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해병대 교육훈련단 소령 송 철
군복이 너무도 멋진 나의 아내! 사랑하는 나의 아내에게!
푸른 군복을 입은 대한민국의 군인이고 나와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이며 수빈이의 엄마인 당신! 웃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운 나의 아내 전미현 대위에게 감사합니다.
부부군인이라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특수한 상황으로 신혼 초부터 우리는 기러기 가족이었지요. 나는 해병대사령부 발안에서 당신은 분당 수도병원과 강원도 홍천 철정병원에서 우리는 그렇게 주말부부 아니 월간부부가 되어 멀리 떨어져 지내다 작 년에서야 포항 인근에서 만나게 되었네요.
나는 포항에 있는 교훈단으로 당신은 영천에 있는 3사관학교 의무대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어찌나 행복하던지 당신과 함께 보내는 하루하루가 내게는 감동이고 설렘입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우리가 결혼을 하고 오랜 시간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 마음 고생이 심했던 당신!
그 모습이 다시금 떠올라 마음이 아파옵니다. 부대업무와 집안일 그리고 임신에 대한 부담과 마음고생까지 이 모든 것을 묵묵하게 이겨냈던 당신! 너무도 힘들게 임신을 했지만 절박유산이라는 통보를 받았던 날 나는 당신이 그대로 무너질까 그게 겁이 났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힘든 상황들을 씩씩하게 잘 이겨냈고 지난 4월 20일 26시간의 진통 끝에 우리 딸 수빈이를 내게 선물해줬습니다. 아프고 힘들었
던 그동안의 시간들을 함께 해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그리고 당신도 당신이 내게 준 귀한 선물 수빈이도 나에게 모두 고맙습니다.
이제 우리 세상에 부러울게 없는 행복한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도 옆에 있고, 우리 둘을 꼭 닮은 예쁜 아기의 엄마, 아빠가 되었으니까요. 출산 후유증으로 생긴 요통으로 힘들어하고 아기를 돌보며 밤새 새우잠을 자야 하는 당신의 모습이 안타깝지만 무뚝뚝한 남편이라 힘드냐는 말도 고맙다는 말도 쉽사리 꺼내질 못합니다. 그게 너무 미안하지만 당신도 군인이기에 군인스타일이 어떤건지 이해해주리라 굳게 믿어봅니다.
같은 군인으로서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기에 나를 많이 이해해 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로 나를 위로해 주는 당신이 나에게는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한 부부가 되어, 푸른 전투복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그런 군인이 되어 서로의 성장에 발전에 행복에 도움이 되는 사랑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별로 재미있지도 않은 나의 몸개그와 우스갯소리에도 박장대소하며 웃어주고 좋아해 주는 당신! 그런 당신의 마음을 잘 알기에 나는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면 그때도 나는 당신과 이 세상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당신이 싫다고 하면 그럼… 나는 어떡하지?!)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한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대를 사랑한 것입니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마지막 장면에서 이병헌이 한 말인데 당신을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마력을 당신은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은 인생이라는 연극무대에 우리 둘이 주인공이었지만 이제 한가족이 된 우리 딸 수빈이도 우리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 연극무대는 한 번 연기하면 다시 공연할 수 없기 때문에 먼 훗날 우리가 살아온 길을 뒤돌아 보았을 때 후회하지 않도록 멋진 한 편의 작품을 만들어 갑시다.
기도합니다.
당신의 밝은 미소와 손길이 때때로 지쳐 있는 나와 힘들어 하는 환자들에게 큰 기쁨이 되었듯이 우리 딸 수빈이도 당신처럼 모든 이들에게 환한 웃음과 기쁨을 안겨주는 사람이 되어주기를… 또한 우리 가정에 항상 사랑이 차고 넘치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부탁하는 것은 지금처럼 나를 믿고 따라와 주면 좋겠습니다. 내가 세상에 서 가장 강한 나무가 아니지만 당신이 즐거워할 때나 힘겨워할 때도 항상 변함없이 당신 곁에서 우리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함께 할 것을 약속합니다.
내 영혼이 다하는 순간까지 난 완전한 당신의 나무입니다.
꽃사슴, 영원히 당신을 사랑합니다.^^ <해병대지3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