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중령 김용일
1. 들어가는 말
우리는 2002 월드컵 축구의 성공적 개최와 4강의 위업을 달성하면서 국내 유명선수가 유럽으로 진출할 기회를 얻었고 그로 인해 유럽의 명문 프로리그경기에 관심을 갖을 수 있었다. 박지성이 진출한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가 대표적인 예로, 이 경기를 보는 사람들은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한 템포 빠른 경기운영과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 그리고 선수 개개인의 현란한 기량을 보면서 경기 내용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잠시도 한 눈 팔 사이가 없는 역동적인 경기는 어디에서 기초한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그 중에서도 선수 개인기량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치리라 생각된다. 아무리 좋은 경기 운영계획을 세웠어도 이를 구현할 선수가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각 팀은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바탕으로 최적의 승부수를 띄우며 승률을 높이고 그 결과 자사의 홍보와 이미지 개선, 경영목표 달성에 활용하는 스포츠 마케팅으로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각 구단이 전문스카우트를 고용하여 천문학적 돈을 들여가며 기량이 우수한 선수를 뽑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2. 최강의 조건‘기본기’
가. 김연아의「은반의 예술」
최근 끝난 2009~2010 국제빙상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김연아는 라이벌인 일본의 아사다 마오를 제치고 여자 싱글 역대 경기의 최고점인 210.03점을 획득하며 1위에 등극하였다. 무엇이 김연아를 은반의 여왕으로 만들었는가? 세계적인 코치와 안무가 그리고 김연아 모두가 주역이다. 그 중의 주인공은 단연 김연아다. 아무리 훌륭한 코치라도 이를 배우고 받아 들일 수 있는 선수가 없다면... 아무리 멋지고 아름다운 안무라도 이를 표현할 수 있는선수가 없다면... . 훌륭한 코치와 안무가의 지도를 충분히 소화하고 이를 예술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김연아의 매 경기의 목표는 단연 우승이지만, 더 큰 목표는‘원칙과 기본에 충실해 감점을 받지 않는 것’이다. 피겨스케이팅은 고도의 기교를 바탕으로 음악을 몸으로 표현하는 경기다. 점프, 스텝, 스핀∙스파이럴 등이 기본기술이다. 김연아는「피겨의 교과서」라 불리우며 위의 기술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이는 김연아의 끊임없는 기초체력 다지기와 원칙을 지키는 수천, 수만번의 반복훈련에서 기인한다. 간혹 경기 중 실수를 하더라도 긴장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대범하고 침착하게 연기를 보여주는 모습은 그간 쌓은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자신감의 반증이다.
나. 히딩크의 마법과 파리아스 매직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네덜란드의 세계적 명감독인 히딩크를 영입하였다. 목표는 16강이었고 국민 대다수의 기대와 격려를 한 몸에 받고 출범하였으나 외국 전지훈련 중 계속적인 패배는 국민에게 실망과 좌절만을 안겼고 월드컵 개최국으로서의 위상도 제고해야만 하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였다. 그러나 히딩크는 많은 비난여론에도 아랑곳없이 기초체력 단련과 테스트, 기본적인 볼 터치 훈련에 전념하였고, 기존의 이름값에 관계없이 선수간의 무한경쟁을 유도하는 등 계획된 훈련을 차분히 밟아 나갔다. 그 결과 우리는 4강이라는 믿지 못할 기적을 보았다. 히딩크의 마법이었다. 그러나, 그 마법은 선수들의 기초체력 강화와 기본기향상을 바탕으로 한 창조적 플레이와 상대 약점을 파고 든 전술의 승리였다.
요즘 국내 프로축구리그인 K리그엔 포항 스틸러스의‘파리아스 매직’이 단연 화제다. 파리아스는 2005년 부임하여 그간 리그 중위권을 맴돌던 팀을 2007년 리그 우승, 2008년 FA컵 우승, 2009년 피스컵 우승, 국내 K-리그 2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및 FIFA 클럽월드컵 진출(세계 지역별 대표 총 7개 팀)의 호성적을 내고 있다. 이 팀은 특급 스타도 없이 리그 최고령 선수와 무명 선수들이
돌풍을 이끌고 있다. 파리아스 감독은 부임 후 기본훈련에 집중하면서 계속적인 반복훈련에 매진하였다. 소속 선수들은 아마추어 취급받는 프로답지 않은훈련방식에 많은 실망과 의아심을 갖게 되었으나, 차츰 팀이 안정되고 성적이 향상되면서 감독을 신뢰하게 되었고 이는 자신감으로 표출되어 좋은 경기성적으로 나타났다. 이 또한, 기초체력 강화와 기본기를 중시한 반복훈련의 결과였다.
다. 최강 중대와 최강 전사
전장을 지배할 수 있는 핵심요소는 전투원과 무기체계, 이를 운용하는 전략전술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투원은 미래형 차기병사체계를 갖춰 나가고 있으며, 무기체계는 첨단 과학화되고 현대전과 미래전에 대비한 전략전술의 연구는 지속되고 있다. 미래형 차기병사체계는 명령을 주고 받으며 GPS 기능이 장착된 통합헬멧, 동∙하계 자동온도조절과 카멜레온식 위장, 화생방 자동방호 기능을 갖춘 고기능성 전투복과 전투화 등으로 무장되어진다. 과거 영화에서나 볼수 있었던 모습이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 갖추면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는 충분 조건이 되는 것일까? 완벽한 전투원의 필요충분 조건을 갖추려면 강인한 전투체력과 불굴의 군인정신, 백발백중의 사격술이 더 필요하지는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최근 우리가 사격 및 전투체력에 대한 자율적 훈련
분위기 조성과 해병대원의 전투기량 향상 및 교육훈련 활성화를 목적으로‘해병대 최강 중대∙최강 전사’를 선발하는 것은 매우 의미 깊고 중요한 과업이라 생각한다. 말 그대로 해병대에서 가장 강한 중대와 전사를 뽑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세계에 우뚝선 선수나, 좋은 성적을 내는 팀들을 보면, 기초체력,종목별 기본기술, 반복훈련이라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선수와 감독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조화(팀 웍)가 경기력 향상에 큰 영향을 끼치며, 감독의 지도를 통한 선수 개개인의 기량 향상이 팀의 승리뿐 아니라 멋진 창조적 플레이를 가능하게하여 최고의 선수∙팀으로 군림하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군 조직 또한 전투원 개개인의 강한 전투체력과 백발백중의 사격술, 무기체계와 전략전술의 효율적 운용은 전승을 보장하는데 기여하리라 생각한다.
3. 맺음말
스포츠 팀이나 군 조직의 기본 목표는‘경기와 전투(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그러기 위해선 각 구성요소(선수와 감독, 전투원과 무기체계, 전략전술)들의 경쟁팀(적)보다 월등한 기량과 이의 삼위일체되는 팀웍의 조화가 있어야만 할 것이다. 따라서, 최고의 선수와 전투원이 되도록 완벽한 기본기와 이를 바탕으로 그때 그때의 상황에 맞는 창조적 플레이가 가능토록 구비해야한다. 각종 무기체계는 IT 산업의 발달과 과학의 발달로 날로 진화되고 있으며 이를 운용하기 위한 전략전술은 계속 변화되고 있지만, 우리 군의 전투원은 연중 들어오고 나감에 있어 변화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전투능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해병을 육성하고 최강 해병대가 국민의 힘으로 거듭나도록 가일층 노력해야만 할 것이다. 11~12월 중에 선발되는‘해병대 최강 중대∙
최강 전사’의 선발이 기대되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