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륜 이병
|
2011년은 나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학생이 돼 새로운 문화도 접해 보고, 여자친구도 사귀어 보고, 그리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해병대에 입대도 했다.
예전에 한비야가 쓴 책에서 오지의 의사를 만나러 간 일화가 있다. 한비야가 그 의사에게 왜 그 좋은 직업을 갖고 이렇게 열악한 곳에서 힘들게 일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그 의사는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지요”라고 답했다.
나는 이 말을 잊을 수가 없다. 그때부터 나도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찾자는 생각으로 내 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많이 생각해 봤다.
이후 나는 조금 더 나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을 심어 주고 싶어 해병대에 입대했다. 처음 입대하러 들어오는 길. 현수막에 쓰인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글귀를 봤다. 이때 내 가슴이 쿵쾅 거리는 것을 느꼈다.
7주간의 고된 신병훈련을 이겨내며 나는 인내와 극기를 배울 수 있었고, 훈련을 마치고 나서 성취감과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지금 나는 교육훈련단 상장교육대 조교로 근무하고 있다. 상장교육대는 해병대 고유의 임무인 상륙작전 시 해상을 통해 상륙하는 상륙장갑차의 운용과 정비를 교육하는 곳이다. 상륙장갑차는 완전무장을 한 20명이 넘는 인원을 탑승시켜 함정에서 이탈해 해안까지 이들을 수송한다. 상륙장갑차는 우리나라에서 해병대만이 보유하고 있는 장비다. 이런 장비를 만지고 운영하는 인원을 양성하는 일은 해 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보람찬 일이다.
우리 상장교육대는 기간병 5명으로 이뤄져 있다. 다른 곳에 비해 인원 수가 적은 만큼 서로 잘 알고 피를 나누진 않았지만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된 나는 참으로 행운아인 것 같다.
나는 여기에서 남은 군 생활 동안 나에게 맡겨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면서 더 나아가 자기계발 활동을 할 계획이다. 아직 고민 중인 나의 꿈과 목표를 하루빨리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갈 것이다. 그리고 ‘나로 인해 한 사람이라도 행복해지게 하자’라는 좌우명처럼 내 주변에 있는 간부님들과 선임들이 나로 인해 조금이라도 더 웃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한다면 이룰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국방일보 2012. 6.19>