟁이 확전일로에 있을 때 베트남북부 마블 마운틴 미 해병 항공기지 MAG-16(Marine Air Group-16)에 16개월 동안 근무한 일이 있었다. 당시 미 해병 항공단은 F-4B 팬텀II 전폭기부터 OV-10A 브롱코 근접항공지원유도 항공기까지 또한 UH-1H 휴이 헬리콥터에서 CH-46 보잉 버톨 헬리콥터, CH-53A 스탈리온 헬리콥터 등 그 당시 기준으로도 막강한 신예 항공기로 무장되어있었다. 12개 대대 1,500여 명의 조종사와 2천 명에 가까운 정비 병력이 베트남 주둔 미 해병사단을 지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무적해병의 힘은 바로 항공지원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것이다.
현재도 미 해병항공단은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오스프리(Ospray) MV-22(Bell/Boeing 합작) 77대를 선두로 돌격상륙함이나 최전방에서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AV-8B 해리어(Harrier) 99대, F/A-18A/C/D 210대는 물론 장거리 작전을 위한 KC-130F/R/T/J 공중급유기 80대가 5대륙 6대양 어느 곳에서든지 작전할 수 있도록 항공지원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병력수송용 헬기와 특수전 헬기, 심지어 마린 원(Marine One)으로 불리는 대통령 전용헬기 VH-3D 11대 및 VH-53D 2대, VH-60N 7대 등도 해병항공단이 맡고 있다.
해외 공관은 물론 국내 주요시설 경비도 해병대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헬기나 다목적 항공기를 보유하고 전 세계를 무대로 준비된 병력과 장비를 갖춘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까운 장래에 5세대 전투기 F-35B 라이트닝 II(LightningII) 340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해군 및 공군, 해병대를 위한 통합전투기개발계획(JSF)에 의해 조만간 실전에 배치될 이 전투기는 대당 1억 1,300만달러의 고가장비다. 또한 단거리 이륙이 가능하며 경항모에서 스키점프대를 이용할 경우 신속하게 적 후방차단과 해병 전방의 화력지원을 담당하고 조종사의 능력과 관계없이 자동항법 장비와 GPS 등으로 자동 착함이 가능하도록되어 있다. 여기에 더해 스텔스 기능으로 적의 레이더망을 뚫을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필자는 40여 년 전 해병항공대 장교로 베트남에서 청룡부대 작전을 지원한 경험이 있다. 당시 관측기를 타고 정글에서 작전 중인 우리 해병의 공중지원요청이 들어오면 즉시 주변 항공 전력을 불러들여 베트콩의 머리 위에 불벼락을 때렸다. 실시간으로 공중에 머무르고 있는 미 해병대 F-4나 A-6, AH-1G(후에 AH-1W로 변경) 공격헬기 지원을 요청하며 아군 진격로 확보와 교전중 적진지에 네이팜탄을 퍼부을 때의 통쾌함이 지금도 느껴지곤 한다.
미 해병사단은 항공사단의 1:1 지원을 받으며 작전한다. 그렇기에 미 해병은 세계 최강의 전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 해병대는 1951년 L-19를 필두로 6·25전쟁에서 U-6와 O-1 항공기 등으로 근접항공지원(CAS)을 하였으며 ’65년 베트남 파병을 필두로 OH-23, UH-1H 헬리콥터로 발전하여 150여 명의 조종사가 포항 1사단, 김포 제2여단 그리고 여의도 본부항공대, 도서지역의 ALO로 ANGLICO 중대를 운영해 왔던 것이다. 지금의 해군항공대 역시 ’73년 해병항공대가 해군항공으로 거듭나면서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현재의 해군항공대는 대잠항공기 및 헬기로 무장하고 있다.
앞으로 전장은 항공기 지원이 없으면 승리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우리 해병대가 독자적인 작전을 하려면 공군이나 육군항 공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필자가 베트남 전장에서 경험한 바에 따르면 지상 작전부대와 긴밀히 통화하면서 적재적소에 항공지원을 퍼붓는 것과 빠른 공군전폭기가 코끼리 등 만지듯 지원하는 것과는 효과 면에서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상륙기동이나 취약지역에 적시지원, 후방 침투군의 투입 등에서는 공지작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해병대와 같이 조종사가 보병소대장을 경험하고 작전지역 대대장이나 중대장과 호흡을 맞출 때 시너지 효과는 몇 배 상승한다.
이제 우리 해병도 독자적인 항공세력과 장비를 갖추어야 한다. 미 해병처럼 MV-22를 갖춰 이륙은 헬기, 기동은 항공기 속도로 작전지역에 침투한다면 헬기의 느린 속도로 인한 대공화기 피탄위험도 없고 속도전을 전개할 수 있어 해병작전의 묘미를 마음껏 펼칠 수 있다. 또한 대잠헬기로 구성된 해군 전력보다는 해병특수부대를 전담할 KUH(한국형 다목적 헬기)를 보유하는 것이 시급한 것이다. 21세기 국가전략기동군으로 해병대의 전략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는 지금, 다시 한 번 무적해병의 신화를 항공전력 강화로 이루어 나가기를 진심으로 소원한다.<해병대지3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